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관객이 보면 살아난다"

[인터뷰] <더 플레이>의 연출 겸 배우 김장섭

등록 2003.01.29 03:20수정 2003.01.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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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공연 후 사인회에서의 김장섭씨.

공연 후 사인회에서의 김장섭씨. ⓒ 한상언

소극장에서 시작해 무대를 옮겨가며 진화 발전하고 있는 창작 뮤지컬이 있다. 작년 한국뮤지컬대상 5개 부문을 석권한 <더 플레이>가 바로 그 공연이다. 이 작품은 1999년 <오! 마이 갓스>로 시작해서 <갓스>, <더 플레이>로 규모를 늘리고 무대를 충실히 해가면서 시의 적절한 소재로 매 공연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 플레이>의 연출을 맡은 김장섭은 2000년부터 연출을 이어 받아 이 작품을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그는 <더 플레이>의 주인공 ‘갓스’로도 출연해 연출력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으며 뮤지컬계의 차세대 리더로 떠올랐다. 그는 현재 <더 플레이>와 <사랑은 비를 타고>의 동욱 역으로 두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2003년 1월 27일 오후 9시 30분, 알과 핵 소극장에서 <사랑은 비를 타고>의 공연과 사인회를 마친 김장섭과 만나 <더 플레이>와 <사랑은 비를 타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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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언

- 2002년 한국뮤지컬대상 5개 부문을 석권한 <더 플레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더 플레이>는 1999년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시작한 <오! 마이 갓스>라는 창작 뮤지컬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이버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크게 세 개의 에피소드로 되어있는데 악당 갓스와 주인공 지니가 게임의 지존을 가리기 위해 승부를 벌이는 내용이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를 통해서 시의 적절한 문제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 <더 플레이>에서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했는데 어떤 계기로 그렇게 하게 되었는가?
"본의 아니게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하게 되었다. 원래는 유준상씨가 ‘갓스’역을 맡기로 했는데 공연시작 한달 전 갑자기 방송출연이 결정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가 ‘갓스’ 역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무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조망할 수 없기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으나 원채 배우들 간에 호흡이 잘 이루어져 지금은 연출보다 연기에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다. "

- <오! 마이 갓스>에서 계속 진화되어 <더 플레이>까지 왔다. 앞으로 어떻게 진화 될 것인가?
"이 작품은 계속 발전 할 것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도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하여 발전을 계속해 지금은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이 되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되어 현재 대극장까지 왔다.


이 작품이 어떻게 진화 될 것인지는 나도 궁금하다. 에피소드의 내용을 시의 적절한 내용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분명한 것은 그때그때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만들어지면서 이야기가 조금씩 바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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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언

- 프로젝션을 이용하여 사이버 세상을 표현하는 등 비주얼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공연이 발전하면 홀로그램 같은 것도 볼 수 있는가?
"물론이다. 사실 이번 공연에 홀로그램을 사용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1회 사용 비용이 천만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비용문제 때문에 사용을 포기했다. 제작비가 충분하고 여건이 된다면 발전된 기술이 계속 사용될 것이다.


이전 공연에서는 텔레비전이 무대 위에서 내려왔다. 텔레비전 모니터로 보여줬던 것을 이번공연에서는 프로젝션을 사용했다. 이렇게 바뀌어 가고 있다."

- 전문 공연공간이 아닌 코엑스 오디토리움(회의장)에서 공연을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턱없이 부족한 공연 공간도 이유에 들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역센터가 가지고 있는 장점 때문이다. 코엑스는 우리와 무역을 하기위해 외국 바이어들이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이다. <더 플레이>는 순수 창작극으로 우리나라에서만 공연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을 진출을 노리고 있는 문화상품이다. 이곳에서 공연됨으로 인해 조금 더 쉽게 외국 바이어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았다. "

- 공연을 보면 관객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마치 콘서트장 같다.
"이는 우리의 전통 연희에서와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전통연희는 서양의 연극과 달리 객석과 무대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공연장이 곧 객석이고 객석이 곧 공연장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의도 하에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도록 관객의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 연출시 특히 강조, 지향하는 것이 있다면
"배우와 스탭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실제로 연출 시 10분 연습, 50분 휴식을 하기도 한다. 무대위에서 종이컵으로 족구를 하기도 하고 농구를 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배우들 간에 놀이를 통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야 좋은 앙상블이 나올 수 있다."

- <더 플레이>와 <사랑은 비를 타고>에 동시에 출연하고 있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맡은 역을 소개해 달라.
"한 작품에 충실해야 되는데 이렇게 두 작품에 동시에 출연하게 되어 팬들께 매우 죄송스럽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내가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초연되었다. 그 당시 이 작품을 보면서 꼭 출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때는 동생 동현 역으로 출연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 형 동욱 역을 맡게 됐다. 동욱 역도 하면 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매력적인 배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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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언

- <더 플레이>와 <사랑은 비를 타고>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더 플레이>와 <사랑은 비를 타고>는 공연장에서부터 내용, 분위기까지 상반된 공연이다. 그래서 공연이 시작될 때마다 “나는 동욱이다, 나는 동욱이다” 이런 식으로 최면을 건다. 동욱 역을 하면서 ‘갓스’의 모습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 성격이 섞여질 때가 있다.

이 두 작품이 다른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통점도 있다. 그것은 두 작품 모두 창작 뮤지컬이라는 것이다. 관객들이 외국 뮤지컬만 보지 말고 순수 창작 뮤지컬에 관심을 기울이고 많이 봐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다. 외국 뮤지컬 두 편 볼 것 한 편만 보고 창작 뮤지컬 두 편 봐 달라. "

- 차기 공연 계획?
"공교롭게 <더 플레이>와 <사랑은 비를 타고> 두 작품 모두 2월 초에 끝난다. 현재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 몇 개 있다. 현재 특허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이 자리에서 자세하게 이야기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오디션을 통해서 배역을 따 냈으니까 마찬가지로 좋은 작품이 있다면 오디션에 참가 할 것이다. 오디션을 통해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 바쁜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공연정보 1 >
공 연 명 : 더 플레이
공연기간 : 2003. 1. 2 ~ 2. 9
공연장소 : 코엑스 오디토리움
문의전화 : 02-574-1470

<공연정보 2 >
공 연 명 :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기간 : 2003. 2. 2 까지
공연장소 : 대학로 알과 핵 소극장
문의전화 : 02-552-2035

덧붙이는 글 <공연정보 1 >
공 연 명 : 더 플레이
공연기간 : 2003. 1. 2 ~ 2. 9
공연장소 : 코엑스 오디토리움
문의전화 : 02-574-1470

<공연정보 2 >
공 연 명 :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기간 : 2003. 2. 2 까지
공연장소 : 대학로 알과 핵 소극장
문의전화 : 02-55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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