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태일의 꿈' 희망콘서트가 18일 밤 한양대 체육관에서 3시간 동안 펼쳐졌다이민숙
세대와 계층간의 공감대...나 전태일, 당신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오후의 햇살이 은빛으로 춤추던 1970년 11월13일 서울 청계천 6가 평화시장 구름다리 앞. 이날 1시부터 열기로 한 집회를 경찰과 시장 경비원들이 막고 나서자 5백여 명의 노동자들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워 경찰과 밀고 밀리는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오후 1시30분. 한 젊은 노동자가 온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성냥불을 당겼다. 순식간에 온 몸이 타오르는 불길 속에 휩싸인 청년은 근로기준법 책을 가슴에 꼬옥 안은 채 불길이 되어 뛰어오르며 절규하며 외쳤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꼭 돌아오겠다…."
그 뿐이었다. 22세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갔다. 그리고 32년이 흘렀다.
18일 오후 7시10분 한대 체육관. 빈 자리 하나없이 3천여 명의 청중들이 꽉 들어찬 무대 앞으로 '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깃발이 펄럭이는 가운데 노동자의 노래 '바위처럼'이 3천명의 대합창으로 불려지고 있었다. 전태일기념사업회와 한양대 법대학생회 공동 주최 <열린 세상을 위한 희망콘서트 '전태일의 꿈'>은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