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최근 국회 대표단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신기남 민주당 의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비핵화·전쟁 반대의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미국쪽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 한국 정부도 대북한 경제제재의 불가피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제재를 외면한 채 대화를 요구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이나 의원들은 '한국이 전쟁도 싫다고 하고 북한의 핵 보유도 안된다고 하면서도 경제제재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느슨한 대북 인식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미국쪽 분위기를 전달했다. 또한 신 의원은 "미국쪽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게 아니라, 핵무기를 만들어 이라크 등 미국과 적대적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군사적 충돌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무력 등 군사적 제재를 고려한다는 언론의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며 "미 의회 의원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북핵 문제에 대해) 상당히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들은 다소 과장된 언론 보도에 대해 그다지 신뢰를 하고 있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노 당선자쪽 고위대표단의 방미 활동에 대해 제임스 켈리 차관보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하며 "이들의 방미 활동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는 미국쪽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최근 국내언론의 보도도 "섹시한 기사만을 좇는 무책임한 보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 의원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7박8일 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한 국회 대표단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쪽 국회 대표단은 단장인 이협 민주당 의원과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방미 기간 동안 뉴욕과 워싱턴 등지를 돌며 제임스 켈리 등 미 국무부 관계자와 에드 로이스 하원 의원 등 미 의회 외교 전문가들과 만나 최근 한미 간 현안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신기남 의원과의 인터뷰는 18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신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국회 대표단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왔는데, 직접 미국 정책입안자들과 의원들을 만나면서 무엇을 느꼈나.
"여기서 막연히 느낀 것과 미국에서 현장 감각은 달랐다. 미국이 한국 외교상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것을 느꼈다. 생각했던 것보다 미국의 (테러에 대한) 위기 의식은 상당히 고조돼 있었다. 미국은 항상 강자이고 여유 있는 입장에서 세계 외교를 '요리'하는 줄 알았는데 가보니까 오히려 위기감이 고조돼 있었다. 전역이 경계상태였다. 미국 사람들이 공포감 속에서 살고 있었다. 9·11 테러의 여파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미국은 준 전시 상황이었다. 이라크에 대해 하는 것도 여기서 보면 '미친 짓이다' '이해가 안 간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은 전쟁하는 심정이이다. 물론 증거도 없이 이라크가 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자기들을 공격한 대상 중 가장 확률이 높은 곳이 바로 그 지역이고 그 배후에 이라크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전쟁의 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