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갈등 조장하는 성과급 제도

성과금을 반납하는 이유

등록 2001.10.06 12:29수정 2001.10.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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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의 사기 진작과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성과급 제도가 학교현장의 갈등과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성과급을 교육계에 시장경쟁의 논리를 적용하려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보고 교육부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성과급 반납을 실행하고 있다. 성과급 반납은 전교조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까지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8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성과급의 지급으로 인하여 학교현장에서는 심한 갈등과 교원간의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전남 나주시 ㄴ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고아무개 교사는 성과급과 관련하여 평정의 원칙 없이 교사 등급이 평가되었음을 지적하면서 교사들의 이의제기에 해명을 하기보다는 안하무인 격으로 대하는 교장 교감의 태도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다음은 고 교사가 전교조 전남지부에 보내온 제보 내용 원문이다.

"저희 학교의 성과급 지급 행태를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중추절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인 지난 토요일(9월 29일) 현장 교사들의 술렁임을 잠재우려는 듯 기습적으로 성과급이 선생님들의 통장에 입금되었습니다. 그러나 평정이 원칙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졸속 파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됨이 드러나 교사들의 큰 빈축을 사고 말도 많습니다.

일 예로 교무기획 하면 교무실의 중심 사무를 맡은 자로서 승진점수, 사무에 따른 수당, 인사이동시 부가 점수 등에서 실속은 전혀 없으면서 교무실에서 머슴과 같이 고생만 하는 그런 사무입니다. 그런데 교무기획을 맡은 교사가 평정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등 교사라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평정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교장, 교감은 이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안하무인격입니다."

반면 순천 이수중학교에서는 성과급 반납과 관련하여 또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학교는 재직교사 59명 전원이 성과급 반납을 결의하고 분회 통장으로 속속 성과급을 반납하고 있다.

교사들은 10월 5일 교무실에서 교원복지비 명목으로 지급된 성과급 잔여분 370여 만원에 대한 사용 방안에 대하여 교무회의를 진행하였다. 교무회의에서 찬반토론을 통해 교원복지비로 지급된 성과급에 대하여 반납을 의결하고 학교에 반납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개인별 지급액을 반납하고 교원복지비로 지급된 돈마저 반납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교원복지비의 사용계획을 교육청에 공문으로 보고해야 하는데 반납으로 보고할 수 없기 때문에 교무회의 결정에 따를 수 없다'고 밝혔다.

복지비를 반납하자는 교사들의 요구와 행정처리의 어려움을 들어 반납할 수 없다는 학교당국의 반납 거부는 상당기간 대치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모 초등학교 선생님이 보내온 성과급 관련 학교 상황이다.

"저는 올 3월에 현임교로 이동해 왔는데 성과급에 관한 이야기가 교무실에서 나와 저는 차등지급은 반대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교감 선생님 왈 작년에 계셨던 모 선생님을 가리키면서 수업도 제대로 안하고 뭐든 자기 맘대로 하고 감사에도 걸렸던 그런 선생님과 아주 열심히 하는 선생님이 똑같이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열을 내시더군요. 성과급이 발표되어 얼른 그 선생님을 어떻게 평가했나 봤더니 A 더군요. 열내며 소리지르며 말씀하시더니... 그리고 작년 연구 발표하면서 코피 쏟아가며 일했던 젊은 여자 교사들은 그보다 더 아래고요. 보니까 연령 순서대로 그대로 했더군요. 조합원이 아닌 다른 여자 선생님께 그 내용을 보여주었더니 정말 분개하더군요. 글을 적는 저도 중간 그룹에 속해 있는데 솔직히 가장 아래 그룹에 속해 있었으면 얼마나 기분이 참담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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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면서 교육운동에 관심을 가진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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