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남총련 소속 수배학생들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날 건강검진은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자들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에 수배학생들의 공개 건강검진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전국의 수배학생들은 516개 항목에 달하는 설문조사 형식의 '다면인성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는 수배생활을 통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검진하는 것으로, 8일 실시한 건강검진은 신체적 치료를 위한 검진인 셈이다.
이날 수배학생들의 집단 건강검진에는 인의협광주전남지회(지회장 홍경표) 소속 의사 2명과 의료진이 실시했다. 수배학생들은 혈액검사, 소변 검사, 문진 등을 통한 간단한 검사만 실시했다. 당초 엑스레이 촬영을 계획이었으나 검진 차량을 구하지 못해 실시하지 못했다.
"정치수배 해제, 이적규정 철회돼야"
한총련의 공개 건강검진 요청을 받은 인의협은 정치적 해석을 두고 내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의협광주전남지회 홍경표(45) 회장은 "한총련에 대한 정치적 견해차이가 있었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적군도 치료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의사의 의무다"며 요청에 응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건강검진은 인도적 차원의 문제다"면서 "학생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그들의 문제이지 우리와는 상관없고 순수하게 건강권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건강검진을 받은 김한수(29·2001년 수배)씨는 "2001년 디스크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었는데 3일 후에 연행된 적이 있다"며 "건강검진을 받게 돼서 고맙다"고 말했다. 조선대 전상규(27)씨와 전남대 안주희(26)씨 등은 무릎, 호흡기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인의협은 수배 학생들의 건강검진 결과를 전국적으로 취합해 종합 분석해 이후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 건강검진을 받은 조선대총학생회장 황근호(27·정외과 4년)씨는 "수배생활로 몸이 좋지 않아도 마음놓고 병원에 가지 못하면서 더욱 악화되는 사례가 있어왔다"면서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은 한총련에 대한 이적규정으로 인한 정치수배에 있다"면서 "이미 문재인 정무수석과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긍정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노무현 참여정부의 전향적 자세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