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택 의원, 신년 사례금 200만 원 돌려

'호남매일' 촌지 수수자 첫 공개

등록 2002.01.08 12:41수정 2002.01.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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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부터 '촌지 안받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호남매일>이 8일자 사고(社告)를 통해 촌지 수수자(授受者)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해 지역 언론계에 파문이 일것으로 보인다.

호남매일은 "1일부터 자정운동과 더불어 촌지 수수자 모두를 공개하기로 천명한 바 있다"면서 "본사 임직원들의 다짐을 비롯 독자 여러분들과의 엄숙한 약속이기도 한 촌지 수수자에 대한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고에는 촌지 제공자 천용택과 광주일보 정은조 부장 등 10명의 기자, 발행인의 명단이 해당 소속 신문사와 직위를 포함해 실명으로 공개돼 있다.

호남매일에 따르면, 천용택 의원(65, 강진·완도, 민주당전남도지부장)은 지난 3일 완도군 완도읍 민주당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0개 신문사 기자에게 '신년 사례금' 명목으로 각각 20만원 씩 모두 200만 원의 촌지를 지급했다. 천 의원이 돌린 봉투 겉면에는‘강진 완도지구당'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완도지구당 한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촌지를 돌린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천용택 위원장이나 지구당 사무국 차원에서 촌지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구당 고위당직자가 사무실에 나와 봉투를 달라고 해서 줬을 뿐이고 그 당직자가 스스로 기자들에게 촌지를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호남매일 보도와 관련해 결정된 대응책은 없지만 비서관들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촌지수수와 관련 취재를 한 호남매일 김희주(완도주재) 기자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바로(촌지를 돌리기 전) 나와 버렸다"면서 "촌지를 받았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낀 동료기자가 수수 사실을 알려와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나도 관행적으로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회사차원에서 자정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그 동안 언론계에 대한 질책의 대상이어서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매일'이 밝힌 촌지 수수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 지급자 : 천용택 의원

△ 수령자 :
광주일보 정은조 부장 /무등일보 조성근 기자 /전남일보 문영팔 기자 /전남매일 최규욱 차장 /광주타임즈 김동관 차장 /완도신문 이경국 발행인 /완도군민신문 김남식 발행인 /청해진신문 천해숙 발행인 /전남환경신문 김갑재 부국장 /전광일보 이철 기자(반납)



이에 대해 호남매일 김병우 정치경제부장은 "실명공개는 독자와 약속한 사항이고 변호사와 검토한 사항"이라며 "'사실'을 그대로 밝혔을 뿐인데 법적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죄송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덧붙었다.

한편 실명공개와 관련해 호남매일에 공식적인 항의는 아직 없지만 촌지 제공자 측에서 "관습적으로 해온 것"이라며 보도자제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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