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잘 나가고 있다고요?

여성 사회 진출, 다양해졌지만 질적 성장은 멀었다

등록 2001.06.07 10:22수정 2001.06.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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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기사 제목은 이렇습니다. "Women demolish more career barrier". 뭐, 여성들이 더 많은 직업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거겠죠. 그 얼마 전에는 "Barriers fallng for women in many fields" 였습니다. 비슷한 내용. 미국의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의 기사들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 기사를 인용, 기사를 썼죠. 통계숫자가 보여주는 기사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한 부분은 통계 이면의 사실입니다.

먼저, 통계부터 보죠.

미 노동부가 공개한 1989년과 2001년 직업별 여성 비율입니다. 불과 2%였던 여성 수의사 비율은 43%로 껑충 뛰었습니다. 고위공직자의 경우 4%에서 37%로 9배 가량 늘어죠. 엔지니어와 성직자도 각각 6%에서 22%, 18%로 증가했습니다.

성직자 5명 중 1명이 여성이라니 재미있긴 하군요. 수학교사는 6배, 화학교사는 4배 늘어났으며 자동차 세일즈맨도 3배 증가했습니다. 블루칼라 노동직은 부문별로 7-13배 정도 늘었습니다. 일단 고무적인 여성 활동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한 이면은 이렇습니다.

일단 이런 추세는 미국에서 대졸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며 박사 학위자의 40%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랍지 않은 수준입니다.


특히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의 72.2% 수준입니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 배경에는 저임금 직종 및 비(非) 주요직에 대한 남성들의 선호도가 줄어든 탓도 적지 않다는 거죠.

예컨대 여성 수의사가 엄청 늘었는데요, 사실 수의사 자체의 보수 수준이 그 동안 꽤 떨어졌기 때문에 남자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추세랍니다.


미국 변호사 3명 중 1명은 여성이지만 대부분 비영리단체, 정부 기관, 조그만 로펌 등에서 근무하는 반면 연방법관이나 로펌 파트너는 15%, 법대 학장은 10%에 불과합니다.

여성 의대생 비율은 40%에 달하지만 대개 1차 진료 내과의사가 되는 반면 여전히 고난도 외과의사는 남성의 몫이라고 합니다.

언론사에서도 남녀 성비가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주요직은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자기 사업에 뛰어드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많은 이유는 기업 내 승진이 어렵기 때문이죠.

암튼, 여자들이 이것저것 예전에 하지 않던 일 많이 하고 있는 건 사실 아니냐. 적어도 양적으로는 성장한 거 아니냐고 하신다면 뭐, 미국의 이야기지만 맞는 말씀인 듯하군요. 그리고 뭐, 편견이 없어진 거 아니냐고 하신다면, 그건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요직에 여자들 없는 게 힘든 일 꺼리는 여자들 탓 아니냐고 혹시 생각하신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전 별로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신 분을 굳이 뜯어고치는 게 무지 힘들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죠. 허. 여기다 또 소극적 방어심리라고 '역시 여자들이란...' 하신다면 더 더욱 입을 다물고 싶습니다.

그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_^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가 인포메일 등 메일진으로 발행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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