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島), 이제 그만 돌려주세요

[제언] 경남도 의회 차원에서 논의 되어야 한다

등록 2003.03.14 16:48수정 2003.03.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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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호마을에서 바라본 저도

유호마을에서 바라본 저도 ⓒ 서용찬

거제시 ‘저도 대통령 하계별장’은 내년에 착공하게 될 거가대교가 통과하게 될 중간지점의 섬입니다. 관광과 자연의 보고인 이 섬을 거제시로 이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얼마전 TV뉴스에 충북에 소재한 청남대를 충북도에 이관하는 여부를 검토중이라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거제시에 속한 저도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설치한 이후 김영삼 대통령은 임기 중 한번도 사용치 않았고, 김대중 대통령은 1차례만 임기 중에 사용하였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건강과 휴식을 위해서 준비 해 둔 저도별장은 사용치 않을 경우 지자체에 반환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 곳은 해군 통제부에서 관리 중이고 무기고가 있기 때문에 거제시에 돌려 줄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해군 장병들의 휴식 공간 제공도 나라를 위해 유용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에 환원하면 많은 국민들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집니다. 청남대 환원을 검토하시면서 저도의 반환도 검토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11일 한 시민이 청와대 홈페이지 인터넷 신문고에 올린 내용이다. 청와대측은 국방부A0303-2706호로 민원심사가 완료된 상태라고 공개 답변했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바다의 청와대 청해대 관리권 이관을 요구한 공개민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마이뉴스〉에 청해대 소식이 실리고 난 후 저도의 사진을 담기 위해 유호마을을 찾았다. 장목면 유호마을 앞 1㎞지점 해상에 위치한 저도는 해무가 깔린 바다위에 한폭의 그림처럼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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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마을에서 바라본 저도는 인공해수욕장에서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까지 확인될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저도 주변 해상에는 어민들의 조업광경만 눈에 띌 뿐 여전히 저도는 출입통제구역이다.

바다쪽 낙옆이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2층 건물인 청해대 본관이 눈에 들어온다. 누렇게 탈색된 잔듸가 있는 곳이 골프장임을 금방 알아볼 수 있게 한다.

거제시 관계자는 “지난 93년 공동어장 관리권이 유호어촌계로 넘어온 후 1년에 한 두차례 군 작전 기간을 제외하고 조업을 통제 받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조업하는 어선들의 모습은 자유로왔고 군데군데 낚시배도 눈에 띄었다. 이 관계자는 “한때 거제시와 국방부의 주요 인사간의 자유로웠던 비공개 대화창구가 지금은 없어진 상태며 저도 출입을 위해 해군통제부와 연락할 수 있는 행정적인 통로는 남아있지 않다”고 전해 저도는 여전히 먼발치 바다건너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섬으로 남아있다.

신동섭 거제시 기획실장은 “참여정부 수립이후 청남대 관리권 이양문제가 보도되면서 지역에서도 저도 관리권 반환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거제시의회 김해연 의원은 “저도는 이미 용도폐기된 지역인데도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대책을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굳이 비교하자면 미군이 우리나라의 작전 지위권을 가진 것과 다를바 없지 않느냐” 며 “군사시설도 아닌 휴양시설인 저도를 국방부가 계속 소유하겠다는 발상은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참여정부의 구상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거제시 국민관광지개발 검토

거제시는 지난 97년 8월 22일 거가대교(거제-부산간 연결도로)가 저도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협의가 이루어지면서 저도의 군사보안 목적은 상실됐기 때문에 저도가 이제는 국민관광지로 개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제시는 청해대의 관리권이 지자체로 넘어올 것을 대비, 이미 지난 2000년 저도 연육교 해상공원의 입체적 개발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a 거제시가 세운 저도 해상공원 조감도

거제시가 세운 저도 해상공원 조감도


시의 개발계획에는 ‘저도는 향후 거가대교가 지나가는 지역으로 거제의 관문역할이 기대된다’‘현재는 해군군사시설이 입지하고 있으나, 거가대교 건설시 개발압력이 증가되어 새로운 관광대상지로 부각이 예상된다’고 적고 있다.

또한 이 계획에는 저도 입체 진입교차로와 해수욕장을 이용한 리조트 및 마리나 시설, 산책로, 수변휴게지, 전망대 등이 포함된 조감도도 실려있다.

베일에 싸인 섬 ‘저도’

지난 93년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저도의 모습이 공개된 이후 저도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필자도 당시 저도를 취재했던 터라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자료사진을 챙겨봤지만 동료기자가 '기념하라'며 준 청해대 본관앞에서 찍은 사진 한장뿐이었다.

혹시나 싶어 당시 문화공보실에 근무했던 모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 사진은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저도 사진과 관련된 후일담을 챙기는 소득은 있었다.

그는 “지난 99년 한 지역신문사에서 저도 사진자료 요청이 들어왔었다. 당시 사무실에 저도의 항공사진이 걸려있었는데 그 기자가 용하게 그 사진을 찍어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그런데 얼마후 나는 한 기관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것은 물론 내부징계까지 받았었다. 그 이유는 기밀취급 책임을 맡았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나는 “93년 이미 기자들에게까지 모든 내부시설이 공개되고 사진촬영까지 허용돼 각 신문에 대서특필 됐었는데 무슨 엉터리같은 경우가 다 있냐”며 전화를 끊었다.

아마 인터넷에 떠 있는 이 사진이 문제가 된 항공사진이 아닌가 싶다.

a 1999년 이전의 저도모습

1999년 이전의 저도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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