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고 메일을 원한다

이용자 의지 무시하는 한메일 온라인 우표제

등록 2002.04.03 22:57수정 2002.04.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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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고 있는 다음 한메일 온라인우표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메일 회원에게 대량으로 메일을 발송하는 서비스 업체는 메일 1통당 10원씩의 발송료를 다음 커뮤니케이션측에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측은 이것이 스팸메일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모든 사람이 공지하듯 이것은 다음의 새로운 수익정책일 뿐이다.

물론 한메일 서비스는 전적으로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관리하에 운영되고 때문에 이것에 대해 외부에서 압력을 넣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 다름아닌 메일 서비스를 받는 사용자의 자유와 권리이다.

한메일이라는 전자 우편 서비스는 사용자가 다음의 고객이 되어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자산이 되어 주는 대신, 무료로 메일 송, 수신 및 관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계약이라는 것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때문에 메일 사용자는 자신이 원할 때 전자우편을 보낼 수 있으며,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전자우편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스팸메일과 업체의 정보성 메일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갈라진다. 스팸메일의 경우 대개가 웹상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메일 주소를 바탕으로 발송되어진다. 따라서 스팸메일의 수신은 사용자가 예기치 않았으며 바라지도 않던 사건이 된다. 때문에 스팸메일의 경우 다음 측에서 이것에 대해 통제를 가할 경우 스팸메일 발송업자 이외에는 모두 이 조치를 쌍수를 쳐들고 찬양할 것이다.

하지만 업체가 자사의 고객들(동시에 한메일 사용자들)에게 보내는 알림, 정보성 메일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런 성격의 메일은 발신전 절대로 사용자의 사전 승인을 받게 되어 있다. 즉 사용자는 이런 메일이 수신되는 것을 자신이 애초에 원했으며, 그것을 근거로 업체측에서는 사용자에게 메일을 발신한다.

때문에 개인 사용자측에서 본다면 다음의 온라인 우표제는 말 그대로 횡포다. 메일을 받는 사용자는 업체쪽에서 몇만 통을 발송하든 자신은 단 1통만 받게 되어 있다. 기다렸던 친구가 보내는 답장 메일과 다를 바 없다. 업체의 메일이 싫다면 사용자가 공지 메일 수신을 스스로 거부하면 되는 문제이지 다음에서 그것에 대해 이용료를 징수하는건 지나치게 부당한 처사인 것이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가식을 버려야 한다. 이 온라인 우표제는 결과적으로 스팸메일 해소에 전혀 도움을 줄 수 없으며 이 사실은 다음 측이 누구보다도 알고 있다. 다음이 스팸메일을 정말로 척살하고 싶다면 스팸메일을 '보내지 말도록' 해야 하지 '돈을 내고 보내도록' 하는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다. 스팸메일을 보내야 하는 업체라면 돈을 내고서라도 스팸메일을 보낼 것이다. 즉 바뀌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차라리 난 다음측이 더 솔직해졌으면 한다. 대량 발송되는 메일에 대해 요금을 징수하는 건 2001년 12월 신설된 새로운 다음 약관에 따른 것이며 아무도 이에 대해 제재를 가할 권리가 없다. 대다수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항상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면 돈이 없어 못견디겠으니 좀 봐달라고 솔직하게 말하라. 우표값을 통당 1원 이하로 책정만 했어도 지금처럼 심한 반발은 없었을 것이다.


거듭 말한다. 업체의 정보, 광고 메일은 사용자가 원해서 발송하는 것이다. 스팸메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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