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평화선언, 전국 확산 일로

경북지역 교사들 751명 서명... 2차 선언 이어질듯

등록 2002.07.04 10:23수정 2002.07.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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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751명의 서명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송대헌

최근 일방적인 강경발언이 난무하는 국내 상황에서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교사들의 선언이 있었다.

아침 7시 30분 안동 전교조 사무실에 사오십대 교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는 하지만 밝은 표정들이 아니다. 사무실 벽에는 '남북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경북교사선언'이라는 큰 글씨가 붙여 있다. 8시부터 시작될 기자회견에 참여할 안동 인근의 교사들이다.

교사들은 가슴에 검은 깃을 단 채 미군장갑차에 의해 죽은 여중생과 서해바다에서 죽어간 남북의 병사들을 생각하는 묵념으로 기자회견은 시작되어 끝까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교사들의 평화선언. 무거운 분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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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의정부에서 사망한 두 여중생과 서해 교전에서 전사한 병사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송대헌

교사선언이 있기까지의 경과보고에서 "의정부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건으로 교사들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어서 터진 서해교전과 이후의 강경일변도의 정치권과 언론의 분위기를 걱정하던 중, 원로 교사들의 제안으로 지난 7월 2일 오후부터 서명자를 받아서 만 하루 동안 751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7·4 남북공동선언일을 맞이하여 우선 1차 명단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이어서 김창환(용궁중상고 교사. 54세) 교사가 선언문을 낭독하였다. 선언문을 낭독하는 김 교사의 목소리는 떨렸으며, 여중생과 병사들을 추모하는 부분에서는 감정의 동요를 보였다.

교사들은 의정부에서 미군에 의해서 사망한 여중생과 서해에서 사망한 병사들을 애도하면서, "그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힘없어 분단되고 나라의 수도와 그 부근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그리고 동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서글픈 조국에 태어난 죄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교사들은 이들의 죽음은 "분단의 현실을 고발"한 것으로,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가정의 행복이 얼마나 쉽게 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분단체제가 극복되고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우리의 삶이 평화와 전쟁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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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대결 주장, 단호히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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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교사가 선언문을 읽고 있다. 애도의 부분에서 감정이 복받치기도 했다 ⓒ 송대헌

교사들은 "우리 사회 한쪽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증강과 남북협력을 중단하자는 주장에 대해서 단호히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우리의 응징과 적개심은 상대의 응징과 적개심을 불러올 것이며, 결국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남북간의 전쟁이란 승패를 가르기 이전에 이미 민족의 공멸을 불러올 뿐"이고, "남북의 화해와 포용은 북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북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월드컵 기간중 휴전선에서 남북의 병사들이 한 목소리로 응원하고, 북한 텔레비전이 남쪽을 응원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들었고, 그들도 남쪽 동포의 승리를 민족의 승리로 자랑스러워했다"고 회상하고, 이는 남북이 "하나 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소녀와 병사들의 죽음은 화해와 평화의 요청

또 교사들은 "어린 소녀와 젊은 병사의 죽음은 어른들에게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갈 것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남북의 지도자들이 평화의 길로 가야한다"고 호소하면서, "평화의 길은 험난하고, 난관이 가로놓여 있으며, 때로는 서로를 원망하고 배신감에 노여워할 때가 적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에게 그 길 이외의 선택은 존재하지 않고, 그 길만이 살길이고, 우리 겨레의 미래를 보장받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교사들은 끝으로 "교실의 아이들의 얼굴에는 어두움도, 증오도 없다"고 말하고, "그들의 살아갈 내일은 통일된 조국, 평화로운 세상이어야 하며, 우리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물려줄 것이 바로 그것이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서 물려주어야 한다"고 호소하면서,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로 끝을 맺고 있다.


2차 선언 이어질 것

교사선언 대표인 김창환(용궁중상고 교사. 54세) 교사는 "이번 선언은 최근 국내 정세를 걱정하는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서 서명을 받기로 하고, 7월 2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만 하루만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소개하고 "짧은 시간 동안 700여명의 교사들이 참여한 것은 최근 상황에 대한 교사들의 우려가 표현된 것"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계속 서명을 모아서 2차 명단을 이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교사 선언 대표중 한 사람인 조영옥(춘양중. 50세) 교사는 "이번 선언이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의해서 증폭되는 반평화 분위기가 진정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그 동안 쌓아왔던 남북 대화의 성과는 소중한 것이며, 앞으로 더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분위기, 민족 역량에 큰 손실

배용한(안동중. 54세) 교사는 "우리는 자라면서 '이웃집에 오신 손님 간첩인가 다시보자'고 배웠던 세대이며, 자기 검열을 끊임없이 하고,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려면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월드컵 응원단을 우리에게 만들라고 했다면 아마 '붉은 악마'는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입는 옷의 색까지도 가려야 하고, 북한에서 사용한다고 '동무'라는 우리 고유의 말도 쓰지 못하는 기성 세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역동성과 창의성이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이렇게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남북의 화해 분위기 때문"이라며, "만일 6·15 남북 공동선언과 이후의 화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국민들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강경분위기로 나가는 것으로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집단이 있을지 모르나, 민족 전체 역량에는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의 말을 남겼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교사들은 아침자습 지도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총총 사무실 문을 나섰다. 기자회견 시간은 20분으로 짧았지만, 그들이 고뇌한 시간을 매우 길었음을 그들의 얼굴에서 알 수 있었다.

이번 선언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 의해서 강경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성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경북 교사들의 선언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교사 평화선언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남북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경북 교사선언
- 비록 험난하지만 평화의 길로 가야합니다 -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이 민족의 이름을 한껏 드높이던 순간, 우리는 두 소녀와 네 병사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녀들은 의정부에서 미군의 장갑차에, 병사들은 서해바다에서 동족의 총탄에 무참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들의 싸늘한 주검 앞에 우리는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을 고인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드릴 마땅한 위로의 말씀을 찾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그들이 짊어져야 할 죄가 무엇입니까? 다만 그들은 힘없어 분단되고 나라의 수도와 그 주변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그리고 동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서글픈 조국에 태어난 죄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들 앞에 떳떳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 교사의 평화에 대한 가르침이, 그들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가르침이 엄혹한 분단 현실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 젊은이들의 하나로 뭉쳐진 힘은 위대했습니다. 그들의 역동성과 민족애는 이전 선배들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밝고 희망찬 세상을 열어갈 자격이 충분합니다. 우리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분단된 조국, 동족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을 물려줄 수 없습니다. 애꿎은 죽음이 되풀이되는 절망의 조국을 물려주어서는 안됩니다. 

 소녀들과 병사들은 온몸으로 분단의 현실을 고발하였다 할 것입니다. 그들의 죽음은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가정의 행복이 얼마나 쉽게 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단체제가 극복되지 않는 한,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우리의 다가올 삶이 평화와 전쟁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불행한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 한 쪽에서는 북한에 대한 무력증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분노를 넘어 응징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쌓아 왔던 남북화해의 흐름을 거스르자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단호히 반대합니다. 응징과 적개심은 상대의 응징과 적개심을 불러올 것이며, 결국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에게 남북간의 전쟁이란 승패를 가르기 이전에 이미 민족의 공멸을 불러올 뿐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포용은 북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북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월드컵 기간 중에 휴전선에서 남북의 병사들이 한 목소리로 응원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의 해설자가 남한을 응원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그들도 남쪽 동포의 승리를 민족의 승리로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랬습니다. 우리는 하나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린 소녀와 젊은 병사들의 죄 없는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그들의 죽음이 머뭇거리는 어른들에게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라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달라고 울부짖는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남북의 지도자들에게 호소합니다. 평화의 길로 가야 합니다. 물론 평화로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우리가 평화를 지키고 남북이 화해로 가는 길목에는 수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때로는 서로를 원망하며 때로는 배신감에 노여워할 때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길 이외의 선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어코 가야 할 길입니다. 그 길만이 살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길만이 우리 겨레의 미래를 보장받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마주합니다. 천진한 그들의 얼굴에는 어두움이 없습니다. 증오도 없습니다. 그들이 살아갈 내일의 조국은 통일된 조국이어야 합니다. 그들이 살아갈 세상은 평화로운 세상이어야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물려줄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서 물려주어야 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오늘은 남북이 공동으로 자주적 통일을 이루자고 선언했던 7.4 남북공동선언이 30돌 되는 날입니다.

2002년 7월 4일

선언 교사 대표           
김윤근 (경주공업고등학교. 55세)
김창환 (용궁중상업고등학교. 54세)
배용한 (안동중학교, 51세)       
조영옥 (춘양중학교, 50세)  등 서명 교사  751명

강건숙 권명숙 김고정 김선명 김인섭 김현미 문숙향 
강경미 권미경 김광중 김선희 김인섭 김현수 문호준 
강귀희 권미숙 김귀순 김성대 김임곤 김현숙 문효균 
강남순 권미영 김규근 김성동 김자원 김현숙 민경배 
강래업 권병삼 김규봉 김성윤 김재남 김현식 민선우 
강명자 권복순 김금숙 김성점 김재선 김현식 민혜영 
강문석 권선자 김금숙 김성진 김재완 김현주 박경숙 
강미경 권선조 김기윤 김성진 김정근 김형섭 박경화 
강상호 권선희 김기활 김성태 김정미 김혜경 박근조 
강석순 권수진 김길호 김성하 김정복 김호일 박금련 
강성미 권숙정 김남천 김성훈 김정숙 김호춘 박기호 
강신명 권승자 김대신 김수연 김정식 김홍기 박두홍 
강은영 권영능 김대영 김수정 김정옥 김홍배 박만호 
강전호 권영능 김대학 김수철 김정용 김화자 박만호 
강정욱 권영범 김덕권 김숙자 김정화 김후남 박명숙 
강창묵 권영성 김동국 김숙희 김제호 김후식 박병수 
강태아 권영임 김동삼 김승희 김종귀 김흥식 박복희 
강해정 권오남 김동섭 김애숙 김종보 김희자 박상일 
강현주 권오한 김동희 김애자 김주영 김희탁 박상호 
강현주 권옥선 김동희 김연준 김주영 나경순 박선남 
강혜경 권옥이 김두년 김영길 김중희 나경순 박선옥 
강호태 권용구 김량희 김영모 김지희 나창훈 박성이 
강휘구 권용인 김명국 김영배 김진숙 남계현 박세원 
고경철 권    일  김명동 김영배 김진애 남시목 박송숙 
고경희 권재석 김명수 김영성 김진혁 남신혜 박송호 
고명희 권정희 김명숙 김영옥 김진협 남창모 박수경 
고민정 권지영 김명희 김영주 김진환 남현희 박숙자 
고봉진 권택진 김명희 김영주 김차금 남호득 박순현 
공두환 권평정 김명희 김영희 김창구 노경동 박순희 
공병태 권혁구 김명희 김영희 김창수 노대형 박승민 
공석분 권혁모 김미자 김영희 김창환 노복희 박승운 
곽현숙 권현하 김미정 김용수 김채술 도경환 박신영 
구자숙 권희경 김미현 김용진 김춘자 도영진 박연경 
권경미 금상권 김복란 김운호 김충일 라성희 박연미 
권경순 김갑연 김복만 김은정 김칠환 류승철 박영구 
권경임 김건학 김봉진 김은희 김태완 류우현 박영민 
권경자 김경미 김분홍 김은희 김태원 류정연 박용길 
권경조 김경숙 김상기 김은희 김태원 류진환 박용제 
권구석 김경숙 김상덕 김은희 김태한 류현수 박우순 
권남영 김경안 김상현 김은희 김헌택 마상용 박원식 
권덕하 김경현 김상호 김은희 김혁수 문명희 박은선 
권동헌 김경희 김석태 김    인 김현곤 문미숙 박은양 
박자영 서강영 손희락 양성학 이귀숙 이숙영 이준오 
박재영 서동국 송광덕 양순식 이규도 이순곤 이지은 
박재영 서동국 송대헌 양연모 이규중 이승원 이지현 
박재진 서문경 송봉기 엄옥자 이기호 이아영 이진숙 
박재홍 서상호 송순옥 예의순 이길자 이애경 이진자 
박정숙 서수복 송영애 오귀자 이난희 이영아 이진화 
박정유 서영철 송은숙 오범수 이남근 이영윤 이찬교 
박정홍 서옥란 송재춘 오상진 이도희 이영재 이    창 
박종린 서옥용 송해임 오윤희 이동남 이영주 이창락 
박종린 서은미 송혜숙 오태희 이동연 이영호 이춘영 
박종찬 서재관 신경희 오혜선 이동철 이영호 이춘재 
박중기 서정란 신남환 오희경 이    림 이영환 이한재 
박중희 서정숙 신동선 왕도해 이만호 이용기 이현옥 
박진희 서준석 신문숙 우계숙 이명숙 이용운 이현옥 
박창수 서중각 신연주 우상숙 이미란 이원민 이현우 
박창수 서헤레 신연희 우영임 이미숙 이원홍 이형균 
박태훈 서효경 신용숙 우영호 이미정 이유진 이형섭 
박현경 석문현 신재숙 우재찬 이미정 이윤규 이형진 
박현수 석실근 신정식 우현구 이미향 이은경 이호기 
박현옥 석왕근 신정원 원명철 이미화 이은정 이희정 
박형수 석지원 신정훈 원영민 이민영 이은정 임경숙 
박호식 석해철 신진섭 유영임 이병창 이은주 임경휘 
박홍열 석효성 신진섭 유영표 이부경 이은주 임난영 
박화순 설동진 심관섭 윤경자 이상동 이은향 임동향 
방은희 성강수 심명남 윤미영 이상동 이은희 임미경 
배경화 성외자 심유성 윤여표 이상범 이장춘 임승종 
배기태 성태자 안경숙 윤연자 이상준 이재건 임운진 
배명선 성팔경 안금희 윤영호 이상진 이재랑 임은하 
배선혜 소경섭 안도식 윤정란 이상호 이재병 임재덕 
배은숙 손감목 안병주 윤종세 이상훈 이재연 임재수 
배준성 손경옥 안인기 윤종필 이석영 이재영 임재홍 
배호식 손경춘 안인기 윤진태 이선경 이재영 임향수 
배희온 손명헌 안정미 윤태근 이선숙 이재욱 임현주 
백경미 손미현 안종모 윤형식 이선심 이재웅 장공주 
백서영 손수한 안준호 윤희달 이선희 이재익 장금희 
백인숙 손승철 안진희 이    일 이선희 이재춘 장덕영  
변경희 손연태 안창수 이갑형 이성교 이정원 장도순 
변권수 손준호 안춘화 이경순 이성우 이정자 장두환 
변선희 손진욱 안효순 이경식 이성자 이정자 장명숙 
변순섭 손충모 양덕환 이경재 이수란 이정희 장병직 
변정남 손현목 양명혜 이경희 이수선 이정희 장상동 
사기자 손효정 양상한 이경희 이수호 이주옥 장성덕 
장성두 정미현 채수옥 하상운 전용식 정현실 최윤호 
장세윤 정민환 채수진 하선희 전윤선 정희철 최은경 
장영숙 정봉석 천성옥 한경옥 전은심 조동흠 최은영 
장영하 정석기 최경혜 한성일 전인숙 조미숙 최은정 
장은영 정순택 최기식 한영선 전종태 조미영 최인해 
장재곤 정연희 최동삼 한재연 전화숙 조미자 최재국 
장정남 정영분 최명숙 한정복 정경숙 조석옥 최점숙 
장정식 정영선 최미경 한정훈 정기효 조성자 최지영 
장지혜 정영숙 최미옥 함재호 정남호 조승조 최진아 
장해청 정영순 최민교 허승희 정명화 조승태 최진혁 
장형민 정영희 최병만 허    신 정미애 조영미 최찬환 
장혜옥 정용만 최병열 허정숙 조현아 조영옥 최철영 
장호철 정우남 최성대 허태자 조현주 조윤정 최해준 
전경선 정일준 최수양 현정혜 조형순 조은영 최혜경 
전기락 정재령 최승선 홍경철 주산수 조은학 최효선 
전기현 정정은 최연호 홍경표 지승엽 조재희 최흔희 
전명호 정종섭 최영진 홍두준 지자영 조종희 최희옥        
전미영 정준모 최영철 홍승하 진석찬 조지호 최희정       
전병일 정하선 최우식 홍영자 진수영 조차숙 추선화       
전영애 정한영 최운락 홍효숙 진정숙 조창숙 추장웅        
전용례 정현숙 최원준 황    호 채동식 조충래 추헌호 
황은희 황근영 황대철 황덕수 황석종 황영미 황윤경        
황재건 황기일 황덕기 황사흠 황영돈 황옥주 황윤섭 
황재원 황정옥 

교사들은 이번 선언이 우리 사회에 남북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를 바라고 있다.

덧붙이는 글 남북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경북 교사선언
- 비록 험난하지만 평화의 길로 가야합니다 -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이 민족의 이름을 한껏 드높이던 순간, 우리는 두 소녀와 네 병사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녀들은 의정부에서 미군의 장갑차에, 병사들은 서해바다에서 동족의 총탄에 무참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들의 싸늘한 주검 앞에 우리는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을 고인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드릴 마땅한 위로의 말씀을 찾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그들이 짊어져야 할 죄가 무엇입니까? 다만 그들은 힘없어 분단되고 나라의 수도와 그 주변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그리고 동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서글픈 조국에 태어난 죄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들 앞에 떳떳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 교사의 평화에 대한 가르침이, 그들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가르침이 엄혹한 분단 현실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 젊은이들의 하나로 뭉쳐진 힘은 위대했습니다. 그들의 역동성과 민족애는 이전 선배들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밝고 희망찬 세상을 열어갈 자격이 충분합니다. 우리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분단된 조국, 동족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을 물려줄 수 없습니다. 애꿎은 죽음이 되풀이되는 절망의 조국을 물려주어서는 안됩니다. 

 소녀들과 병사들은 온몸으로 분단의 현실을 고발하였다 할 것입니다. 그들의 죽음은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가정의 행복이 얼마나 쉽게 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단체제가 극복되지 않는 한,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우리의 다가올 삶이 평화와 전쟁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불행한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 한 쪽에서는 북한에 대한 무력증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분노를 넘어 응징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쌓아 왔던 남북화해의 흐름을 거스르자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움직임을 단호히 반대합니다. 응징과 적개심은 상대의 응징과 적개심을 불러올 것이며, 결국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에게 남북간의 전쟁이란 승패를 가르기 이전에 이미 민족의 공멸을 불러올 뿐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포용은 북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북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월드컵 기간 중에 휴전선에서 남북의 병사들이 한 목소리로 응원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의 해설자가 남한을 응원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그들도 남쪽 동포의 승리를 민족의 승리로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랬습니다. 우리는 하나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린 소녀와 젊은 병사들의 죄 없는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그들의 죽음이 머뭇거리는 어른들에게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라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달라고 울부짖는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남북의 지도자들에게 호소합니다. 평화의 길로 가야 합니다. 물론 평화로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우리가 평화를 지키고 남북이 화해로 가는 길목에는 수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때로는 서로를 원망하며 때로는 배신감에 노여워할 때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길 이외의 선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어코 가야 할 길입니다. 그 길만이 살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길만이 우리 겨레의 미래를 보장받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마주합니다. 천진한 그들의 얼굴에는 어두움이 없습니다. 증오도 없습니다. 그들이 살아갈 내일의 조국은 통일된 조국이어야 합니다. 그들이 살아갈 세상은 평화로운 세상이어야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물려줄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서 물려주어야 합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시다. 오늘은 남북이 공동으로 자주적 통일을 이루자고 선언했던 7.4 남북공동선언이 30돌 되는 날입니다.

2002년 7월 4일

선언 교사 대표           
김윤근 (경주공업고등학교. 55세)
김창환 (용궁중상업고등학교. 54세)
배용한 (안동중학교, 51세)       
조영옥 (춘양중학교, 50세)  등 서명 교사  751명

강건숙 권명숙 김고정 김선명 김인섭 김현미 문숙향 
강경미 권미경 김광중 김선희 김인섭 김현수 문호준 
강귀희 권미숙 김귀순 김성대 김임곤 김현숙 문효균 
강남순 권미영 김규근 김성동 김자원 김현숙 민경배 
강래업 권병삼 김규봉 김성윤 김재남 김현식 민선우 
강명자 권복순 김금숙 김성점 김재선 김현식 민혜영 
강문석 권선자 김금숙 김성진 김재완 김현주 박경숙 
강미경 권선조 김기윤 김성진 김정근 김형섭 박경화 
강상호 권선희 김기활 김성태 김정미 김혜경 박근조 
강석순 권수진 김길호 김성하 김정복 김호일 박금련 
강성미 권숙정 김남천 김성훈 김정숙 김호춘 박기호 
강신명 권승자 김대신 김수연 김정식 김홍기 박두홍 
강은영 권영능 김대영 김수정 김정옥 김홍배 박만호 
강전호 권영능 김대학 김수철 김정용 김화자 박만호 
강정욱 권영범 김덕권 김숙자 김정화 김후남 박명숙 
강창묵 권영성 김동국 김숙희 김제호 김후식 박병수 
강태아 권영임 김동삼 김승희 김종귀 김흥식 박복희 
강해정 권오남 김동섭 김애숙 김종보 김희자 박상일 
강현주 권오한 김동희 김애자 김주영 김희탁 박상호 
강현주 권옥선 김동희 김연준 김주영 나경순 박선남 
강혜경 권옥이 김두년 김영길 김중희 나경순 박선옥 
강호태 권용구 김량희 김영모 김지희 나창훈 박성이 
강휘구 권용인 김명국 김영배 김진숙 남계현 박세원 
고경철 권    일  김명동 김영배 김진애 남시목 박송숙 
고경희 권재석 김명수 김영성 김진혁 남신혜 박송호 
고명희 권정희 김명숙 김영옥 김진협 남창모 박수경 
고민정 권지영 김명희 김영주 김진환 남현희 박숙자 
고봉진 권택진 김명희 김영주 김차금 남호득 박순현 
공두환 권평정 김명희 김영희 김창구 노경동 박순희 
공병태 권혁구 김명희 김영희 김창수 노대형 박승민 
공석분 권혁모 김미자 김영희 김창환 노복희 박승운 
곽현숙 권현하 김미정 김용수 김채술 도경환 박신영 
구자숙 권희경 김미현 김용진 김춘자 도영진 박연경 
권경미 금상권 김복란 김운호 김충일 라성희 박연미 
권경순 김갑연 김복만 김은정 김칠환 류승철 박영구 
권경임 김건학 김봉진 김은희 김태완 류우현 박영민 
권경자 김경미 김분홍 김은희 김태원 류정연 박용길 
권경조 김경숙 김상기 김은희 김태원 류진환 박용제 
권구석 김경숙 김상덕 김은희 김태한 류현수 박우순 
권남영 김경안 김상현 김은희 김헌택 마상용 박원식 
권덕하 김경현 김상호 김은희 김혁수 문명희 박은선 
권동헌 김경희 김석태 김    인 김현곤 문미숙 박은양 
박자영 서강영 손희락 양성학 이귀숙 이숙영 이준오 
박재영 서동국 송광덕 양순식 이규도 이순곤 이지은 
박재영 서동국 송대헌 양연모 이규중 이승원 이지현 
박재진 서문경 송봉기 엄옥자 이기호 이아영 이진숙 
박재홍 서상호 송순옥 예의순 이길자 이애경 이진자 
박정숙 서수복 송영애 오귀자 이난희 이영아 이진화 
박정유 서영철 송은숙 오범수 이남근 이영윤 이찬교 
박정홍 서옥란 송재춘 오상진 이도희 이영재 이    창 
박종린 서옥용 송해임 오윤희 이동남 이영주 이창락 
박종린 서은미 송혜숙 오태희 이동연 이영호 이춘영 
박종찬 서재관 신경희 오혜선 이동철 이영호 이춘재 
박중기 서정란 신남환 오희경 이    림 이영환 이한재 
박중희 서정숙 신동선 왕도해 이만호 이용기 이현옥 
박진희 서준석 신문숙 우계숙 이명숙 이용운 이현옥 
박창수 서중각 신연주 우상숙 이미란 이원민 이현우 
박창수 서헤레 신연희 우영임 이미숙 이원홍 이형균 
박태훈 서효경 신용숙 우영호 이미정 이유진 이형섭 
박현경 석문현 신재숙 우재찬 이미정 이윤규 이형진 
박현수 석실근 신정식 우현구 이미향 이은경 이호기 
박현옥 석왕근 신정원 원명철 이미화 이은정 이희정 
박형수 석지원 신정훈 원영민 이민영 이은정 임경숙 
박호식 석해철 신진섭 유영임 이병창 이은주 임경휘 
박홍열 석효성 신진섭 유영표 이부경 이은주 임난영 
박화순 설동진 심관섭 윤경자 이상동 이은향 임동향 
방은희 성강수 심명남 윤미영 이상동 이은희 임미경 
배경화 성외자 심유성 윤여표 이상범 이장춘 임승종 
배기태 성태자 안경숙 윤연자 이상준 이재건 임운진 
배명선 성팔경 안금희 윤영호 이상진 이재랑 임은하 
배선혜 소경섭 안도식 윤정란 이상호 이재병 임재덕 
배은숙 손감목 안병주 윤종세 이상훈 이재연 임재수 
배준성 손경옥 안인기 윤종필 이석영 이재영 임재홍 
배호식 손경춘 안인기 윤진태 이선경 이재영 임향수 
배희온 손명헌 안정미 윤태근 이선숙 이재욱 임현주 
백경미 손미현 안종모 윤형식 이선심 이재웅 장공주 
백서영 손수한 안준호 윤희달 이선희 이재익 장금희 
백인숙 손승철 안진희 이    일 이선희 이재춘 장덕영  
변경희 손연태 안창수 이갑형 이성교 이정원 장도순 
변권수 손준호 안춘화 이경순 이성우 이정자 장두환 
변선희 손진욱 안효순 이경식 이성자 이정자 장명숙 
변순섭 손충모 양덕환 이경재 이수란 이정희 장병직 
변정남 손현목 양명혜 이경희 이수선 이정희 장상동 
사기자 손효정 양상한 이경희 이수호 이주옥 장성덕 
장성두 정미현 채수옥 하상운 전용식 정현실 최윤호 
장세윤 정민환 채수진 하선희 전윤선 정희철 최은경 
장영숙 정봉석 천성옥 한경옥 전은심 조동흠 최은영 
장영하 정석기 최경혜 한성일 전인숙 조미숙 최은정 
장은영 정순택 최기식 한영선 전종태 조미영 최인해 
장재곤 정연희 최동삼 한재연 전화숙 조미자 최재국 
장정남 정영분 최명숙 한정복 정경숙 조석옥 최점숙 
장정식 정영선 최미경 한정훈 정기효 조성자 최지영 
장지혜 정영숙 최미옥 함재호 정남호 조승조 최진아 
장해청 정영순 최민교 허승희 정명화 조승태 최진혁 
장형민 정영희 최병만 허    신 정미애 조영미 최찬환 
장혜옥 정용만 최병열 허정숙 조현아 조영옥 최철영 
장호철 정우남 최성대 허태자 조현주 조윤정 최해준 
전경선 정일준 최수양 현정혜 조형순 조은영 최혜경 
전기락 정재령 최승선 홍경철 주산수 조은학 최효선 
전기현 정정은 최연호 홍경표 지승엽 조재희 최흔희 
전명호 정종섭 최영진 홍두준 지자영 조종희 최희옥        
전미영 정준모 최영철 홍승하 진석찬 조지호 최희정       
전병일 정하선 최우식 홍영자 진수영 조차숙 추선화       
전영애 정한영 최운락 홍효숙 진정숙 조창숙 추장웅        
전용례 정현숙 최원준 황    호 채동식 조충래 추헌호 
황은희 황근영 황대철 황덕수 황석종 황영미 황윤경        
황재건 황기일 황덕기 황사흠 황영돈 황옥주 황윤섭 
황재원 황정옥 

교사들은 이번 선언이 우리 사회에 남북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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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고, 교육청에서 '어공'으로 근무하기도 했고, 지금은 농사지으면서 유보통합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함을 물어보면 '참교육학부모회 자문위원'이라고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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