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우리도 버스 타고 싶다"

이동권연대 장애인들 서울시 사과 촉구 위한 '거리행진'

등록 2002.09.06 17:16수정 2002.09.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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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연대 소속 회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맨 앞쪽이 박경석 이동권연대 공동대표)
이동권연대 소속 회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맨 앞쪽이 박경석 이동권연대 공동대표)석희열

지난달 12일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동권연대는 6일 낮 서울 혜화동 4거리에서 '발산역리프트 장애인추락참사 서울시 공개사과 촉구를 위한 제17차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 행사를 진행하고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6일 낮 서울 혜화동 4거리에서의 거리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서울시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6일 낮 서울 혜화동 4거리에서의 거리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서울시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석희열
이동권연대 소속 장애인 30여명과 전학협(의장 윤수진 연세대총학생회장) 및 전국학생연대회의(의장 구정모 서울대총학생회장) 소속 대학생 등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12시30분 부터 진행된 이날 행사는 뇌성마비 장애인 문명동씨의 사회로 40분간 거리집회를 가졌다.

문명동씨가 절규에 가까운 몸짓으로 "장애인도 인간이다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구호를 따라 외치고 '장애해방가'를 함께 부르며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문명동씨
이날 행사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문명동씨석희열
문명동씨는 발언을 통해 "당당한 인격체로서, 당당한 주인으로서 세상에 나서기 위해 오늘 이자리에 나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장애해방을 위해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끝까지 싸우자"며 "얼마 전 이명박 서울시장이 '장애인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는데, 보니까 오히려 장애인들을 우롱하고 있었다"면서 "이명박 시장에게서 꼭 공개사과를 받아내자"고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단식 26일째인 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누구나 이용하는 지하철을 타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인간 취급도 안해주는 이 사회는 정말 어떤 사회이고, 장애인행사가 단순한 이벤트화 되어가는 이 사회는 또 어떤 사회인가"라면서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공개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한 걸음도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맞서 기필코 저들의 사과를 받아내자"며 결의를 다졌다.

"모든 장벽으로 부터의 해방을!" 이동권연대 소속 장애인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
"모든 장벽으로 부터의 해방을!" 이동권연대 소속 장애인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석희열

이날 행사에서 사회를 본 문명동씨가 진행 도중 몇 번씩이나 행사진행 콘티메모를 떨어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시내버스를 이용 광화문까지 이동했다. 광화문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 1개중대 병력이 시내버스에서 내리는 장애인들을 에워싸면서 시민과 학생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30분간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장애인들을 에워싸면서 학생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이 장애인들을 에워싸면서 학생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석희열

이들은 광화문에서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휠체어를 타고 거리행진을 벌이며 대국민 선전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이 길을 막고 나서는 등 잠시 대치국면이 벌어졌다.

이날 장애인들은 광화문에서 을지로 국가인권위까지 휠체어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날 장애인들은 광화문에서 을지로 국가인권위까지 휠체어 거리행진을 벌였다석희열
한편 이동권연대는 오늘 오후 일제히 서울시 시민자유토론방 게시판에 접속해 온라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또 7일 오후 7시에 국가인권위원회 단식 농성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버스를 타자'(제작 다큐인) 시사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장애인들이 버스에서(광화문) 내리자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다
장애인들이 버스에서(광화문) 내리자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다석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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