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의 도자기 여행을 떠나봅시다

'세계 도자기 엑스포 2001 경기도' 다음달 10일부터

등록 2001.07.28 13:35수정 2001.07.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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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무엇일까?

해강도자미술관 학예연구원 장기훈 씨는 "흙은 끈적끈적한 성질이 있어서 손으로 모양을 빚을 수가 있으며, 흙 속에 포함되어 있는 모래성분(규소)은 높은 온도에서 유리와 같이 변화되는데 흙의 이러한 성질들을 이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들을 만든 것이 바로 도자기"라고 한다.


도자기(陶磁器)'라는 말은 한자의 '도기(陶器)'와 '자기(磁器)'를 합친 말이다. 우리말로 도기는 질그릇이라고 하고 자기는 사기그릇이라고 하니까 도자기는 결국 질그릇과 사기그릇을 묶어서 부르는 말일 것이다. 따라서 도자기는 우리의 생활 속에 늘 가깝게 있는 것들이다.

15세기에 만든 '조선청화백자 보상화당초문접시'가 세계적 미술품 경매장인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994년에 308만 달러에 팔리고 1996년에는 17세기의 '조선백자 철화용문 항아리'가 842만 달러에 경락됨으로써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리고 늘 나와 함께 있는 우리의 도자기지만 많은 사람들은 도자기가 나와는 관계가 먼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밥그릇 하나도 도자기의 하나인데도 말이다. 도자기는 어떻게 만들고, 고려청자, 이조백자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을까?

흙으로 빚는 미래

흙의 문화와 문명 그리고 새 천년을 향한 도자기의 무한한 예술적, 산업적 가능성이 입체적으로 조명된다. 다음 달 8월 10일부터 10월 28일까지 80일 동안 경기도 이천-여주-광주를 잇는 도자기벨트에서 도자문화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망하는 "80일간의 세계도자기 여행"이 펼쳐진다.


이번 도자기엑스포는 경기도가 개최하는 세계적인 도자행사로서 주최측인 '세계도자기엑스포조직위원회'는 전 세계 84개국에서 출전(出展)하고, 국내·외로부터 50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도자협의회(IAC),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미국세라믹학회(ACerS) 등 권위있는 국제도자기구가 공인·참가한다.

흙은 생명의 퇴적인 동시에 생명의 원천이다. 흙으로 빚어진 도자기는 우리들의 생명과 환경 그리고 미래문명을 상징하는 소중한 예술이자 산업이다.


흙과 물, 나무와 불, 그리고 사기장의 혼으로 빚어지는 도자기는 자연의 섭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속에는 우리의 삶과 문화가 녹아있으며, 미래의 꿈이 서려 있다. 이에 걸맞게 도자기 엑스포의 주제는 "흙으로 빚는 미래"로 선정되었다.

세계도자기엑스포의 휘장(엠블렘)은 도자기의 바탕흙인 점토 위에 한국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국보 제66호 청자정병이 음각되고, 행사 영문명칭이 자연스럽게 양각 배열되어, 흙이 지닌 본원적인 아름다움을 질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세계도자기엑스포의 마스코트 <토야(TOYA)>는 열린 머리, 열린 가슴을 가지고, 흙 속으로 펼쳐지는 미래로의 대장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사랑스러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을 다짐하고 있다.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열리는 곳은 경기도 이천·여주·광주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열리는 곳은 전국 도자기가마의 80%가 밀집되어 있는 한국 도자산업과 도자예술의 중심지인 경기도 이천·여주·광주지역이다.

주행사장이 마련되는 이천은 1960년 이후 350여개 도자기가마가 모여있으며, 전통예술도자의 흐름을 주도했던 한국도자의 중심지로서 이곳 13만평 엑스포 부지에는 1,815평 규모의 세계도자센터가 건립되어 전시, 회의, 이벤트행사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곰방대가마 조형물(곰방대와 오름가마를 응용한 조형작품) 과 토야랜드 등 흙을 매개로 한 테마파크가 조성되며, 6,200평 규모의 부대편의 시설에는 도예창작동과 공연장, 영상관, 도자기 판매센터, 식음료 시설 등이 마련되고 있다.

공동행사장이 설치되는 여주는 옛날부터 품질 좋은 백토(白土)의 산출지로 유명하며, 한국 생활도자기의 약 60%를 생산하는 한국 생활도자기의 중심지이다.

여주 신륵사주변 3만평 엑스포부지에는 858평 규모의 생활도자관이 건립되어 세계의 생활도자를 문화적으로 비교하게 되며,「한글나라」테마파크(한글 자모를 소재로 한 흙 조형물)가 조성되고, 도자기제작 체험장을 비롯한 3,100평 규모의 부대편의 시설이 설치된다.

또 다른 공동행사장이 마련되는 광주는 조선왕실에 백자를 공급해오던 사옹원 분원이 약 500년간 설치되어 조선최고의 백자를 생산하던 곳이다. 이곳에는 찬란했던 관요의 역사를 증명할 1,006평 규모의 조선관요박물관과 4,200평 규모의 부대편의 시설 및 상업시설, 「흙의나라」 테마파크와 한국의 전통정원이 조성되고, 가마가 설치된다.

세계도자문화의 과거-현재-미래

이번 세계도자기엑스포는 시대별, 대륙별, 장르별로 도자기의 문화, 도자기와 예술, 도자기와 삶, 도자기와 미래를 총체적으로 조명하여 도자문화와 문명의 과거 - 현재 - 미래를 입체적으로 돌아보는 대규모 문화 프로젝트가 된다.

'세계도자문명전'은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 호림 박물관, 북경 고궁박물관,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 등 동양의 유명 박물관들을 비롯하여 프랑스의 세브르 국립도자박물관과 루브르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도자 명품 340여 점이 출품되어 이천 세계도자센터에 전시된다. 그야말로 도자문명이 고대에서 현대로, 서양에서 한국으로 하나로 모이게 된다.

'동북아교류전'은 한·중·일 주요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자료 200여점이 출품되어 세계도자사를 한층 풍요롭게 만들었던 동북아의 도자기 정체성과 세계도자문명에의 기여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세계현대도자전'은 미국,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의 주요작가 38명의 작품을 전시하며, '세계도자디자인전'은 세계 도자 디자인계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 20명이 초대된다. '한국전통도자전'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예인 70여명이 참가하고, '한국현대도자전'은 한국 현대도자작가 54명이 참가하여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시도한 한국 현대도예의 변천과정과 미래 비젼을 제시한다.

이번 엑스포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조선도공후예전'이다. 이 전시회는 임진왜란을 통해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도공 후예로서 일본 큐슈지방을 중심으로 일본 도예계의 주요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이삼평, 심수관 등 6대 가문이 참가하여 조선도공 400년의 전통과 혼을 되살리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한편 '첨단세라믹전·세계원주민토기전첨단세라믹전'도 열리는데 광통신 및 우주항공, 전자공학, 바이오세라믹 등 다양하게 사용되는 첨단세라믹 세계를 조명할 계획이며 아프리카, 태평양 연안의 섬들,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이 만든 아름답고 순수한 세계원주민토기전도 감상할수 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도예가들과 비평가, 도예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도자협의회(IAC) 회원전과 미국의 도자학계 · 작가 등으로 구성된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회원전도 동시에 열린다. 따라서 주최측은 유럽·미국의 도자애호가와 미술품 수집상들이 세계도자기엑스포 행사장에 대거 방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같이 열리는 제1회 세계도자비엔날레

'세계 도자기 엑스포 2001 경기도'를 열면서 첫 '세계도자비엔날레'도 동시에 개최한다. 현대 도자의 다양한 조류를 수용하고 21세기 도자예술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공모전·초대전·국제도자워크샵 등으로 구성되는 제1회 세계도자비엔날레를 만들고, 앞으로 2년마다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은 도자기를 사랑하는 모든 도자인들이 모여 아름다운 경연을 펼치며, 지난 2월에 실시된 1차 슬라이드 심사에는 세계 69개국에서 2,019명의 작가작품 4,206점이 응모하여 개회식인 8월 9일에 시상한다.

'국제도자워크샵'은 세계적인 작가들이 도자기 제작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 '국제도자학술회의'는 도자작가, 비평가, 학자 등 동서양의 전문가들이 고루 참가한다. 그리고 국제도자협의회(IAC) 제39차 집행위원회의도 열린다.

신명나는 공연·참여 이벤트

도자 애호가는 물론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은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에게 흙과 도자를 이용한 관람객 참여 이벤트와 환희와 감동을 주는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의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개회식은 '도자문화선언'과 '도자불씨 안치식', '국제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되며, 폐막식에서는 천년 후인 서기 3000년에 개봉하게 될 〈도자기 타임캡슐〉이 매설되는 등 다양한 공식행사가 열린다. 그리고 흙과 도자를 이용한 참여 이벤트도 열린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내가 만든 도자기', '클레이 올림픽', '진흙축제', '세계민속도자 제작시연', '전통가마 불지피기' 등 흙을 주제로 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동시에 다채로운 공연행사도 화려하게 펼쳐진다. 현대와 전통을 아우르는 세계적 수준의 공연물은 엑스포의 문화·예술적 품격을 한층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0년 가까이 단절되어온 경기도의 역사 깊은 도자기 민속놀이 "백자사기말 감투놀이"가 철저한 고증을 통하여 복원·재연되는 것을 비롯해서, 스페인의 플라멩코, 브라질의 삼바, 쿠바의 살사 댄스 등 수준 높은 세계민속공연 등도 제공된다.

또한 백남준이 펼치는 도자기비디오아트, 특수영상 "도자기전쟁"은 흥미로운 소재가 될 것이다.

전시물의 보안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도자기엑스포2001 경기도' 개막을 10여일 앞두고 조직위측이 전시될 도자기의 포장-운송-설치-보관에 각별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는 신석기시대의 토기, 이집트 항아리에서 최신 작품에 이르기까지 세계 84개국 2천200여 점의 유물과 일반작품이 전시될 예정인데 특히 '세계도자문명전'과 '동북아도자교류전'에 전시될 각국의 유물급 명품 도자기 540여점의 경우 국보급도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계 도자기 유물과 일반작품에 들어간 보험가액만 1천140억 원에 이른다고 조직위는 밝혔다.

이들 도자기 명품들은 온도.습도의 조절 및 감시를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무진동 차량에 실려 피로누적과 파손을 막기 위해 시속 60㎞대의 속력으로 행사장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안전한 이동을 위해 이 차량의 앞과 뒤, 옆부분에 경찰과 조직위, 운송업체의 에스코트 차량이 배치된다. 전시장은 진열장 자체 경보장치와 적외선감지장치, 외곽경비 등 3중4중 보완시스템이 가동되며, 이 중 국보급은 각국 학예관이 직접 수장고 열쇠를 보관한다

관람의 편의성

행사장 접근을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도자기 나들목(I·C)의 신설개통과 광주행사장 우회도로의 개설 등 각종 도로와 관련시설의 성능 개선 작업이 전개되었다.

특히,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서울 상계, 잠실, 반포, 사당 등과 성남 분당, 안양 비산동, 수원역 등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거점에서 행사장을 직결하는 셔틀망 체계가 편성된다.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또한 행사장 내에는 쾌적한 휴게시설을 확보하여 가족단위 관람객이 도시락을 지참하여 먹고 즐길 수 있는 장소도 제공되며, 스넥코너, 토속음식점, 대물림 식당 등 먹거리와 청자, 백자, 분청 등 다양한 도자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입장권의 경우 3개 행사장을 80일 행사기간 동안 원하는 시기에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전지역 예매 어른 입장권은 개인은 1만 원, 국내 30인 이상, 해외 10인 이상, 단체입장권은 1매 당 8천 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특히 100인 이상 대량 입장권을 구입할 경우 20%에 상당하는 유치보상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1지역 어른예매입장권은 개인이 7천원, 단체는 5천원에 농협과 대형서점 등 지정예매처와 전화, 인터넷을 통하여 예매할 수 있으며, 카드결재도 가능하다. 주차요금은 2천 원이며, 3만원이상 구매고객에게는 면제한다.

인터넷예매를 할 수 있는 도메인 주소는 'http://ticket.idb21.co.kr'이다. 이곳에서 8월 9일까지 예매를 하면 천 원을 깎아준다. 또 구입금액의 5%를 적립포인트를 주고, 50만원 상당의 '청자 투각진사국화문호' 등을 탈 수 있는 경품게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 전화예매는 1588-7890로 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세계도자기엑스포2001 경기도' 공식 홈페이지 'www.worldceramic.or.kr'에 들어가면 알 수 있다.

예전의 도자기잔치들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돌출되기도 했었다. 특히 협소한 주차시설과 관람객 편의시설이 턱없이 모자랐다는 것이 일반적이 평가이다. 이번에는 세계적인 행사이니 만치 이런 문제점없이 훌륭하게 치러낼 것을 기대한다.

우리는 이 여름 우리나라의 국보급 도자기는 물론 세계여행을 하지 않고도 세계 각 나라의 역사적 유물도자기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언제 우리가 수십 억 원대를 호가하는 도자기를 구경이나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온 식구들과 함께 의미있는 도자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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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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