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기업 사장들 퇴출위기

등록 2001.06.20 05:22수정 2001.06.20 10:40
0
원고료로 응원
기획예산처가 지난해 정부투자기관 13곳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그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대한광업진흥공사의 박문수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단다.

한국의 全 경제에 걸친 구조조정 바람에도 눈하나 깜짝(?) 안하던 공기업사장들은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서야 될판인데, 과연 안전지대에서 안주하려던 습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이번 조치의 효과 여부가 자뭇 궁금하다.

이번 기획예산처의 평가는 100점 만점식의 채점으로 총 13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치뤄졌는데 상위랭커 3개사는 한국전력이 100점 만점에 82.21점, 토지공사가 81.87점으로 2 위, 도로공사는 81.68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 10위권 밖의 하위행커 3인방은 주택공사가 76.39점으로 11위, 대한광업진흥공사가 73.47점으로 12위, 대한석탄공사가 70.59점으로 대망의 골찌자리를 차지하였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13개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경영실적평가 결과 각종 내부사업의 분사를 통해 부실규모를 줄이는 노력을 보인 한국전력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그에 비해서 주택공사는 미분양주택 과다보유로 자금흐름에 큰 부담이 있다는 점이, 석탄 공사는 만성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직원 정년을 55세에서 58세로 상향조정하는 등 경 비절감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위 3인방 중에서 대한광업진흥공사의 박문수 사장만 해임이 건의된 이유는 주택공사와 석탄공사의 기관장은 지난 3월에 교체된 터라 아직 재임평가를 받을 정도의 기간이 안되었다는 기획예산처의 판단 때문이다.

비단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정부투자기관만의 문제만도 아니다. 현재 일부 지자제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는 각종 공기업들도 기본 설립 취지를 망각한 부실경영으로 지자제 적자에 상당한 부분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나 이번 의회에 제출될 정부 예산중에서 추경예산으로 짜여진 5조 5000억원중에 7000여억원 가량이 이런 부실 지자제의 재정을 부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결국 이런 부실공기업이 계속 생겨나는 이유는 내가 보기엔 간단하다.


첫째가 공기업이 책임경영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기가 출자한 돈으로 사업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기관장의 마인드나 회사가 적자를 보던 흑자를 내던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니 맡은 일만 하고보자는 공기업 직원들이 모여 있는데 어떤 기대를 걸 수 있겠는가?

둘째는 기관장의 인사문제이다. 이번 박문수 사장 후임자리에 물망에 오르는 인물들이 군장성과 전직 의원나리라고 한다. 전문경영인이 운영한다고 해도 그동안 부실이나 각 사업장이 안고 있는 경영문제를 해결해 나가기가 벅찬 마당에 낙하산 인사식이나 나눠먹기식 인사로 일관하는 정부에 그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다른 얘긴지 모르겠지만 이번 지역의보의 경영부실로 인한 국민들의 의료보험이 더욱 늘어나면서 해당기관과 의회, 그리고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거기에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지고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투자원금 회수는 커녕 밑빠진 독 물붓기식의 예산낭비만 일삼는 경영으로 일관하고 있다니 참으로 비통한 노릇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그 사업권을 민간으로 이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편이 더 나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일단 경영실적을 평가받는 위의 13개사의 공기업들의 직원들은 차등적인 보너스를 지급받는다고 한다. 1위와 골찌의 차이가 100% 정도라고 하니까 아마도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광업진흥공사 후임자 선정이 낙하산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벌써부터 내비쳐 지고 있어 우려되는 바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했지만, 똑같은 미끼를 두번 무는 것은 금수(禽獸)나 진배없는 것임을 정부가 깨달았으면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5. 5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