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보호 '검투사'에서 '감시자'로
의회도 개혁세력이 장악해야 한다"

[인터뷰] 김원웅 개혁국민정당 의원

등록 2002.12.23 10:00수정 2002.12.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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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직후 김원웅 개혁정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개혁정당은 야당의 길을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기간 동안 '공조'를 했던 민주당과 철저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대선직후 김원웅 개혁정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개혁정당은 야당의 길을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기간 동안 '공조'를 했던 민주당과 철저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12월 19일, 21세기 첫 대통령 선거가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개혁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이른바 '세대대결'로 정의된 이번 선거의 큰 특징은 동원되지 않은 자발적 시민들이 직접 나서 '정치 혁명'을 이뤘다는 점. 특히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승리를 이끌어낸 세력은 노사모뿐만이 아니다. 16대 대선을 몇 개월 앞두고 창당된 '개혁국민정당(이하 개혁당, 대표 유시민)'은 민주당의 '협력 정당'으로서 이번 승리에 큰 힘을 보태줬다.

노 당선자가 19일 승리 직후 민주당에 이어 개혁당을 찾아 "동지들께 감사한다"고 인사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처럼 정강과 정책, 조직이 완전히 다른 '공당'이 당 조직을 유지하면서 다른 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것은 한국 정치사에 전무한 일. 때문에 대선이 끝난 현재, 개혁당의 '앞길'은 사람들의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개혁당은 진정한 야당의 길을 가야할 것"

지난 11월 25일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하고 개혁당에 합류한 김원웅(대전시 대덕구) 의원은 이에 대해 "개혁당은 이제부터 진정한 '야당'의 길을 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대선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개혁당은 우리 정치권의 '반칙'에 맞서 노 당선자를 보호하여 싸우는 '검투사' 역할을 해 왔지만 지금부터 '감시자' 역할로 돌아설 것"이라며 "노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기 전과 후의 행동이 일관된지 아닌지를 감시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김 의원은 "노 후보의 당선으로 개혁세력이 행정권력은 장악했지만, 의회권력은 여전히 수구세력인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다"며 "의회권력도 개혁세력이 장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혁당은 이를 위해 오는 2004년 원내 제1당을 목표로 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고양 덕양갑 지역구 보궐선거에 후보를 세울 예정이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가 승리한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는가.
"노 당선자의 승리는 곧 20세기 낡은 정치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그 동안 맞아 떨어졌던 수구세력의 여러 가지 논리들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구세력은 '여중생 사망사건'을 냉전논리로 제압하려고 시도했지만 시민들은 촛불시위로 그 시도를 무력화시켰다. 이른바 '조중동'은 언론의 독과점을 이용해 여론을 창출한다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역시 무력화시켰다. 또 '1인 맹주정치'에 의한 일사불란한 조직, 돈 선거는 순수한 자원 봉사원들에게 무력화됐다."

- 노 당선자와 민주당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지금부터가 새로운 출발점이다. 우리는 현재 우리에게 다가올 적나라한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노무현 정부가 얼마나 시대정신에 부합하느냐가 문제다. 낡은 정치의 댐은 무너졌지만, 제대로 된 물길을 잡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공작과 매수'에 의한 것이 아닌 정계 개편 필요"

-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가.
"노 당선자의 승리로 개혁세력이 행정권력은 장악했지만, 의회권력은 여전히 수구세력인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로 어렵겠지만, 노 당선자는 이런 상황을 직접 국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돌파해야 한다. 2004년 총선에서는 개혁세력이 의회권력을 장악해야 한다. 아울러 공작과 매수에 의한 것이 아닌, 시대적 요구에 따른 방식의 '정계 개편'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선거 기간 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개혁당과 민주당의 관계는.
"지금은 승리에 도취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전과 당선 후가 달라지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우리의 노 당선자 지지는 조건 없는 지지였고, 때문에 개혁당은 이제 진정한 야당의 길을 가야 한다. 대선 전까지는 정치권의 '반칙'에 맞서 노 당선자를 보호하며 싸우는 '검투사'였지만 이제는 '감시자' 역할로 돌아설 것이다."

- 개혁당이 가진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일단 조직건설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각지에 지구당을 창당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연말 당 핵심일꾼 500명이 참가하는 '핵심일꾼 워크샵'을 준비중이다. 여기서 정책과 조직을 정비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또 오는 2004년 원내 제1당 건설을 목표로, 내년 초 보궐선거가 있는 고양 덕양갑 지역구에 후보를 내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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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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