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정균환 총무 "철부지 같은 행위"
살생부에 '역적중의 역적'으로 분류된 의원들은 대체로 내심 불쾌감을 표하면서도 특별한 대응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는 17일 오전 교통방송 '굿모닝 서울'에 출연해 "예를들면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가 천백만이 넘지만 그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며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많이 한 사람도 있고 소극적으로 그보다는 적게 한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가려서 그런 것을 만들었다는 것은 어린애 같은 철부지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박양수 의원도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당선자가 임명한 조직특보이고 조직특보를 밖으로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선거전부터 활동을 해 왔다"면서 "밖으로 나타나지 않는 활동을 하다보니 편견과 감정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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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의원은 "살생부는 노사모 사이트에 올라온 것으로 누가 작성한 것인지 모르고 당선자와도 관계가 없기 때문에 조용히 해결하려 한다"며 명예훼손 등의 대응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국회 정보위 업무로 해외출장중인 박상천 의원쪽은 "의원님이 현지에서 한국언론을 보고계시므로 알고는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3등 공신으로 지목된 장영달 의원은 농담 투로 "나도 1등 공신에 해당할 만큼 했는데 잘못 알려진 것같다"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살생부가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자 장전형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을 내어 "명예를 먹고사는 정치인으로서 치명적일 수 있다"며 작성자와 네티즌들의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이어 "정도와 농도의 차이는 있었겠으나 우리당 소속의원과 당원들은 모두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대선에서 승리했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화합이며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 잘 아는 인사가 '자유롭게' 작성한듯
이 '살생부'는 민주당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인사가 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살생부' 작성자가 민주당에 근무중인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작성자가 누구인지 당 지도부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고위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의뢰한다든가 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살생부'는 정교한 보고서 형태의 형식을 갖춘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의 판단과 느낌을 적은 정도다. 또 대상인물에 따라 평가의 길이도 들쭉날쭉이다.
김근태 의원(서울도봉)은 "판단유보. 알수없음", 김경재 의원(전남순천)은 "특1등공신, 말이 필요없음", 김옥두 의원(전남영암)은 "긴말이 필요 없다.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어야 함"이라고 짧게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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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성호 의원(서울강서)에 대해서는 "역적은 아님. 그럼에도 나는 이번 선거기간 내내 김성호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음. 그 이유가 무엇인가? 젊은 소장파로서 임종석이나 송영길 정도의 활동을 했어야 옳았다. 그 내막은 좀더 알아봐야 할 것 같으나 김근태, 김영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국회활동은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 봐 줄만함"이라고 길게 평했다.
또 유용태 의원(서울동작)에 대해서는 "역적, 노무현 후보를 가지고 놀았다. 사무총장으로서 후보사무실 집기 들여놓는데도 20여일이나 걸리게 만들었다. 이제 와서 특별당비 5000만원을 낸다고 용서받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적었고 한화갑 대표(전남목포)에 대해서는 "오락가락행보. 백지신당파문. 최후의 만찬파문. 정말이지 안개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노무현 후보의 애를 태웠다. 막판에는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좀 도와주었지만 그의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명예롭게 2선으로 물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 살생부는 특1등공신(19명), 1등공신(10명), 2등공신(16명), 3등공신(17명), 역적(21명), 역적 중의 역적(3명), 판단유보 및 기타(8명) 등으로 분류돼 있다. '역적 중의 역적'으로는 박상천, 박양수, 정균환 의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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