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조간] 자식 안굶기려 택시강도

등록 2001.12.24 20:16수정 2001.12.2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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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자 가판 1면 머릿기사는 대부분 똑같았다.

<한겨레> - 김홍신 의원 복지위서 강제교체. 한나라, 건보 재정분리 강행
<동아일보> - 야, 건보재정분리 단독처리
<한국일보> - 건보재정분리 야 단독 통과
<경향신문> - 야 '건보분리' 단독처리
<대한매일> - 건보 재정 통합 무산
<조선일보> - 예산65% 내년상반기 투입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4일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그리고 김홍신 의원을 복지위서 강제교체한 가운데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건강보험 직장·지역 재정통합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본회의 처리는 내년으로 미룬 상태지만 거대야당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한 표결처리였던 셈이다. 국회복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주장하다가 교체된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최악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무기한 항의농성에 들어갔다.

각 신문 사회면 머릿기사들은 성탄절이나 세밑풍경을 담은 기사들로 채워져 있다.

<대한매일> - 성탄·송년 행사 '알뜰바람'
<한겨레> - 세밑 직장인의 명암, 성과급 웃음 참는 뒤켠 임금도 못받아 시무룩
<조선일보> - 저금통 턴 '꼬마 산타들'. 충남 금산 '사랑의 선교원' 유치부 48명, 보육원 방문
<동아일보> - "따뜻한 크리스마스", 정우 스님 성당 찾아 예수탄생 축하
<한국일보> - '시한부 삶' 17세 창우의 새해소망. "날품 파는 엄마 건강하길, 월드컵 16강 꼭 보고 싶어"
<경향신문> - 고통받는 불법체류자 '사랑으로 돌보기'8년, 외국인노동자들 대부 필리핀인 유진 신부

훈훈한 이야기도 있지만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경향신문> 사회면에 박스기사로 실린 어느 택시강도 '눈물의 크리스마스'가 바로 그것 .


인천 서부경찰서에 강도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모(36) 씨는 갈 곳 없이 굶주리던 자식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이기 위해 두 차례나 택시 강도 짓을 해야만 했다. 그가 처음으로 강도로 나선 것은 지난 23일 오후 5시쯤. 처음에는 택시기사가 순순히 1만 8천원을 줬지만 24일에는 두 번째 칼을 들었다가 택시기사와 지나가는 행인에 결국 붙잡히고 말았다.

부동산중개소에서 일하던 김 씨는 지난 2월에는 이자문제로 집을 빼앗기고, 4월에는 가정불화로 이혼했다. 12개월 된 아들은 고아원에 맡기고 두 아들을 데리고 단칸 월세방에서 살았지만 무릎까지 다친 김 씨는 결국 자식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와 잠자리를 만들어주려고 택시강도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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