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서 <조선> 윤전기 빼라"

경기민언련 등, 15일 독립기념관 정문서 서명운동 전개

등록 2002.08.16 13:02수정 2002.08.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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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티조선과 경기민언련 회원들이 15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요구 시위'를 벌였다.

안티조선과 경기민언련 회원들이 15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요구 시위'를 벌였다. ⓒ 김용환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친일신문 조선일보의 윤전기를 철거하라"

광복52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천안 독립기념관(관장 이문원)에는 평일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15일 오후 독립기념관 입구 톨게이트에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이었으며, 경내에는 차량과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이날 독립기념관 입구에서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이색행사 하나가 펼쳐져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안티조선' 행사가 바로 그것.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모임(약칭 '조아세', 대표 임현구, ID 포청천, www.joase.org)과 경기민언련(상임대표 장문하) 소속 회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독립기념관 입구에서 서명운동과 전단지 배포, 선전활동을 전개했다.

이날 홍보활동의 초점은 친일행적 등 조선일보의 왜곡된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두 가지에 역점을 뒀다. 하나는 조선일보를 '민족신문'이라고 표기한 국사교과서 개정, 또 하나는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운동이다.

주최측은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친일신문 조선일보 윤전기'라는 제목을 단 전단지에서 "조선일보는 1937년부터는 매년 1월 1일 일왕 부부의 사진을 1면에 싣고 도저히 읽어주지 못할 정도로 미화 찬양하며 총독부와 합의폐간하던 1940년에는 아예 제호 위에 일장기를 올렸다"며 "친일에 앞장섰던 신문을 찍어낸 조선일보 윤전기를 당장 빼라"고 주장했다.

a 안티조선 회원들이 조선일보 윤전기에 안티조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안티조선 회원들이 조선일보 윤전기에 안티조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 김용환

이들은 또 일제 당시 조선일보 사주 방응모와 관련, "교과서에서 항일투쟁사를 쭉 기술하다가 '1933년 방응모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인정되기 시작했다' 등 그 뒤로 좋은 얘기만 써놓으니 누가 봐도 방응모는 독립운동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기민언련 장문하 대표는 "조선일보 윤전기는 일장기말소사건, 광주학생운동 등 항일운동 사례 등과 같은 공간에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조선일보 윤전기를 항일신문의 산 증거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이 윤전기는 독립기념관이 친일자료관을 만들 경우 그 곳으로 옮겨 전시해야할 대표적 물건"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조선일보 윤전기는 독립기념관 제6전시관(사회문화운동관)에 전시돼 있다. 이 윤전기는 독립기념관측이 조선일보측에 요청해 개관 당시부터 15년째 전시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경 행사주최측은 장문하 대표 등 10여명으로 항의단을 구성, 이문원 독립기념관 면담을 시도했으나 사전 약속이 없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항의단은 이 관장 항의방문에 앞서 제6전시관에 들러 조선일보 윤전기에 '안티조선'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이 관장을 대신해 항의단을 만난 이동언 학예실장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통해 그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히고는 "절차와 논의를 거쳐 철거문제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문제를 놓고 조선일보측과 안티조선 진영간의 논란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논란이 된 자료를 철거한 사례가 있어 독립기념관측이 이 윤전기를 계속 전시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관 초기 전시됐던 친일음악가 홍난파의 유품이 학계, 시민단체 등의 줄기찬 문제제기로 나중에 전시대에서 철거된 바 있다.

a 독립기념관 관람객들이 조선일보 반대 게시물들을 관심있게 읽고 있다.

독립기념관 관람객들이 조선일보 반대 게시물들을 관심있게 읽고 있다. ⓒ 김용환

한편 이날 '조아세' 등이 독립기념관 정문 입구에서 안티조선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 조선일보측은 모 기자를 통해 "왜 시위를 방치하느냐"고 독립기념관측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사주최측은 "정식 신고를 낸 집회였으며, 광복절에 조선일보의 친일행위를 알린 것은 어떤 광복절 행사보다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반박했다.

이날 주최측은 독립기념관 정문입구 다리 위 양쪽에 조선일보의 친일행적, 친일예술인들의 친일작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조선일보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전단 9천 매 정도를 돌렸으며, 2500여명의 서명을 받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독립기념관 이동언 학예실장은 16일 이 문제와 관련, 조선일보측을 방문, 이 문제와 관련해 상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측은 이에 대해 "15년간 전시해 온 것을 이제와서 철거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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