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낙도에 부는 '변화의 바람'

하위직 공무원 높은 관심 속 신안공직협 출범

등록 2002.05.20 16:32수정 2002.05.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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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공직사회가 공무원직장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미 활동 중인 전국의 타 자치단체 공직협에 비해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각 출범한 만큼 신안군 하위직 공무원들이 공직협에 거는 기대와 요구가 다른 자치단체와는 사뭇 다르다. 지방선거를 앞둔 길목에서 탄생했다는 점뿐 아니라 현직 신안군수가 수뢰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대외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기에 출범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가입대상인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 511명 가운데 502명(가입율 98%)이 참여할 정도로 공직협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다.

하위직공무원 가입률 98%

또한 지난 5월 18일 있었던 회장선출과 출범식 날에는 전체 회원 가운데 400명이 투표(투표율 79.7%)에 참여했다.

전남 목포 시내에 군 본청이 있을 뿐 나머지 읍면 사무소와 낙도출장소 등 섬에 흩어져 있다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이처럼 높은 참여율은 공직협에 거는 하위직 공무원들의 변화와 개혁의 열망을 그대로 분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공직협 출범행사가 열리던 날 멀리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뿐 아니라 낙도 보건진료소 근무자까지 먼 뱃길을 마다하고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밝혔다.

또 한 가지는 4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개혁적인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신안군 공직사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혁후보 초대회장 선출

회원들이 직접 참여한 초대회장 선거에서 176표로 44.1%의 득표율로 당선된 황재훈(37세. 지방행정 7급)씨는 "변화를 요구하는 회원들의 열망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직인사 부조리 근절 △군 본청과 읍·면 순환근무제 확립 △읍·면 조직 활성화 그리고 기자실 폐쇄 및 계도지 폐지, 신문강매 거부 등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그는 군수 친인척 인사 및 공사개입 차단 등을 주장함으로써, 오는 7월 민선 3기 출범을 앞두고 그 동안 관행처럼 돼 온 단체장의 독선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신안군 공직협이 하위직 공무원들의 높은 관심과 지지 속에 출범하자, 군청 안팎에서는 침체된 공직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역일각에서는 '낙도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시대 흐름과 회원들의 요구 부응하겠다'

- 공약만 보더라도 파격적이고 개혁적인 내용이 많은데 실제로 실현 가능한 것인가.
"이번 선거에서 신안군 하위직 공무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확인했다. 공무원들의 권익신장이 우선이다. 인사부조리 근절 등 대부분 회원들이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사안이다"

- 공약 일부는 군수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내용인데.
"순환근무제 확립이나 읍면조직 활성화 등은 공직협 회원들의 입장이며, 이런 내용을 앞으로 취임할 차기군수가 군정을 추진하는데 참고하라는 의미로 제시한 것이다."

- 기자실 폐쇄, 계도지 폐지 등 신안군에 출입하는 일부기자들과 마찰이 우려되는데.
"나는 선거연설에서도 공무원들이 기자와 정치인 등 외부의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실 폐쇄는 시대의 흐름이고 대다수 회원들의 요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기자들 스스로 판단해야 할 때가 아닌가?"

- 신안군공직협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섬으로 흩어져 있다는 특수성을 감안, 회원들간 단합과 결속을 다지는 일부터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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