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왕빠’와 한국의 ‘PC방’

<한중문화비교>

등록 2002.03.04 15:33수정 2002.03.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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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월드컵 진출, WTO가입, 베이징 올림픽 개최지 확정으로 중국의 시장 개방속도는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특히 기자가 중국에 왔을때만 해도 PC가 일반적이지 못했으나, 지금은 곳곳에서 쉽게 한국과 비슷한 인테리어를 장식한 PC방을 볼 수 있다. PC방은 2~3년 전 중국에 상륙, 지금은 시, 읍, 면단위까지 퍼졌으며, 중국에서는 ‘왕빠(網<口+巴>)’라고 불린다. ‘왕’은 인터넷의 넷을 뜻하고, ‘빠’는 영어의 bar를 그대로 음역한 것이다. ‘왕빠’라고 불리는 중국의 PC방을 소개한다.

왕빠는 누가 찾지?

지난 해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문화보에 따르면 중국의 PC방은 9만4000여개로 한국의 2만5000개(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추산)보다 약 4배 가량 많다고 보도를 했다.

한국이 pc방의 원조라면 중국은 pc방 대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대부분 가정에 1인 1PC시대라고 하지만 중국의 pc방에는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이 왕빠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 최근 중국에는 개인 PC구매율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중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왕빠를 이용하고, 대학원생들은 자기만의 PC를 구입하려는 의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런민삐 1만 위안 정도면 괜찮은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컴퓨터는 고가 전자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개방으로 개인 컴퓨터 구매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왕빠문화


중국 왕빠에서 PC를 이용하는 가격은 한국에 비해 비교적 싸다.
규격화된 가격은 없지만 대부분 2위안에서 8위안 정도를 부담하게 되는데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면 이 가격의 배가 될 때도 있다.

지난 해 부터 급속히 증가하는 왕빠로 인해 회원제를 만들어 자기들만의 독특한 마케팅을 이용하는 왕빠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이 경영하는 왕빠에는 대부분 싼 가격으로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을 위한 게시판, 구인정보, 광고 등을 하기도 한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모두 27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고, 이 중 450만 명이 왕빠를 이용하고 있고,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왕빠 중 절반만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게임이나 포르노, 반정부적인 정치관련 사이트에 접속을 방지하는 장치가 돼 있으며, 나머지는 이러한 장치가 없어 서구 문화의 선전장 또는 퇴폐문화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최근 1만7000개의 왕빠를 폐쇄조치 했으며, 2만8000개의 왕빠에 불건전한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프로그램 설치를 명령했다.

컴퓨터 이용뿐만 아니라 휴식처로도 자리매김 중국의 왕빠가 변하고 있다

오락게임 혹은 인터넷을 장기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중국의 왕빠에도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을 겸비한 왕빠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산뜻한 분위기로 라면, 간단한 간식, 음료수, 신문 등을 배치해 놓은 왕빠뿐만 아니라 왕빠에서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면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곳들도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명한 브랜드의 PC를 사용함으로써 PC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왕빠도 있다.

청소년들의 문화공간

우리나라에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방’들이 많이 있다. 노래방, 화상 채팅방, PC방 등 많은 종류의 방들이 있다. 그 중 최근 청소년들에게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은 PC방이다. 종로, 명동, 강남역 등의 서울의 번화가가 아니더라도 지역 곳곳에 PC방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는 실정이며 1시간에 1천 원으로 부담 없이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어 젊은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여가시간 활용

PC방의 가격은 보통 한시간에 1천 원이다. 비싼 곳은 1500원 하는 곳도 있지만 PC방이 밀집되어 있어 서로 경쟁하는 지역에서는 대개 1천 원 이하의 가격을 책정한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PC방이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숙박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에 따라 PC방에서는 손님들이 별로 없는 새벽 시간대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오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의 이용료에 대해서는 할인가격이 적용 되기도 하는데, 가령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PC방을 이용할 경우 1만1천 원을 내야 하지만 할인 된 가격을 적용하여 5천 원만 내면 된다.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PC방은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 문화공간의 부족으로 청소년 문화공간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는데 97년 이후부터 점차 청소년 놀이 공간이 시나브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PC방이다.

모든 컴퓨터가 LAN으로 연결되어 있고, 사양도 매우 좋아 게임 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네트워크 작업이 편리한 점과 속도가 빠른 점을 이용하여 인터넷, 프로그래밍작업 등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주로 게임을 하고, 남는 시간에 인터넷을 한다.

그래서 항간에는 PC방을 게임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PC방 문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게임과 싼 가격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PC방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PC방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어, 청소년 보호에 관한 문제로 사회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흡연 문제, 오락중독증 등 정신적 육체적 황폐화가 될 수 있는 문제의 소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월드컵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사회 전반에 금연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PC방의 금연구역 지정이 확실시되고 있는 지금,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주된 문화공간인 PC방을 좀 더 건전한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PC방 업종의 전망

1997년 우리나라가 IMF체제로 들어서면서 인터넷 PC방은 각광을 받았다. 불황을 극복해나가는 돌파구로, 관리가 편하고 일단 개점하면 투자비용도 많지 않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PC방의 난립으로 형편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IMF 당시 PC방이 유망사업으로 지목되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PC방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PC방이 호황업종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수적인 증가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으며 향후 1~2년 사이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서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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