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우표제, 스팸메일 퇴치 도움 안돼

등록 2002.04.03 23:26수정 2010.09.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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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메일 방지 및 네티즌 편의 도모라는 좋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웃음짓는 온라인 우표제지만 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우표제를 실시하는 '다음'을 보고 "아... 정말 다음은 네티즌들을 위해 별 생각 다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한치 앞이 갑갑한 인터넷 업체 수익구조를 봤을 때 다음은 확실한 무언가(killer)가 필요했고, 이는 마침 버리지도 끌어안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한메일'과 딱 맞아떨어지는 형태였던 것 같다. 국내 No.1 포털업체인 다음은 한메일, 카페를 주축으로 한 커뮤니티 형성으로 그 세력을 키워왔다.

 

현재 다음이 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들(취업, 쇼핑, 아바타...)도 한메일과 카페를 바탕으로 쌓인 막강 회원 DB로 인해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막강한 회원을 끌어들인 서비스인 한메일과 카페는 서비스 성격상 수익보다는 적자형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기에 다음으로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서비스를 중단하자니 막강한 회원 DB가 상실될테고, 계속 운영을 하자니 갈수록 더 한다고 눈덩이처럼 운영비가 불어나니... 네티즌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든, 갈수록 늘어나는 한메일넷 서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든 큰 차이는 없다. 결론은 다음의 수익모델 확보를 위한 몸짓이었을테니...

 

다음측은 처음이라 아직은 허점이 많다고 하는데, 이 점 역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온라인 우표제는 엄연한 상용서비스이다. 기업에게 받든, 네티즌에게 받든 어디선가 다음측에 비용을 지불하는 상용서비스인데 이를 충분한 베타서비스조차 거치지 않고 바로 상용화한다니 말도 안 되는 부분이다. 아니면 작년 6월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다음측이 말을 하니 그때부터 베타테스트를 해왔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런 시각으로 보면 무려 1년 가까이 준비를 해온 서비스가 뚜껑을 여니 이렇게 허점이 많다는 것 역시 말이 안된다.

 

그 허점들 역시 1년 전부터 꾸준히 지적되온 똑같은 사항들인데 말이다. 경찰은 범인을 잡으려면 범인과 자신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면 안된다. 범인을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고 그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강구해 방안을 짜야 한다. 다음 역시 마찬가지다. 스팸메일을 수도 없이 발송하는 악성 스팸 메일러들을 범인으로 본다면 그들을 다음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서 방안을 짜면 안된다.

 

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이상의 것들을 생각해서 대책을 세워야지 무작정 서버비용만 확보하려는 근시안적 운영으로 나오면 안된다. 온라인 우표제는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우표제는 스팸메일 퇴치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될 것이다.

 

다음에 IP를 등록할 정도의 기업이 보내는 것은 정확한 의미의 '스팸' 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언제든 그 사이트를 방문하여 수신거부의사를 표하거나, 메일서버에서 아이디 거부를 설정하면 된다. 게다가 그것들은 우리가 회원가입을 할 때 이미 메일을 보내도 좋다고 의사를 표했기에 오는 것들 아닌가?

 

네티즌들이 일컫는 진정한 '스팸'은 어디서 메일주소를 알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곳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막무가내로 쏴대는 것들이다. 한국 최고의 메일서비스 기업인 다음이 과연 '스팸메일' 이란 게 어떤 걸 말하는지조차 모르는 것일까?

2002.04.03 23:26ⓒ 2010 OhmyNews
#온라인우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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