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현장에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오마이뉴스 이승욱
군사정권 시절 양심수는 세상의 '음지'에 '꼭꼭' 감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총칼이 물러간 문민정부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YS 문민정부 시절 5년여 동안 연 4060여명의 양심수가 구속됐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국가보안법에 구속된 수가 태반이었다.
그 후 국민의 정부, DJ 정권에서도 그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연 2234명의 양심수가 감옥 문을 들락거려야 했다. 오늘도 정치수배의 사슬을 끊지 못해 가족을 등지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아가고 있는 이들까지 합한다면, 선뜻 '과거와 달라졌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노무현 정권의 새 출발을 목전에 두고, 다시 한번 기대로만 끝낼 수는 없다. 우리에겐 너무 많은 고통과 슬픔이 있기 때문에.
수배자란 멍에 때문에 아버지의 죽음을 지키지 못하는 '불효자'가 흘린 눈물도,
아이가 좋아 선생님이 되겠다며 교생실습 나가다 끌려가던 예비교사의 애절함도,
친구들이 떠나간 캠퍼스를 지킨 채 수배자들끼리 모여 설 차례를 지내며 느껴야 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