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개방 반대 농민대회 지지한다"

13일 농민대회 앞두고 지역 34개 시민사회단체 지지 회견

등록 2002.11.11 14:19수정 2002.11.11 15:3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는 13일 서울에서 치러질 예정인 전국농민대회와 관련, 행사 주최측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이 30만 명의 농민들이 모은다는 계획을 세워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민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농민대회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마이뉴스 이승욱
오늘(11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대구여성회 등 지역 34개 시민사회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쌀개방을 반대하고 전국농민대회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004년부터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라는 WTO의 요구에 정부는 협상도 하지 않고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식량은 안보이며 주권인데도, 정부가 이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쌀 수입과 농업파탄이 우리에게 가져올 미래는 끝없는 고통뿐"이라며 "농민은 도시빈민으로, 농업은 타격을 입고 산업전반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노동자, 농민, 빈민, 지식인, 종교인 등 모든 국민이 식량주권을 사수하기 위한 항쟁의 길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고 밝히고, 오는 13일 농민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비쳤다. 또한 "(우리는) 쌀 개방을 단호히 반대하며 대통령 선거에서도 쌀개방 반대를 위해 투쟁하고, 새정부가 들어서도 쌀개방 반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농민회경북도연맹 석성만 부의장은 "최근 농민들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면서 "이번 농민대회를 통해 농업을 살려내는 불씨가 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의 협조를 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북도연맹은 대구경북지역에만 5만명의 농민들이 참석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관계자들은 "농번기라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참여율은 현재의 분위기로 봤을 때 목표치보다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연맹은 한농연 등 다른 농민단체 회원들의 참여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쌀개방을 반대하며, 전국농민대회를 지지한다"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 농민대회 지지 기자회견문

2004년부터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라는 WTO의 요구에 정부는 협상도 하지 않고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식량은 안보이며 주권인데도, 정부가 이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를 분노케 하는 것은 정부가 협상도 하기 전에 식량주권을 포기했다는 사실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주권을 지키기위해 앞장서야 할 정부가 협상도 하기 전에쌀의 전면개방을 현실로 받아들인 것은 정부의 권한과 의무, 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쌀 수입과 농업파탄이 우리에게 가져올 미래는 끝없는 고통뿐인 것이다. 수백만 농민이 농토를 떠나 도시빈민으로 전락할 것이고, 농업관련 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것은 산업전반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이다. 실업자는 대폭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농지가 이 땅에 선사한 환경보호의 역할도 이제 끝나는 것이다.

더없이 우리에게 암울한 것은 주권의 문제다. 우리가 먹어온 쌀과 동일한 품종의 쌀을 생산하는 지역은 세나라 뿐이라는 점에서 농업이 파탄난 이후에는 식량수급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목숨줄을 남의 나라에 내놓은 셈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라! 구한말 일제에 의한 쌀개방 정책, 미군정에서의 쌀 공출은 민중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우리 민족은 식민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다. 잘못된 쌀 정책과 농업의 파탄은 민중에게는 한없는 고통을, 우리 민족에게는 불행을 안겨다 주었음이 역사가 웅변해주고 있다.

목숨 줄을 남에게 내맡긴 채 겪는 고통은 미래도, 희망도 없는 고통이다. 쌀 개방으로 인한 민족의 재앙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온 국민이 떨쳐나서야 한다. 노동자, 농민, 빈민, 지식인, 종교인 등 모든 국민이 식량주권을 사수하기 위한 항쟁의 길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 11월 13일 농민대항쟁은 농민들만의 투쟁이 아니다. 식량주권을 사수하려는 애국적인 투쟁이다. 민족과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게 될 정당한 투쟁이다.

우리는 천명하건데, 11월 13일 농민대항쟁을 지지한다. 또한 농민들과 투쟁을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천명하건데 쌀개방을 단호히 반대하며, 대통령 선거에서도 싸개방 반대를 위해 투쟁할 것이고, 새 정부가 들어서도 쌀개방 반대를 위해서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천명하건데, 온 국민과 함께 민족과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항쟁에 나설 것이다. 어떠한 정부도 식량주권을 사수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우리는 투쟁할 것이며, 그 투쟁이 시작되었음을 천명한다.

2002년 11월 11일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 일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