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연인 담배와의 절연을 생각하며

전남 동부 오마이 뉴스 창간과 함께 시작하는 절연운동 화이팅!!

등록 2002.01.06 11:15수정 2002.01.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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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을 당신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미운정 고운정이 함께 들어 조강지처 처럼 여겨졌던,흡연자들의 연인이자 나의 오랜 동반자인 당신을 멀리 하고자 생각하니 어떻게 당신과의 이별을 논리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스스로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 정리하기가 매우 어렵군요.

설령 완벽한 논리적인 정리가 된다 해도 나의 몸이 나의 습관이 그것을 받아 들일지에 대해서는 자신할 수 없음을 고백하면서도 내가 당신과 멀어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나는대로 몇자 적어 절연을 하고자 하는 분들과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가끔씩 이런 저런 방송과 칼라 화보를 통해 흡연의 피해를 접하면서도 애연가인 입장에서 최소한 저런 사실들이 맞다 할지라도 담배를 피운 것이 전부는 아니고 다른 이유로 폐암도 걸리고 각종 질병에도 시달리는 것이지 하고 자위하거나 반발심으로 담배를 더욱 맛있게 피우곤 했다. 담배를 피운 게 모든 질병의 근원이라면 최소한 두 가지의 상황이 우리 흡연자에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어야 했다.

첫째는 담배를 피우는 우리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담배로 인한 고통으로 자식들에게 담배를 금하게 하는 엄한 가정과 사회가 존재하여 감히 담배를 배우지도 못하게 하는 교육이 꾸준히 계속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 세대만 해도 담배를 피우는 것을 남자의 멋으로 알고 성인이 되면 당연히 술과 담배를 배워야 하는 것으로 알게 모르게 인식해 왔던 것이다.

두번째는 흡연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모순된 정책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들어 금연운동과 관련한 방송광고 등의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우리 지방 담배를 사면 지방세 얼마가 들어온다며 은근히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게 마치 애국이라도 하는 것처럼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도 담배에 각종 세금을 부과하여 흡연자의 애국심을 조장, 선동하고 있다.

매년 새해가 되거나 담배값이 불쑥 인상되는 시기가 되면 흡연자들은 금연에 대한 자신과의 크고 작은 전쟁을 하게 된다. 애연가일수록 자기와의 전쟁이 되어 주변으로부터 각종 이야기를 듣는다. "담배를 끊는 사람은 독종이어서 사귀면 안 된다"는 끔찍한 말 부터 "담배를 끊어야 가족의 건강과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는 아내의 권유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가부간의 결정을 해야 한다.

흡연의 길이든 금연의 길이든 애연가에겐 힘든 결정과 선택인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고민에서 최근 나는 담배와의 절연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은 동기를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건강과 관련되는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인데 정리하면 이렇다.

매년 여름이면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나 집단급식으로 인한 설사나 이질 등에 걸리면 온통 난리가 난다. 횟집이 장사가 안 되거나 연관도 없는 업체까지도 타격을 입는 등의 야단이 난다. 또한 외국에서 소나 돼지 등이 질병에 걸리면 우리나라 육류소비도 영향을 받는 민감한 문제가 되곤 한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스스로의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담배는 정부와 국민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가. 암의 치명적인 원인이 되는 담배에 대해서 왜 정부는 아직도 이중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흡연에 대해서 이렇게 미온적인가.

최소한 담배를 만드는 공장만이라도 정부가 경영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담배인삼공사를 하루빨리 민간회사로 넘기고 정부는 담배와 관련해 책임있는 정책으로 흡연에서 오는 정확한 실상을 홍보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확실한 대책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된다면 흡연자들이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 폐암 등 각종 질병의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이 담배에 있다고 국민들이 인식하게 될 때도 여전히 나는 세금을 더 내고 싶은 애국심으로 흡연을 할까? 아니면 남자다운 멋을 위해 그까짓 폐암이나 질병이 대수냐며 담배를 피울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내가 그동안 쉽게 생각했던 담배와 건강의 함수관계는 상당한 연관이 있으며 정부와 사회의 책임이 크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따라서 그냥 한해가 새롭게 바뀌어 금연이나 한번 해볼까가 아닌 흡연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과 정부의 일관된 정책을 촉구하는 운동의 측면에서 나 자신부터 절연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건강한 삶이 시작되는 한해가 되고 전남동부 오마이뉴스의 창간과 함께 절연운동이 더욱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덧붙이는 글 | 전남 동부 오마이 뉴스의 창간 캠페인으로 채택하길 제안합니다.

덧붙이는 글 전남 동부 오마이 뉴스의 창간 캠페인으로 채택하길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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