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와 편집자는 '동지'입니다"

[인터넷 신문, 시민기자 그리고 대안언론] ①
오마이뉴스 · 하니리포터 편집자 인터뷰

등록 2003.01.24 16:52수정 2004.02.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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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이인향, 이윤원, 이호찬, 오용석(오마이뉴스 기자만들기 16기)
취재: 이인향, 오용석


지난 대선 이후 연일 상종가를 달리던 인터넷 언론매체가 때아닌 '앙마' 한파를 맞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촛불시위 최초 제안자로 잘 알려진 '김기보'씨가 자가발전식으로 기사를 썼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매체 싸움에 시민기자 등 터질라

지난 대선 때 인터넷 언론과 시민기자에게 여러모로 참패를 당한 보수언론과 그 논객들이 '앙마'사태를 두고 가만히 있을리 없다. 대선 막바지에 '딴죽' 한 번 걸어보았다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동아일보>를 비롯해 모든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팔을 걷어붙이고 인터넷 언론의 신빙성과 시민기자단의 자질론에 시비를 걸었다.

'인터넷 언론매체와 시민기자단의 도덕성, 윤리성에 문제가 심각'하다며 연일 자사의 사설이나 기획기사를 통해 융단폭격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울고 싶은 놈 뺨 때렸다'는 식이다.

물론, 인터넷 언론매체들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인기협)와 각종 인터넷 언론매체들은 '한 시민기자의 일시적 실수를 전체 인터넷 언론의 문제로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나름대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

'도대체가 믿을 만한 구석이 없다'고 주장하는 측과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측의 입씨름이 한창이지만, 선뜻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힘들다. '앙마'사태를 빌미로 벌어지는 인터넷 언론과 보수언론의 한판 '힘겨루기'가 이번 사태의 본질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앙마'가 쏘아올린 신호탄

2000년 이후 시민기자단은 급격한 양적 팽창을 이루며 대안언론운동의 '핵심인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 언론을 논할 때 항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경우 현재까지 2만2000여 명의 '뉴스게릴라'를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또한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하며 3년여 동안 대안언론의 한 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인터넷 한겨레>에도 3000여 명의 '하니리포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물론, 양쪽 매체에 가입해 중복되는 시민기자 회원도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민기자의 수가 2만이냐 3만이냐를 가지고 양적 팽창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인 중앙일간지의 경우에도 지방 주재기자들은 대개 2∼5명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오마이뉴스>의 경우 경기도에만 2800여명, <인터넷 한겨레>의 경우 부산에만 200여 명의 시민기자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민기자단의 양적 성장에서 나오는 뉴스 생산력의 확대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시민기자단의 양적 팽창은 그들이 생산하는 기사량의 폭증으로 이어진다. <오마이뉴스>의 경우 하루 170∼180여 개의 기사가, <인터넷 한겨레>의 경우 하루 50∼60여 개의 기사가 송고되고 있다.

물론, 기자회원이 중복되듯 하루에 보통 3∼5건 정도의 기사가 양쪽 모두에 게재된다고 한다. 여기에 기사로서 빛을 못보게 된 기사들까지 합쳐 많게는 하루 10건 이상이 중복된다 하더라도 최소 100∼120개의 새소식이 시민기자의 '클릭'을 통해 편집시스템으로 넘겨진다고 보아야 한다.

'자식 많은 집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인터넷 언론에 기사를 송고하는 시민기자가 2∼300여 명에 머물렀던 인터넷 언론 태동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앙마'사태의 본질은 양적으로 성장한 시민기자단과 그들이 생산하는 기사가 이제는 질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기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언론매체들이 좀더 체계적인 편집기준과 검증단계를 준비하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될 시점에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인터넷 언론에 대해 궁금한 몇가지

자신의 글로써 다른 이에게 소중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대중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하나둘 시민기자단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런 시민기자들은 누구의 도움을 얻어, 어떻게, 어떠한 제도적 보장 아래서 가치있는 '뉴스메이커'들로 성장할 수 있을까?

보수언론들이 인터넷 언론에 딴지 걸 때 즐겨쓰는 메뉴가 바로 '리플'이다. 리플은 실로 제 이름 석자 떳떳하게 안 밝히는 익명성의 우산을 쓰고 언어폭력과 테러를 일삼는 정보사회의 쓰레기인가? 아니면, 쌍방향성을 특징으로하는 인터넷 언론에 있어서 또 하나 언론문화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일까?

얼마전 <오마이뉴스>가 흑자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대다수 인터넷 언론매체의 주머니 사정은 그다지 넉넉해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 한겨레>의 경우 그나마 유지되던 '원고료지급'제도를 작년 12월을 끝으로 마감해야 했다.

아울러, 대개의 인터넷 언론매체들이 자체조달한 자금과 후원금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매체의 탄탄한 수익성 유지는 시민기자단에 대한 처우개선의 문제에서부터 기사를 수록할 수 있는 공간의 확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선뜻 대안이 떠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시민기자들이 만들어 내는 언론을 '대안언론'이 아닌 종이신문의 '보완언론'이라고 부르는 비아냥도 있다. 뉴스를 담아내는 매체가 주인이 것이 아니라 뉴스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시민기자가 주인되는 대안언론은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른바, 출입처가 활개치는 취재환경 속에서 게릴라식 취재에 나서는 대안언론매체 기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일까?

이 글은 이처럼 '인터넷 신문과 시민기자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돼, 인터넷 언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그들이 대안언론과 대안언론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출발선상에서 쓰여진 기사이다.



생나무를 위한 세레나데

"왜 생나무인가요?"
김경년 기자(오마이뉴스 편집부장)는 이 말을 들을 때가 제일 난처하다.

"원고료를 지급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보내주시는 글에 비하면 제대로 대접 한 번 못해드리는 것 같아서 항상 미안하죠. 더군다나 전부 기사로 실어주지도 못하니까."

김 기자는 시민기자들이 보내주는 글을 단순한 '기사거리'로만 여기지 않는다. 하룻 170∼180건이 넘게 송고되는 기사들은 시민참여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자,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니리포터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백종호 기자(인터넷 한겨레 뉴스부)가 기사채택의 가장 큰 판단기준으로 보는 것은 다름아닌 글의 논리다. 때문에 논리적이지 못한 신변잡기를 써놓고 '왜 비게재냐'고 묻는 건 백 기자 입장에서 볼 때 적반하장일 수도 있다. 만약, 후배 직업기자들이 따졌다면 '이것도 기사야?'라고 성질 한번 부렸을 법한 일이다. 하지만 시민기자들에게는 선뜻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자기 시간을 쪼개서 취재하고 사진도 찍어서 기사를 보내주시는 정성 때문입니다. 안한다고 누가 욕하는 것도 아닌데. 답답한 언론을 바꿔보겠다는 자발적 의지잖아요."

'비게재'는 전쟁방지용?

백종호 기자는 하니리포터와 편집자는 같은 일을 하는 '동지'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주류언론이 왜곡시켜 놓은 언론환경을 바로잡기 위해 한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들도 수틀리면 종종 밥상을 뒤엎는 일이 있다. 하물며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사람이 '왜 내 글을 안 실어주냐'며 괜한 화풀이를 해대면 당혹하지 않을 편집자가 어디 있겠는가?

"어떤 날은 하루에 10통 넘게 항의전화를 받기도 해요. 솔직히 심하게 다툴 때도 있어요. 애써 쓴 기사가 채택 안되면 마음 상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인터넷 한겨레>에 하니리포터로 등록한 시민기자는 대략 3천명 정도다. 이들이 하루에 송고하는 글은 보통 5∼60건에 이른다. 그중에 10∼14건이 기사로 빛을 보게된다. 평균 5:1이 넘는 경쟁을 치르는 셈이다. <인터넷 한겨레>에 기사가 게재되려면 가능한한 육하원칙을 지키면서 허위사실이나 인신공격과 같은 내용이 없는 글이어야 한다. 여기에 생생한 소식이면서도 공동체 삶과 끈끈하게 연결될 '가치'가 높은 3∼4개의 기사는 'TOP'면에 배치된다.

"아직도 하루에 2∼3건 정도는 터무니없는 기사가 올라옵니다. 너무 일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 글들을 걸러내는 작업이 바로 편집이라고 생각해요. '비게재'가 없다면 전쟁이 날지도 몰라요."

백 기자는 <인터넷 한겨레>에 기사를 올리는 것과 여느 홈페이지 게시판에 아무렇게나 글을 쓰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일방적 편견과 근거없는 의혹의 글을 도배하고 다니는 것은 언론활동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사쓰기'란 일상에서부터 사회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가치'를 부여해나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들의 순수한 자유경쟁은 보장하되 언론이라는 일정한 테두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소한의 편집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민기자의 글이 정식기사(잉걸)가 되느냐에는 편집자의 주관이 전혀 개입되지 않아요. 6하원칙을 갖춘 상태에서 사실왜곡이나 명예훼손의 우려가 없는 모든 글이 정식기사가 될 수 있으니까요. 편집자의 주관은 기사를 얼마나 주요하게 배치하느냐를 결정할 때만 개입될 뿐입니다. 그러나, 시민기자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기사를 써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오마이뉴스> 김경년 기자는 편집자의 주관에 의해 생나무와 잉걸이 결정될 가능성에 대해 단호하게 반박했다.

'뉴스게릴라'로 가입한 기자회원이 2만2000명을 넘어선 지금 김 기자는 다른 고민에 빠져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기자회원들의 글을 어떻게 해야 보다 잘 대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a 시민기자 회원관리에 대해 설명중인 오마이뉴스 김경년 편집부장.

시민기자 회원관리에 대해 설명중인 오마이뉴스 김경년 편집부장. ⓒ 오용석

"시민기자의 기사를 톱이나 서브등 주요기사에 최대한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상근기자의 비중있는 기사들이 많이 실리면서, 시민기자들이 소외받는 게 하닌가 하는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하루 평균 편집부로 송고되는 기사는 170∼180건에 이른다. 이중 상근기자가 쓰는 기사는 30여 건.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새소식 중 80% 이상을 시민기자가 맡고 있는 셈이다. 톱에 실리는 7개의 기사 중 시민기자가 작성한 기사는 보통 2-3개 정도이다.

<오마이뉴스>는 현재 30여명의 상근기자를 두고 있다. 창간당시 4명으로 시작한 것에 비하면 7∼8배가량 늘어난 숫자다. 시민기자제와 별도로 상근기자를 운영하는 것은 시의성을 다투는 사안에 대해 기동성있는 취재를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대선과 같은 사안이 떠오를 경우 상근기자들이 작성한 밀착취재나 심층분석형 기사를 주요하게 배치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편집결과일 것이다.

"시민기자나 상근기자의 기사 모두가 똑같은 편집단계를 거칩니다. 상근기자의 기사라고 해서 별도로 고려하지는 않습니다. 편집부 검토없이 올라가는 상근기자의 기사는 '한줄뉴스' 뿐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송고된 모든 기사는 편집부 기자 4명의 1차 검토를 통해 '잉걸-서브-톱'의 각 단계별로 추천을 받게 된다. 이중 '톱'과 '서브'에 추천된 기사는 부장과 편집국장이 2차 검증과정을 통해 선정한다.

상근기자의 기사든 시민기자의 기사든 '생나무'에서부터 톱까지 모두 공정한 경쟁을 치른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민기자는 어디까지나 아마추어다. 프로기자와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시작해야 하는 '100m 달리기'는 애당초 불공정한 경기일 수밖에 없다.

결국, 편집부가 시민기자들의 기사들을 보다 많이 배치하려고 하는 이유는 시민기자단이 갖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배려인 것이다. 비록 공정한 경기라 하더라도 상근기자의 기사가 지속적으로 주요면을 독식하게 될 경우 시민기자들은 기사작성에 대해 의욕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시민기자제와 직업기자제를 병행하면서 연출된 '딜레마'의 한 장면인 셈이다.

무림의 고수를 위한 지원사격

"날마다 무림의 고수를 만나는 기분입니다. '톡톡'튀는 사고와 생생한 사실감이 넘치는 기사를 보면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백종호 기자는 직업기자이자 편집장인 자신조차 종종 놀랄 정도로 좋은 기사를 보내주는 시민기자들이 많다고 했다. 문체가 깔끔하거나 기사가 남달리 재미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성언론사 소속 직업기자들은 정해진 출입처와 폐쇄된 기자실 그리고 편집부의 상명하달식 취재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광고수입에만 80% 이상을 의존하는 수동적 수익구조를 지닌 언론사가 돈이 될만한 '이슈'로만 기자들을 내몰면서 빚어진 취재관행의 결과다.

a '무림의 고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하니리포터 백종호 편집장.

'무림의 고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하니리포터 백종호 편집장. ⓒ 오용석

시민기자들은 그로부터 자유롭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듯 사회변화의 틈새 여기저기에서 공유가치가 높고 진솔한 이야기를 기지 넘치는 글로 집어낼 수 있다. 백 기자가 말하는 무림의 고수란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취재문화를 누리며 상업성에 오염되지 않은 기사를 써보내는 하니리포터들이다.

"영화.문화.스포츠 같은 섹션별 오프라인(off-line) 편집모임이나 지역별 모임도 시도했었죠. 하지만 지속적으로 모임을 유지하는 데에는 모두 실패했어요. 다른 무엇보다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인터넷 언론 태동기에 200∼300명 안팎이던 시민기자들은 이제 2∼3만명에 이른다. 숫자가 100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시민기자층도 다양해졌다. 그 안에는 윤근혁(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씨나 남경국(하니리포터)씨와 같은 '고수' 시민기자로부터 기사 한편을 애써 올리고 '생나무만'은 아니기를 기도하는 '수련생' 시민기자도 있다. 하지만 고수들이 내공을 키워가고, 무예의 대를 이어야할 수련생들이 열심히 기량을 연마할 '훈련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터넷 한겨레>가 지닌 인적.물적 지원기반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하니리포터의 글을 편집하고 취재를 지원하는 편집진은 2명뿐이다. 편집기자 1명이 하니리포터 1500명을 상대해야 한다. 물적인 지원기반도 매한가지다. 기사 1편 당 1∼2만원 사이로 지급되던 원고료 지원제도도 지난 12월부로 폐지됐다.

인적.물적 지원기반이 허약하다는 현실은 '커뮤니티(community)' 형성과 유지에도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니리포터들의 경우도 편집장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수준이다. '커뮤니티'라는 공론의 장을 갖지 못한 수많은 하니리포터들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활동을 멈추고 만다. 3000여명의 하니리포터중에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이 3∼400명에 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정은 <오마이뉴스>도 비슷하다. 기사작성과 편집과정에서의 쌍방향성은 인터넷 언론이 종이신문에 비해 갖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오마이뉴스>에 '공개편집회의' 제도가 설치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회원이 취재원 확보와 같은 구체적 지원을 요청하거나 편집부가 시민기자에게 기사작성을 의뢰하는 등 적극적 편집회의의 기능은 다소 미흡하다. 대부분이 단순히 오자나 사진 수정과 같은 소극적 의미의 편집회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시간으로 대화로 진행될 수 있는 공개회의가 온라인상에서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게릴라의 커뮤니티 형성은 시민기자 재생산과 기사의 질적향상을 이끌 중요한 장치다. 하지만 최대 시민기자 회원 수를 자랑하는 <오마이뉴스>에서도 현재 운영중인 시민기자 모임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광주전남을 비롯해 6개의 지방판을 두고 있지만 지역 시민기자들의 모임이 구성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450여명이나 배출된 '기자만들기' 출신 시민기자들도 대부분 단독 게릴라로만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시민기자 모임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기사의 소재개발과 질향상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오마이뉴스>가 짊어지게 된다. 인터넷 언론매체가 시민기자들에게 그룹별 수준에 맞는 '눈높이' 지원과 커뮤니티로 연결해줄 '맞춤'지원에 나설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나눠가져야 할 절반의 몫

백종호 기자와 김경년 기자는 '시민기자들에게 엄청난 특종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아마추어 기자로서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 말이다. 특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기자로서 지녀야할 바른 자세다. 근거없는 허위기사나 일방적으로 편향된 기사는 지양해야 한다는 '기사쓰기' 태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시민기자들이 스스로 의식을 전화해야할 보다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인터넷 언론매체를 단순히 자신이 쓴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 도구나 수단으로만 여기는 매체에 대한 '무책임성'을 버려야 한다.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책임있게 작성하는 것만큼 매체의 운영과 문제점에 좀 더 책임지는 태도를 갖는다면 기사의 질적향상 문제는 절반 이상 풀어낸 숙제가 될 것이다. 물론 그 나머지 절반은 인터넷 언론매체의 몫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시민기자 그리고 대안언론' 연재기사의 첫번째 기사이다. 기사중에 언급된 윤근혁씨와 남경국씨와의 인터뷰는 다음 기사에서 소개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시민기자 그리고 대안언론' 연재기사의 첫번째 기사이다. 기사중에 언급된 윤근혁씨와 남경국씨와의 인터뷰는 다음 기사에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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