치산치수(治山治水)는 정치의 기본이거늘...

등록 2001.06.05 00:38수정 2001.06.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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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이상향의 세계를 그리워하는 인류의 꿈은 항상 존재하였다.

도가(道家)에서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서양에서는 유토피아(Utopia)가 바로 이상향의 세계라고 지칭되어지는 말들이다. 하지만 종교에서 말하는 극락이나 천당처럼 실존함을 증명해 보이지 못한 이상향일 뿐이었다.

하나 역사속에서 유일하게 이상향에 근접한 시절이 있었으니, 중국 은나라 시절의 '요순시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후 백성들이 의식주 걱정을 않고 행복한 생활에 만족하기에 정치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 임금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완벽한 이상향의 세계를 '요순시대'라고 지칭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요순임금이 이런 이상적인 국가를 건설할 수 있게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치산치수(治山治水)에 있었다.
농경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불가결의 요소는 두말할 필요없이 물이다. 특히 은나라가 위치한 곳은 황하강 주변이었기 때문에 여차하면 범람이 잦았고, 가물게 되면 전혀 사용할 수 없는 흙탕물이 되고 말았기에 그 시절 임금의 자질은 치산치수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요임금이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고 순임금을 권좌에 앉힌것도 바로 순임금이 치수에 능력을 발휘한 것을 높이 평가한 덕분이었다.

헌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달나라 여행도 가능한 요즘에, 수천년전에도 가능했던 치수(治水) 하나 제대로 못해 수십만 농민들 가슴에 못을 박고 있는 현 정부를 얼마나 더 이해해야 하는 걸까?


한국에서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은 전체 농지의 24%나 된다고 한다. 당초 김대중 정부의 계획은 2004년까지 14%이하로 줄인다는 것이었지만, 출범 이후 2%도 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보아 그 공약도 이미 물건너 가버린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현재 한국의 물소비량은 매년 20%이상씩 증가하는 추세로 선진국에 비해서 3~4배는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04년엔 4억t, 2010년이면 18억t의 물이 부족하게 된다고 하니까 물부족으로 인한 정치적인 위기가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관계 부처에서는 예산부족과 환경단체의 반대를 핑계로 대고 있지만, 그런 말에 동조할 말큼 여유롭지 못한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이제나 저제나 정부보조금만을 기다리다 지친 농민들이 주머니돈을 털어가며 값비싼 장비를 들여다 메마른 저수지에 구멍을 뚫고 있는데, 정부 관계자나 지자체 관계자들은 한가하게 핑계거리만 찾고 있단 말인가...

농심(農心)을 어루만진답시고 각당 대표들이 농가에 얼씬거릴 생각말고, 머리를 맞대고 매년 벌어지는 물난리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에 더욱 힘을 쏟았으면 하고 바란다.

매년 3~5월은 봄가뭄 걱정, 7~8월은 수해 걱정이 끊이질 않는데, 언제까지 하늘탓만 할 것이며 언제까지 성금이다 뭐다하며 서민들 주머니만 털 궁리만 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차기대권이나 노리고 당내 문제에 전전긍긍할 시간에 여야당 모두 그리고 정부 관계부처와 지자체 모두 합심해서 천수답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과 국민들의 물낭비 습관을 바로 잡고 수해와 가뭄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줄 방법이나 빨리 세워주길 바란다.

결국 이런 가뭄은 올 가을의 물가마저 위협할텐데, 농민이나 도시 서민이나 이런저런 걱정거리들로 한숨 안쉴 날이 없는 듯하다.

언제나 대한민국엔 요순시절이 한번쯤 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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