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승욱
최근 대선 초반 레이스 중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전 청장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인사들까지 찾아와 곤혹스럽다"는 말로 고뇌하는 심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중앙집권적, 보스정치 등의 폐해를 낳고 있는 기존 정당으로 입당은 신념과 맞지 않다"는 말로 입당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노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선언이 (노 후보의 인기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혹 부정적인 의미로 왜곡될 여지도 있어 공개적인 지지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애초 노 후보 지지를 확인하면서 공개적인 입장 표명에는 유보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런 이 전 청장의 '미온적인' 태도가 계속되자 일부에서 "지역 정서를 너무 눈치보는 기회주의적인 태도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지지선언을 통해 정치적인 '모험'을 선택했다. 이 전 청장은 일단 민주당 입당이 아닌 노무현 지지선언를 선택했다.
이 전 청장은 이점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지선언은 입당과는 다른 문제이며 입당 문제는 소신대로 처리해갈 것"이라고 민주당 입당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지지해준 많은 대구시민들에게 대선과 관련해서는 답변을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이며 그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어떻든 이번 이 전 청장의 '노무현 지지'로 인해 민주당은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6%에서 13% 가까운 지지율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이 전 청장을 도왔던 이 캠프 인사들이 자발적인 판단에 따라 노 캠프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조직력 확대도 민주당으로서는 이득인 셈이다.
'노풍+용풍', 대구에 새로운 바람되나
권기홍 대구시선거본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구청장은 대구의 새로운 정치를 담보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이 지역의 상황으로서는 용기있는 결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적인 (새로운 정치) 흐름에서 아직도 궤를 달리하고 있는 대구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이 전 청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예측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상 반DJ, 반민주당 정서가 강한 대구지역의 흐름을 이 전 청장의 노 후보 지지가 뛰어넘을 수 있느냐는 것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지역 정서가 워낙 반 민주당이다 보니 무소속으로 시장 선거를 치른 지방선거 당시와는 달리 이 전 청장의 지지가 실제 '노무현 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특히 이번 정치적 '커밍아웃'으로 정치적인 행보를 가려는 이 전 청장이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청장은 한 측근은 "지역 정서상 이 전 청장의 선택이 그동안 그를 지지했던 지지층의 대다수 이탈을 낳을 수도 있어 개인적인 타격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후보 지지' 커밍아웃, 지역정서에 발목 잡힐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