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문화비교2-술>'소주'와 '바이지우'

등록 2002.02.21 11:34수정 2002.02.21 12:50
0
원고료로 응원
술은 적게 마시면 인체에 매우 유용하다. 몸 속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사회적인 교제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루 일과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음날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술에는 적정량이 없다. "술자리에서 지기를 만나면 천 잔의 술도 부족하다(酒逢知己千杯少)" 라는 옛말도 있기는 하지만 과음할 경우 술이 병이 되고 독이 된다는 점도 아울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소주의 유래

막걸리나 포도주와 같은 양조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오래두고 마실 수가 없다. 변질이 되어 식초가 되거나 부패하고 만다. 오래 두고서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술은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다. 그 소망을 이루게 한 사람이 연금술사 룰리(1235~1315)이다. 연금술이란 오늘날의 화학의 전신인데 원래는 돌로 금을 만들기 위해 발달한 기술이었다.

그는 오래 저장하지 못하는 양조주를 증류하여 아무리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술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경로로 만들어진 술이 소주이다. 소주류는 양조주를 증류하여 이슬처럼 받아 내는 술이라 하여 노주(露酒)라고도 하고, 화주(火酒)또는 한주(汗酒)라고도 한다.

소주의 맛의 3요소

소주의 원료는 주정과 물 그리고 첨가물이다. 이 세 가지의 질과 배합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물은 소주의 75%를 차지한다. 소주의 맛을 내는데 물은 매우 중요한 원료가 된다. 따라서 주조 회사들은 좋은 물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린소주의 경우 대관령 청정수를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다고 한다.


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주정이다. 주정은 정제 주정과 곡물 주정이 있는데 그린소주의 경우 업계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두산백화의 곡물 주정을 사용하고 있다. 첨가물은 소주회사마다 갖고 있는 노하우이다. 따라서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다. 그린소주의 경우엔 감미료와 산미료 등 7가지의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주를 마셨을 때 머리를 아프게 하는 물질은 퓨젤오일과 메탄올, 알데히드 등의 화학성분으로 대부분의 소주 회사들이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국VS중국'의 주도(酒道)

주도는 술 문화가 서로 다른 동ㆍ서양 그리고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각 국의 문화를 알게되는 흥미로운 지표가 된다. 이는 한국과 맞닿아 있는 가까운 나라 중국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첫째, 한국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자기 잔을 상대방에게 주고 잔을 채워 줌으로써 인정을 표시하는 습관이 있는데, 중국사람들은 술잔을 바꾸어 마시지 않는다. 둘째, 한국에서는 첨잔을 하지 않는다. 즉 잔에 술이 있으면 잔을 완전히 비우기 전까지 다시 채우지 않는다. 첨잔은 제사를 지내는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상대방의 술잔에 술이 얼마가 남아있든지 간에 계속 부어주는 것이 예의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 사람들과 술 마실 때 가장 주의하여야 할 단어가 '간베이(乾杯)'이다. 이는 글자 그대로 잔을 완전히 비우라는 뜻이다. 이를 모르고 중국 사람과 술을 마시면서 이 소리를 외쳐대면 상대방 중국인은 완전히 비웠는데 정작 자신은 약간만 마셔 상대방 중국인이 의아하게 생각하게 된다. 건배가 아닌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십시다"를 표현하고자 할 때면 잔을 들어 간단히 '쑤이이(隨意: 중국어로 쑤이이)'라고 말하면 된다. 따라서 중국인의 음식과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는 그들의 문화와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된다.

어느 나라나 술을 마시는 데의 법도가 있듯이 중국에서도 그 나름대로의 주법이 있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한국과의 문화·경제적 교류가 활발한 지금. 먼저 그 나라의 문화와 법도를 익히는 것이 관시를 중요시 생각하는 중국인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술은 4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중국 사람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술에 대한 애정은 특별하다. 중국에는 술 없이 어떻게 시(時)를 쓰겠느냐는 뜻의 "비주막시(非酒莫時)"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중국인들은 술을 인생의 좋은 반려자로 생각하고 있다.

▲ 중국의 명주 '바이지우'
중국 술의 종류

술의 종류를 살펴보면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지방마다 한두 개 정도의 특산주가 있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그 수는 4500여종에 이르며, 증류주인 바이지우(白酒), 양조주인 황주(黃酒), 한방약을 이용한 약주(藥酒), 과일 등을 이용한 과실주(果實酒), 그리고 맥주 등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빼갈(白干兒) 즉, 고량주라고 하는 중국 술은 바이지우를 가리킨다.

흔히 말하는 8대 명주는 마오타이지우, 우량이에, 펀지우, 주예칭, 양허지우, 라오지우, 꾸징, 둥지우 등을 가리킨다. 마오타이주는 꾸이저우 지방의 유명한 술이며, 중국의 증류주로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술은 우량이에지우이다.

주예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중국 술이며, 산서성 행화촌에서 주예칭과 함께 생산되는 펀지우는 마셨을 때 입안에 향이 은은하게 오랫동안 남는다. 라오지우는 400여 년 전부터 널리 알려진 스촨성의 명주를 대표하는 바이지우이다. 양허지우는 장쑤성에서 생산된다.

꾸이저우의 준의시에서 생산되는 둥지우는 120여가지의 약재로 빚은 술로서 풍성한 향과 오묘한 맛을 지니고 있다. 안휘성의 꾸징공주는 1963년 둥지우와 함께 8대 명주의 대열에 자리한 술이다.

바이지우란?

바이지우는 술지게미를 걸러내는 대신 기구를 사용, 가열하여 증류시켜 만든다는 점에서 한국의 소주와 같다. 하지만 중국의 바이지우는 도수가 보통 40도 이상 심지어 80도까지도 되는 것도 있다. 한국의 전통 술 중에 안동 소주, 문배주 등이 이런 종류이다.

마오타이지우

바이지우의 대표적인 술로는 '마오타이지우'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의 8대 명주 중에서 일품으로 알려져 있고 다른 종류의 술에 비해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고급주이다.

또한 이것은 1915년 파나마 만국 박람회에서 3대 명주로 평가받은 후 세계 도처의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중국인들은 '국주'라고 말할 정도로 그들의 혼을 승화시켜 빚어 낸 술이라 말하길 서슴치 않는다.

모택동의 중국혁명을 승리로 이끈 정부공식만찬에 반드시 나오는 술로 닉슨 대통령이 중국 방문 시 '원샷'에 들이켜 감탄함으로 더욱 더 유명세를 탔다.

중국인의 음주습관

중국인은 술을 마시면서 서로 술을 권하는 정도가 매우 심하여 반드시 ‘간베이(乾杯)’를 해야 한다. 권주는 정성스러울수록 그 의미를 더하여, ‘간베이’는 많이 할수록 친구가 될 만 하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술 마시는 관습이 잘 절제되어 있어 술 주정을 하거나 술로 인해서 사회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일은 많지 않다.

술주정을 굉장히 싫어하는 중국인들은 술자리에서 ‘화취앤(花拳)’ 이라는 가위 바위 보 놀이를 즐기며 과음을 삼간다. ‘화취앤’ 놀이는 둘이서 하는데 큰소리로 제각기 어떤 숫자를 외치며 손은 다른 어떤 한 숫자를 표시하여 보인다.

그러다 두 사람의 손 표기 숫자의 합이 어느 한 사람이 금방 입으로 외친 숫자와 같으면 그 사람이 이기고 상대방은 진 것으로 된다. 말하자면 중국식 ‘묵찌빠’놀이인 것이다.

‘화취앤’에서 지면 스스로 벌주 한 잔을 마시는데, 잔에 술이 없으면 자기가 부어서 적당히 마신 후 또 ‘화취앤’을 계속한다.

중국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 ‘화취앤’ 놀이는 중국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중국경제신문사>에 실렸던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위 기사는 <중국경제신문사>에 실렸던 글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바지락·굴' 하면 여기였는데... "엄청 많았어유, 천지였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