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원, 대북 포용정책 포기하자는 주장인가?

대북 경제제재는 남한 경제에 치명적일 가능성 높다

등록 2003.02.18 23:45수정 2003.02.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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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의원님, 방미 활동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의원님의 대북 경제제재 불가피론 주장을 접하고 나서는 왠지 불안한 마음 가눌 길이 없어 신기남 의원님의 진정한 의견을 묻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씀을 밝힙니다.

질문 1. "북한이 핵을 가지면 우리가 살 수 없다, 잠을 잘 수가 없다"에 대한 반론 - 북한의 미사일과 생화학 무기에는 왜 잠이 안 오시는지, 그리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핵능력은 왜 간과하십니까.

신기남 의원님은 정말로 북한이 핵을 가지면 우리가 살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또한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다면 제일 먼저 사용할 국가는 우리나라라고 단정하셨습니다. 물론 휴전관계이기 때문에 주적의 개념으로서 북한이 핵을 가진다면 제일 먼저 사용대상으로 거론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일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신기남 의원님의 생각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전쟁을 일으켜도 이익이 없는 상태이고, 또한 넓은 아랍세계의 일원인 이라크와는 달리 과거 냉전시대 소련이나 중공처럼 북한을 후원해 줄 사상적, 혈맹적 동지들도 없는 실정입니다. 러시아나 중국도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실리적인 행보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핵능력은 왜 간과하고 계십니까? 중국은 6.25 때 북한을 도와 우리를 침략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는 달리 핵재처리 시설까지 있는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또한 과거 우리와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던 국가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휴전선 근방에 우리나라와 일본을 사정거리로 하는 미사일을 상당량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도도 매우 높다는 평가까지 얻고 있습니다. 이 미사일들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를 위협하고 있고, 대도시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미사일 디펜스 시스템조차도 실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대부분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덧붙여 미사일에 캡슐만 쉽게 장착하여 날아오는 생화학 무기는 핵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질문 2. "북한이 핵을 가지면 그것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끌어가지 않겠나?"에 대한 반론 - 북한이 핵 협박으로 경제원조를 원한다면 오히려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다행

북한이 핵을 가지고 남한과 일본, 미국을 협박한다면 협박하면서 대신 이익을 요구하지 않겠습니까? 마치 조폭들이 금품을 강탈하듯이 말입니다. 물론 북한의 협박에 남한과 일본, 미국이 가만있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으로 북한의 보복대응이 우려되는 상황이지, 북한의 남한 적화를 위한 핵 선제공격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작년도 김정일의 행보를 보면 대외 개방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상해를 갔다오고 나서 천지가 개벽했다고 말한 뜻도 그 드넓은 중국이 개방을 했어도 공산당 정권은 끄떡없구나, 이제 우리도 개방해도 정권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구나의 다른 표현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북한이 핵 협박을 바탕으로 남한의 경제원조를 원한다면 오히려 북한의 낙후된 경제개발 권리의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다행입니다. 만약 중국 기업이나 일본 기업이 경제원조라는 명목하에 북한개발에 나선다면 향후 우리나라의 시장을 열강들의 잔치판으로 만들어 줘 버리는 꼴입니다.


그리고 북한 정권 내부에도 유학파와 기술관료들을 중심으로 하는 온건파가 있어서 그들에게 개방을 했을 때의 돈맛을 보여주면 그들이 득세하게 되는 것이고, 그 와중에 북한 군부 강경파도 회유할 수 있어 남북이 비교적 과거보다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 경제개발을 남한기업들이 선점할 수 있고, 남한경제도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을 대량 확보할 수 있어서 고 임금으로 시달리는 남한 경제 생산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어서도 좋을 것입니다.

질문 3. "북한과 대화가 안 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적 제재를 깔고 있어야 대화가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전쟁할 수는 없지 않나." 에 대한 반론 - 북한정권 수뇌부가 지레대론에 의해 움직일만한 상황은 아직은 아님(이제 경제교류의 시작인 상태이기 때문)


매우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른바 지레대론이지요. 하지만 지레대론은 남북이 경제교류를 했을 때의 이득이 군사적 긴장상태가 생길 때의 이득보다 크다고 북한 정권 수뇌부가 느낄 때 효과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의 상황이 과연 북한 정권 수뇌부가 지레대론에 의해 움직일만한 상황일까요?

현재의 핵위기 상황이 왜 생겼습니까? 북한이 초래한 것입니까? 정말 묻고 싶군요. 제네바합의사항인 중유공급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끊으면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까?

켈리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해서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 보유사실을 시인하라고 강박했는데, 김병구 IAEA 아시아. 태평양지역 기술협력국장의 발언에 의하면(2002년10월17일 베를린 연합뉴스 보도) "농축 우라늄 이용 방식은 길면 10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등 플루토늄 추출 방식에 비해 개발기간이 훨씬 길고 천문학적 돈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북한의 능력이 의문시되는데다 IAEA는 북한의 개발 상황이 아직 초기단계의 연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과연 개발에 상당기간이 걸리는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을 기화로 미국이 제네바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만큼의 사안이었을까요?

최근의 분석을 보면 일본과 남한,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한 북한의 유화정책으로 인해 동아시아 외교에 있어 도리어 소외되고 있다고 판단한 미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강짜를 부린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게다가 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을 도와줬다는 파키스탄을 처벌대상에 넣지 않는 미국의 이중적 잣대는 과연 정당할까요?

-미국의 대 북한 맞춤형 봉쇄정책(주로 해상봉쇄와 경제제재)에 대한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한 국제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2002년 12월 29일 한겨레신문 보도) 로버트 아이혼 국제전략문제연구센터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전략은 북한이 핵무기를 얻기 전에 붕괴할 것이라는 도박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도박은 수많은 미지수를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맞춤형 봉쇄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동아시아 이해관계국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나 이 국가들이 이 정책을 지지할지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로버트 아인혼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은 북한으로 하여금 하루 빨리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만이 안전을 보장받는 유일한 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한반도 전문가인 조엘 위트는 “(중국·러시아 등) 제3자들은 북한에 훨씬 큰 압력을 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르몽드는 (2002년 12월 28일 프레시안 보도)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함으로써 이번 북핵위기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으나 북한과의 대화를 처음부터 배제한 미국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독일 쥐드도이체차이퉁(SZ)도(2002년12월28일 프레시안 보도) '한국의 시도(Die koreanische Versuchung)'이란 논평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해결방법을 제시하지도 않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또 "한반도에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한국인 수백만명의 목숨을 놓고 도박을 벌이지 않는 한 군사적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한반도 주변국가들인 중국과 일본 등 어느 나라도 한반도의 전쟁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Z는 "북한이 위험한 핵전략을 구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피폐한 경제상황에 있으며, 북한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벽에 등을 대고 있다(배수진을 친 상태)"며 "상대적으로 적은 정치적·경제적 보상을 통해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 공조가 포괄적인 핵사찰을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대치상황을 심화시켜 위험을 증대시키는 것보다는 국제사회의 계약과 경제지원 등을 통해 북한과의 고리를 만들어 놓는 것이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투자"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대북 경제제재는 북한정권의 강경파 득세를 초래하고 핵무기 및 미사일 수출을 이끌어 내며, 이로써 미국의 북한 해상봉쇄시에 북한 강경파 주도하에 전면전 또는 세계 곳곳에서의 미국을 상대로한 끔찍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한국경제는 국가위험도 증가로 인해 치명적 타격을 입으며, 또한 북한 동포들의 굶주림 방치는 같은 형제로써 남한의 북한동포에 대한 우리 민족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인권유린임을 알아야 합니다-

혹자는 그럽니다. 북한을 봉쇄한다고 북한이 감히 미국을 상대로 도발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적인 예로 그 무시무시한 박정희 / 전두환 철권통치 시대에도 민주투사들은 싸우지 않았습니까? 역사적으로 봐도 봉쇄정책은 성공한 예를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말(2002.12.31 파리 연합뉴스보도) 프랑스 르몽드지는 북한의 경우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원조에 의존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한 것이 사실이나 "열렬한 민족주의와 포위됐다는 의식이 강한 만큼" 체제가 쉽게 붕괴하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경제제재를 당해도 그 자체 경제의 낙후성과 그동안의 고생 등으로 인해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2월14일 매경 MBN 보도에 의하면 세계적 신용평가 회사인 미국의 S&P사 존 챔버스 상무가 말하기를 최근 "한국 정부는 북핵 자체에 대한 위험보다 갑작스러운 북한 체제 붕괴 이후 통일이 초래할 거대한 비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의해 북한 내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고 권력암투에 의한 북한 체제 붕괴로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통일이 되거나 북한 내 난민의 보트피플이 남한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는 과연 어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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