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실책'(?) 에 관한 기사가 눈에 많이 띄는 날이군요. 근로소득세를 56%나 초과 징수했다는 얘기, 그리고 새만금사업 얘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근로소득세 56% 초과 징수
재정경제부가 5일 국회 재정경제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근로소득세를 예산에 비해 56%나 더 많이 거둬들였습니다.
원래 예산에는 4조 1791억원의 근로소득세를 거두게 되어 있었는데 실제로는 6조 5188억원을 징수한 것입니다. 반면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이나 각종 배당소득이 큰 몫을 차지하는 종합소득세는 예산에 배정되어 있던 3조 1225억원보다 8.6% 적은 2조 8500억원을 거뒀습니다.
재정경제부는 근로소득세의 경우, "연봉제 실시와 성과배분제 확산으로 고소득 임금소득자가 크게 증가한데다 거시지표를 이용한 근로소득세 추계가 다소 보수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며, 반면 종합소득세의 경우에는 증시침체와 금리인하로 배당이자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덜 거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소득을 철저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이러한 불균형에 대한 불만이 더욱 높아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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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제나 성과배분제가 도입되면 근로소득세 수입이 얼마간은 늘었겠지만 그 비중이 50%에 이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임금 인상률이 일정하다면 연봉제로 고소득자가 생긴만큼 임금이 줄어든 사람도 생겼을 겁니다.
물론 고소득자에게는 높은 세율이 매겨지니까 세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그 비중은 극히 미미할 겁니다. 어디서 잘못이 생겼는지 빨리 밝혀내야 할 것이고, 또 조세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점점 더 조세 문제에 대한 저항이 커질 겁니다.
이보다 더한 정책적 모순이 또 있습니다. 정부는 5일 쌀 증산정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또 쌀을 3% 증산하기 위해 새만금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애초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만금사업 재추진을 결정할 때 이미 정부가 쌀 증산정책 포기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정부는 새만금사업의 목표가 무엇인지 제대로 밝히든지 아니면 사업을 지금이라도 포기해야 할 겁니다.
쌀 과잉인데 새만금사업 재추진?
한국일보는 농림부가 지난 5월 새만금 사업 재추진을 결정할 때 이미 '쌀 과잉' 사태를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농림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농림부 산하 중앙농정심의회(위원장 농림부장관)는 지난해 10월 20일 "쌀과잉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농림부에 제출했고 농림부는 이를 토대로 장관명의의 공문을 만들어 실무자들이 정책결정에 활용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5월 25일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식량위기 타개를 위해 농지조성이 불가피하다"며 새만금 사업 재추진을 전격 결정했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여의도의 140배 크기의 농지 확보를 목표로 91년에 착공했다가 환경단체의 반발로 98년 중단됐지만 지난 5월 재공사하기로 결정됐습니다. 이미 1조 1000여억원의 예산이 들어갔고 앞으로 수질 개선 자금으로 5조원이 더 들어갈 예정입니다.
한편 감사원은 새만금 간척지를 농지 대신 공단으로 조성할 경우 28조원이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개각에 총리 포함될 듯
김대중 대통령은 5일 국무총리와 민주당대표,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빅3'를 전부 교체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르면 7일께 개각을 단행할 방침입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광옥 비서실장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보내 이한동 총리에게 자민련을 탈당하고 총리직을 계속 맡아줄 것을 권유했으나 이 총리의 확답을 얻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5일 이 총리는 한 행사장 방명록에 서명하면서 "이것이 마지막 서명"이라고 말하고 자민련 소속 김용채 건교부 장관에게는 "JP의 뜻에 따르겠다"고 해서 총리직 사퇴를 시사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JP가 일본에 가면서 한 발언에 난감해 하거나 퇴근하면서 "사표를 낸 마당에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등 미련을 남겼습니다.
한편 전용학 민주당 대변인은 "당은 총리를 포함한 이른바 '빅3'의 교체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리의 거취가 어떻게 되든 왜 그가 남아야 하는지, 김 대통령도 이 총리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훗날 다시 자민련의 도움을 얻기 위한 교두보로 남겨두려고 하는 것이라든가, 이 총리가 개인적으로 미련이 남아서라는 상식적인 설명 이상의 그 무엇이 있을까요?
어쨌든 별명이 '단칼'이라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하나만은 확실해졌습니다.
콜레라 전국 확산 조짐
경북 영천지역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립보건원은 5일에만 콜레라 환자 21명이 추가로 확인됐고 의사콜레라 환자 17명도 새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벌회장보다 의보료 많이 내는 사람들
건강보험 가입자 중 10대 재벌에 속하지 않는 4253명이 재계 10위인 롯데그룹 회장보다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고 있다고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직장 가입자의 경우 근로소득에만 보험료를 부과하는 반면 지역가입자는 재산과 소득에 모두 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잘못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건강보험 관리공단이 제출한 자료에서 밝혀졌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회장의 월급은 3억 5427만원이고, LG그룹 회장은 1억 6891억원, 현대자동차 정몽구회장은 1억 6012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롯데호텔 과잉진압 국가배상 판결
서울지법은 5일 롯데호텔 노조원 404명이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노조원들이 크게 다쳤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나친 폭행이 입증되는 27명에게 43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경찰이 섬광탄을 사용하거나 노조원을 구타한 것은 불필요한 진압방법이었으며 특히 임산부와 장애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을 비롯해 27명에게 100-400만원씩 손해배상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새벽시간대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이나 경찰 특공대를 동원한 것은 위법이라 할 수 없으며 나머지 노조원들에 대한 폭행사실은 입증되지 않으므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카드대출 이자 '눈속임'... 선이자 최고 4%
신용카드 회사들이 목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신용카드 대출을 하면서 '취급수수료' 명목으로 사실상 '선이자'를 떼어내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대출은 500만원에서 900만원까지 무담보, 무보증으로 1-3년간 대출할 수 있으며 이자도 현금서비스에 비해 12-18%로 싸고, 인터넷과 자동응답전화로 간편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 대출규모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드회사들은 신용도와 대출기간에 따라 0.5%에서 4%까지 취급수수료를 떼고 대출을 함으로써 상반기에만 22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법이 대출금리가 낮은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눈속임이라며 아예 없애든지 대출이자율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오늘의 주요기사 입니다.
-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하이닉스를 소생시키는 것이 채권은행에 이익"이라며 하이닉스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행장은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지원도 정부지원'이라는 해외 업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WTO에 제소해서라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경한 발언을 했습니다.
-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국가채무 이자로 7조 4154억원이 지급됐습니다.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지급이 지난 97년 1조 8773억원에서 3년만에 네 배로 불어난 것입니다.
- 초중고교의 21.3%(2325개)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30개 학교는 대장균등 세균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17%의 교실은 난방이 되지 않으며 35%는 교실의 조도(照度) 기준에 미달해 어두컴컴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산업자원부는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배관망의 북한 통과가 타당한지 조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간 민간 실무협의가 6일-7일 평양에서 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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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는 최근 청소년 성매매에 관해 무죄 판결이 자주 나오는 이유를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원조교제 잇단 무죄판결 논란" (중앙일보) ?b>
- 서울대 미생물연구소와 (주)마이크로비아는 김치 고유의 유산균인 류코노스톡 김치아이(Lueconostoc kimchii)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99% 이상 판독했다고 밝혔습니다.
- 역대 경제부총리 중 진념 장관은 아마 가장 말을 잘 하는 사람일 겁니다. 그런데 재경부 출입기자들이 이 진념 총리의 말을 또박 또박 수첩에 받아 적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현역 기자의 말을 들어 보시죠.
"경제부총리의 가벼운 입"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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