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광타를 스포츠신문으로 임명하노라"

광주민언련, 지역 일간지 황색저널리즘 비판

등록 2003.03.20 05:40수정 2003.03.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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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의장 박동명,이하 민언련)은 "최근 지역 일간지들이 스포츠신문류의 기사를 아무런 여과없이 무책임하게 보도하고 있다"며 광주지역 지방신문들의 보도양태를 비판했다.

민언련 모터니분과위원회는 19일 '연예란 선정보도에 대한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하고 <무등일보>와 <광주타임스>를 "흥미만점 스포츠신문으로 임명한다"면서 "완전히 황색저널리즘으로 추락한 가슴 아픈 모습이다"고 힐난했다. 민언련의 이날 모니터 보고서는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의 광주지역 일간지들의 방송·연예면에 보도된 기사를 분석한 것이다.

민언련은 "스포츠신문 톱으로 실릴 법한 선정적인 사진과 기사가 <무등일보>와 <광주타임스> 방송·연예면에 연일 등장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두 신문은 사람의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구독률을 높이는 데에만 온갖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올바른 보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무등일보>의 '세아야 5억줄게 벗어라(3월 7일)', 'H양 섹스비디오 몰카에 당했다(12일)', '박지윤 노팬티(?)로 생방송 출연(13일)', <광주타임스>의 '내 몸은 내가 만든다(4일)', '개미허리 정양 안타까워(12일)' 등을 대표적인 문제 기사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민언련 모니터분과는 "이 기사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여자연예인을 성적 대상물로만 보는 눈요깃거리 사진과 기사일색이고 신변잡기 등 스포츠신문류의 기사를 아무런 여과없이 공공의 매체에서 무책임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습관적으로 스포츠신문의 기사를 보도의 근거로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기사는 당연히 무기명 기사다"며 "황색저널리즘의 문제와 그 사회적 파급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무등일보> 전세종 문화체육부장은 "민언련이 소신에 따라 지적하고 충고할 수 있다"며 "그것과는 별도로 독자들의 요구, 신문사 내부에서도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민언련의 지적이 있기 이전에 그런 정보를 필요로 하는 독자가 있더라도 내부 지적을 감안해서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하고 조절해 가고있다"고 말했다.


민언련 박동명 의장은 "대부분 지역 일간지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선정성 보도는 지역 신문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인 것 같다"면서 "두 신문사가 가장 심하다"고 밝혔다.

'성인전화데이트'광고도 문제, <무등일보>는 없어


이와 함께 광주지역 일간지들의 광고행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광주의 유력 일간지에 실린 '성인전화데이트' 광고
광주의 유력 일간지에 실린 '성인전화데이트' 광고오마이뉴스 강성관
일간지의 하단 광고면을 채우고 있는 것은 이른바 '성인전화 데이트' 광고물들이다. <무등일보>를 제외곤 모든 지역의 모든 일간지들리 그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런 종류의 광고물을 게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한 만남, 멋진 대화', '연결 빵빵, 연인, 애인, 사랑 만들기', '미모의 여성과 숨막히는 1:1 즉석대화'. 미모의 여성 사진과 함께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선전문구다.

이런 종류의 광고들은 이미 원조교제나 성폭행 등 도구로 전락해 사회적 비판을 받아온 것들이다. 때문에 이런 광고물들은 주로 흥미를 위주로 하는 스포츠신문에서나 볼 수 있었거나 명함크기의 광고 전단으로 제작돼 주차된 차량에 무차별적으로 배포됐던 것들이다.

그러나 광주지역 일간지에서 이런 종류의 광고들이 거의 매일 등장하고 있다. 청소년문제, 성범죄 문제 등을 지적하는 기사를 게재하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양산시킬 수 있는 광고를 버젓이 게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최근 성인전화공고물 광고가 지방일간지의 하단광고에 버젓이 실리고 있다"면서 "공공매체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로 지적받고 있지만 광고주의 홍보목적과 신문광고료 확보를 위해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소재만을 찾아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지역의 신문·방송가 이야기와 언론계의 소식 등 지역 밀착형 기사를 지역신문 지면에서 접할 수는 업는지, 지역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묻고 싶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신문 류의 연예인 기사 등을 근거로한 무기명 기사가 아닌 지역 언론계의 동향 등 지역에 천착한 기사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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