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내년 4월부터 집단소송제 도입

등록 2001.10.15 07:07수정 2001.10.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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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집단소송제가 도입됩니다. 소송의 남발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제한을 담고 있습니다만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면에서 분명한 발전입니다.

내년 4월부터 집단소송제 도입

법무부는 14일 재정경제부와 협의를 거쳐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주가조작이나 미공개정보 때문에 피해를 본 주식투자자는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상장등록기업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낼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기업의 분식회계, 허위공시로 인해 피해를 본 투자자는 기업의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경우 집단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집단소송제란 일부 피해자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해서 확정판결을 받으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법무부는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서 집단소송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의 구성 인원을 최소 50명으로 하고 또 소송요건이 되는지를 미리 판결하는 소송허가제를 도입했습니다. 또 법원이 제출되지 않은 증거에 대해서도 증거조사권, 자료제출권을 갖는 적극적 심사주의, 반드시 소송대리인을 두어야 하는 변호사 강제주의를 도입하고 기업과 소송 대리인의 밀약을 막기 위해 소송취하, 화해, 청구 포기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또 소송을 수행하는 대표주주와 소송대리인이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횟수를 최근 3년간 3건으로 제한하고 담당변호사는 과거 3년간 해당기업과 특별한 관계가 없어야 하고 최근 1년 내에 해당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재정경제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감히 주가조작 같은 불법행위를 저지를 수 없을 것이며 기업들은 투명경영에 힘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재계가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면 기업활동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됩니다.

과자 포장지와 실제 용량이 다른 경우처럼 개개인이 입는 피해가 적을 경우 어떤 개인이 나서서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 다들 누가 나서서 얘기 좀 안 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겠죠(무임승차의 집단행동). 그러나 회사가 얻는 이익은 대단히 크기 때문에 뭔가 견제장치가 없으면 이런 속임수는 만연하게 됩니다.


또 폐수 방류처럼 혐의를 입증하기 대단히 어려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누가 나서서 소송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런 범죄를 저지른 회사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환경이라는 공공재가 파괴되겠지요.

이렇게 침해받기 쉬운 개별적인 사회적 권리를 법률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집단소송입니다. 일부가 소송을 제기해서 확정판결을 받으면 피해를 본 모든 사람에게 그 결과를 적용하는 것이지요.

위의 예로 볼까요? 어떤 사람에게 과자 한 봉지당 100원씩 보상을 하도록 판결이 내려졌다면 회사는 과자를 샀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사람, 예컨대 천만명에게 모두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럴 경우 회사가 물어야 할 돈은 어마어마 하게 됩니다.

실제로 실리콘 겔 생산업체는 그 제품으로 유방확대수술을 한 후 부작용을 겪은 세계 각국 여성 17만명에게 손해배상을 해 줬구요. 미국의 고엽제 소송, 자궁내 피임기구 소송, 석면소송, 자동차 관련 소송, 회계법인 어니스트앤영에 대한 분식결산 책임소송 등도 집단소송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이러한 집단소송제를 증권과 관련해서 도입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제도에는 문제의 성격상 한계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확정판결이 나기 전에 소송당사자와 회사 간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로서는 판결에 질 경우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소송당사자와 조용히 합의를 하려 할 것이고 당사자나 변호사도 그 쪽이 훨씬 큰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것을 악용하여 소송이 남발될 수 있고 이런 소송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도 생겨날 수도 있겠죠. 이번에 정부가 소송허가제를 도입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정부, '금강산회담' 수용하지 않기로

정부는 금강산 관광활성화를 위한 당국회담을 '안전한 금강산'에서 열자는 북한의 제의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13일 김택룡 북쪽 단장 명의로 19일로 예정된 회담을 "이미 제기한 바 있고 회담 토의 의제에도 맞으며 안전성이 담보돼 있는 금강산에서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제의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방문이 일방적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회담을 지속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북 식량지원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3일에서 26일로 예정된 제2차 경협추진위원회 회의도 북쪽이 회담장소를 금강산 등으로 고집하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13일 "이산가족문제는 참으로 힘들다"며 "그러나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의연한 자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현재 전군에 경계강화지침을 내리고 위기관리 태세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렇다면 금강산이라고 안전할까요? 북한이 적어도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가장 이른 시간에 재개하기를 바랍니다.

실업대책, '질적인 고용정책'으로 전환

정부의 실업대책이 실업규모를 축소하는 것에서 '질적인 고용정책'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공공근로 참여 대상자를 40대 이상의 저소득실업자와 장기실업자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보완책으로 공공근로사업 참여자의 취업을 도와주는 고용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공공근로사업은 실업률감소에는 기여를 했지만 취업희망자들의 3D업종 기피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또 정부지원 인턴제를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내년 인턴인원 2만명 가운데 5천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할 방침입니다.

미국은 13일 하룻만에 공습을 재개했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 거주지역을 폭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에는 탄저병 공포가 전국을 감싸고 있습니다. 실로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미국 공습재개

미국은 1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과 탈레반의 거점지역인 칸다하르, 서북부 헤라트 등에 야간공습을 재개했습니다. 미국방부는 이 과정에서 민간인 거주지역을 공격하는 잘못을 저질다고 자인했고 현지 언론들은 이날 오폭으로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아프간 이슬람통신>은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13일 오사마 빈라덴 인도를 조건으로 공격을 재고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제의를 일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미국 NBC와의 회견에서 미 지상군이 쳐들어 올 경우 '실제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는 14일, 계속되는 아프간 공격에 대한 보복조처로 미국과 영국에 항공기 자살테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술레이만 아부 가이트 알-카에다 대변인은 "신의 뜻이라면 항공기 폭풍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에 살고 있는 이슬람교도들은 항공기 여행을 피하고 고층건물에 거주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미국, 탄저병 공포

미국 각지에서 탄저균이 포함된 것으로 의심되는 흰색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잇따라 발견되고 일부 환자 및 양성반응자가 나타나면서 생화학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네바다주 마이크로소프트사 사무실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보낸 우편물에 든 흰 가루에서 탄저균 양성반응이 나타났고 뉴욕 NBC방송사의 저녁뉴스 진행자, 톰 브로코의 개인비서는 브로코에게 배달된 편지를 만진 뒤 피부탄저균에 감염됐고 NBC의 우편물을 수거했던 경찰관 1명과 또 실험실 직원 1명도 탄저병 증세를 보였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또 지난 5일 처음 탄저병 사망자가 발생한 플로리다주의 신문사 AMI(아메리칸 미디어)의 직원 5명이 추가로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였습니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14일 "테러리스트라면 뉴욕타임스와 NBC방송 등 미국 자유의 상징인 언론을 공격하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영국 캔터베리 성당에서도 14일 탄저균으로 의심할 수 있는 백색가루가 뿌려져 예배 중이던 신도들이 급히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매일은 테러 공격 이후 행정부를 비판한 교수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인종차별을 부르짖는 극우단체의 시위가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미국 하원이 인권침해의 논란이 있는 전쟁지원법안을 82%의 찬성으로 통과시키는 등 미국사회의 '극우주의'를 걱정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미 극우주의 기승" (대한매일)

한국 노동시간, OECD 국가 중 1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지난해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474시간으로 25개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OECD 국가 중 두번째인 체코보다도 382시간이나 길고 가장 짧은 노르웨이(1376시간)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그러나 경제활동참가율은 61.6%로 25개국 중 14위이고 대졸 이상 고학력자 실업률은 4.7%로 25개 국가 중에서 7번째로 높았습니다.

청소년 성범죄 계속 증가

14일 경찰청 여성실이 집계한 전국의 주요 성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청소년 성매매는 신상공개 직전인 8월 한달 동안 55건이 발생했으나 9월에는 무려 78건이 일어나 41% 증가했습니다.

또 지난해 경찰의 단속이 강도높게 진행된 미성년 매매춘 역시 8월에 비해 9월에 34% 증가(51건) 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범죄자의 신상공개를 기점으로 주요 성범죄의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발생 추이에는 아직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신상공개의 무용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상공개가 없었다면 더 나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15일 오전, 거센 반대 속에서 방한해서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가집니다. 고이즈미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서대문 독립공원을 찾아가 과거사에 대해 사죄할 예정입니다.

- 올들어 O-157 등 치명적인 독성을 지닌 장출혈성 대장균 환자가 10명 발생해서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98년 처음으로 1명 발생한 뒤, 99년 2명, 2000년 3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혈변이 나오는 설사환자는 즉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17일부터 국내선 항공요금이 노선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1900원 오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보험사들이 '전쟁위험 보험료'를 승객 1인당 1.25달러씩 부과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요금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 전남도는 농민들의 투매로 인해 쌀값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물벼를 농협 미곡처리장에 보관할 경우 농민들에게 가마당 5만원씩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농협중앙회간에 400만석 추가 수매에 따른 손실 부담을 놓고 정책결정이 지원되면서 일선 농가들이 건조 보관시설 부족으로 인해 투매를 하는 데 따른 대책입니다.

- 서울시는 '거주자 우선주차제도'를 연말에 전면 시행하기로 하고 11월부터 연간 100만명의 주차단속요원을 24시간 투입해 불법주차단속에 나서기로 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 11월 1일부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단속이 예정대로 실시돼 적발시 6만원의 범칙금과 10점의 벌점을 받게 됩니다.

- 테러용의자로 지목된 20대 파키스탄인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조사를 받은 뒤 13일 오후 강제로 출국됐습니다. 경찰은 주한미대사관에 의해 테러 용의자로 통보된 샤켈 씨를 조사한 결과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자녀를 과학자로 키우려면 대덕연구단지 내 초등학교로 보내세요" 대덕단지 내의 과학자 학부모들이 현재의 초등학교 과학교육이 20-30년 전이나 별 다를 바가 없다고 진단, '과학동네 과학교육'계획을 세워 강의는 물론 실험도 도와 '과학꿈나무'를 초등학생 때부터 기르겠다고 나섰습니다.

"대덕 학부모들 초등과학교육 '우리 손으로'" (동아일보)

- 용인경찰서 토월파출소가 주차 위반차량에 대해 경고장 대신 풍선딱지를 달아줘 운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동식 소장이 자기 돈을 들여 1천개의 풍선딱지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웃음과 함께 반성의 기회를 주는 아이디어 아닐까요?

"주차위반 차량에 노란 풍선으로 경고" (경향신문)

- "짚신이 짝이 없다?" 한겨레신문에는 농촌의 40.50대 노총각 얘기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소득격차도 많이 줄었는데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짚신도 정말 짝이 있긴 하나요?" (한겨레신문)

어제 단풍 인파가 최대였다고 하는군요. 설악산 일대와 치악산에서 교통란이 일어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단풍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깁니다만 단풍이 '잎새 본색'이랍니다. 여름동안 엽록소가 원래의 색을 가리고 있다가 가을이 되면서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라나요? '초록이 지쳐 단풍든다'... 이 기막힌 표현이 과학적인 얘기였군요.

이 가을, 우리의 본색은 무엇인지도 한번 되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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