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북측에 5억불 제공"

16일 오후 5시50분 금강산콘도 기자회견서 밝혀

등록 2003.02.16 18:18수정 2003.02.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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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대체: 16일 오후7시>

16일 오후 5시 50분경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대북송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16일 오후 5시 50분경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대북송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YTN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16일 오후 5시50분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을 마친 뒤 고성 금강산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 당시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 공단에 대한 사업권 획득,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북측에 총 5억불을 송금했다"며 "현대의 대북송금이 역사적 남북 회담 성사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지난 2000년 8월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통천 공단 건설, 철도와 통신 사업, 전력 사업, 주요명승지 관광 사업, 영농자금 운영, 공장 건설 등 7개 사업에 대해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혀 북측으로 건너간 5억불이 현대의 대북사업에 대한 대가로 넘어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또 북측과 이렇게 합의한 사실을 사전에 밝히지 못한 것은 대북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들과 불필요한 경쟁 피하려 사전 발표 못해"

정 회장은 "북측의 사회간접자본과 기간산업건설에는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특히 일본, 호주, 독일, 미국 등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과 불필요한 경쟁 또는 자극을 피하려 했기 때문에 (북측과의 합의사항을)사전에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해외자본, 국제기금, 국제기구 등의 지원을 받는 사업에는 이들 국가가 요구할 경우 마찰이 일어날 수 있었고,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관례를 존중했다"며 "남북관계의 특수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고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이 공개돼서 예상치 못한 일로 손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고 사전 공개를 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5억불 대북송금 과정에서 현대와 정부가 긴밀한 협의를 거쳤음을 밝히고, "당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며 국민들의 이해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대북 경협사업은 분단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 협조와 이해가 불가피했고 현대도 정부와 긴밀한 협의와 조율 과정을 거쳤다"며 "대북송금 문제는 현대가 추진한 대북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나왔으며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의욕이 앞선 과(過)라는 점을 깊이 헤아려 달라"고 전했다.


또한 정 회장은 "지난해 이 문제가 불거진 직후 국민 여러분께 진솔하게 설명하고 충분한 이해를 구해야 함에도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켰던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국내 투자기관, 전문기업,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원산, 세계적 관광단지화"
"개성공단 내 1200만평 신도시"
2000년 8월 현대-북한 구체적 합의

16일 저녁 5시50분 기자회견을 가진 정 회장에 이어 보충설명에 나선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개성·통천 공단 건설 등 2000년 8월 북측과 합의한 7대 사업의 구체적 내역을 소개했다.

이 내용에는 금강산특구 세계적 관광단지화, 개성공단내 신도시 건설, 전화선 설치 사업, 발전소 건설, 체육관 확충 등 경제, 산업, 문화, 체육 등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포함돼 있다.

다음은 현대가 북측과 합의한 구체적 사업 내역.

◆금강산 관광사업
해금강 남단에서 원산까지를 세계적 관광단지로 운영키로 함. 해금강 남단에서 원산까지는 약 100킬로미터의 거리이며, 이로 인해 금강산 지역을 관광특구로 지정해 발표하기로 합의.

◆공단 사업
개성지역에 총 2천 만평의 공단 조성. 이중 800만평은 공장, 1200만평은 대북 신도시로 조성. 통천지역에는 관광기념품, 농수산물을 생산 가공하는 경공업단지 조성 합의.

◆철도 사업
경의선 연결과 복선화, 열차 및 철도기지 운영사업, TSR·TCR 연계운영사업 합의.

◆유무선 통신사업
시내외 전화선 설치 사업, 국제 전화선 및 전화망 설치, 국제 전화선, 유무선 데이터망 설치, 소프트웨어 개발과 통신인프라 구축.

◆전력 사업
발전시설 건설 및 송전선 전력 공급, 기존 전력 시설 개선과 증설. /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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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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