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답게 해양축제 발굴해야'

목포축제발전토론회, 기존 축제 개선 한 목소리

등록 2003.02.27 10:06수정 2003.02.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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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는 축제는 있어도 지역을 대표해 전국에 내놓을 만한 축제가 없다. 민선시대 출범이 후 전국의 각 자치단체는 지역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다소 거창한 목표를 내걸고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열린 크고 작은 축제는 대략 1천여개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음에도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축제는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목포에서 열리는 축제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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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거배


목포시는 7년 전부터 매년 4월에는 개나리꽃 축제와 9월 도자기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목포 알리기 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활도자기의 우수성을 전한다는 목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 2개 축제의 7년의 연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역을 대표할 만한 축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관 주도의 획일적인 축제내용과 방식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저조 등으로 존폐논란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민참여가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데도 주민들은 단순히 구경꾼에 머물고 있다. 또한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케팅 대상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참여 유도 과제

그렇다면 항구도시 목포를 대표할 만한 축제를 과연 어떻게 발굴하고 준비 할 것인가. 이런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있었다. 지난 20일 열린 목포지역 축제발전방향 시민토론회에서 참가자 대다수는 명실상부한 목포의 상징축제를 다시 정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목포포럼 강경배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목포시가 주도해 치른 축제를 평가분석하면서 자화자찬식으로 흐른 것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축제를 공정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역의 대표축제를 기획하기 위한 조직구성을 제안했다.


김연태 목포시문예관광담당관은 “그동안 치러진 축제가 관주도의 획일적이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며 성공적인 축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행정기관은 후원하는 방향으로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담당관은 또 기존 축제는 목포를 대표하기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김탁 시의원은 지역민들이 주인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참여와 준비 그리고 시민들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특히 목포권 도자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개최하는 도자기 축제는 자신이 직접 모니터 한 결과 외지상인들의 문제 등 당초 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의견 담지 못해

고석규 목포대학교 교수는 “금년 전남도내에서 개최되는 16개 축제가 문화관광부나 전남도가 우수축제로 선정됐으나 목포에서 열리는 축제는 제외 될 만큼 지역대표 축제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기존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성과 비용면에서 저렴하다고 강조하고 항구의 이미지를 살려서 해양축제를 기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포권에서 생산되는 수산물과 기존의 관광자원 그리고 인근 영암대불산업단지의 물류유통 등을 종합하는 대표축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특히 지역축제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선 시대 주민들로 하여금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화합의 한마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선 자치단체장의 지역축제에 대한 마인드와 소신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에 앞서 광주 동강대 전고필 교수는 성공적인 축제조건과 목포축제의 발전방안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발표했다. 전 교수는 축제주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추진주체의 전문성과 홍보의 참신성 그리고 관광객 시스템 구축 등이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민들이나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축제 프로그램 설정과 함께 지역특성이 부각되는 축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달산 개나리꽃 축제에 대해 축제주제가 목포와 유달산 전체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이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더구나 지역의 특산물이나 문화를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설정을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기획사 위탁 개선해야

전 교수는 개나리꽃 축제를 성공할려면 지역사회 의견을 결집하고 축제이름을 변경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축제프로그램 역시 목포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목포에 머물수 있도록 야간 프로그램 개발방안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도자기 축제에 대해 전 교수는 인근 강진 청자문화제나 경기도 이천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내용 설정이 부족하고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축제의 기획을 기획사에 의존하는 것도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포생활도자기 축제 등으로 이름을 변경하는 한편 문화기획가나 마케팅 전문가 그리고 도자기 생산업체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추진주체를 조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축제가 바다와 인접한 갓바위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점을 고려해, 바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특히 목포를 대표하는 축제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인근 강진청자문화제와 신안 갯벌축제 등과 연계해 관광객들이 목포에서 머물 수 있도록 관광코스를 상품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인근 함평군의 나비축제를 기획했던 김영일 박사는 축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추진주체의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기존의 자원보다는 새로운 아이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목포는 서다도해의 관문이면서 수산자원의 이동통로이고 섬 문화의 집결지인 만큼 축제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마케팅 대상 설정과 차별화 전략 등 함평나비 축제가 성공 할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하고 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목포시는 앞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를 발굴하기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기존 축제를 개선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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