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표현단 이사장 최준식 교수 / 이화여대 한국학과김영조
우리는 한국인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고유의 문화가 있다. 하지만 그 문화는 무엇일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문화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한국문화가 무엇인가를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새로운 정부가 탄생되었다. 그리고 새봄이 우리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이 즈음 우리는 새롭게 한국문화를 새롭게 조명해보는 강좌에 다가가 보면 어떨까? 한국학, 한국의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모여 한국문화를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이화여대 한국학과 최준식 교수의 “한국문화, 한국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시작으로 한국의 전통 건축, 그림, 춤, 국악, 음식, 도자기, 한복, 한국적 이미지 등을 망라한 각 분야를 명쾌하게 들여다보는 강좌가 시작되었다.
지난 3월 17일 문화일보 본관홀에서 진행된 최준식 교수의 첫 강좌를 접한 수강자들은 강좌 내내 웃음과 감탄의 연속을 경험했다. 무엇이 수강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을까? 이 강좌를 주최한 단체는 사단법인 <한국문화표현단>이다.
‘한국문화표현단(아래 모두 표현단으로 줄여 씀)’이란 생소한 이름의 이 단체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일까?
“콜라독립을 넘어서란” 책의 글쓴이로 유명한 국제한국학회 회장이며,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인 최준식 이사장을 표현단 사무실에서 만나 보았다. 이 표현단의 사무실은 서울시 성동구 하왕십리 2동 959-13. 잔갈빌딩 302호이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던 최이사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최 이사장은 표현단의 설립취지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원래 종교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다 우리의 고유성을 밝혀내는 한국학을 하게 되었고, 우리의 훌륭한 전통예술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통예술을 일반인들은 거의 모르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이 전통예술을 일반 대중에게 알려보자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인들에게 알려내기 위한 일방적인 공연이 아닌 알려주는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표현“이라는 말을 쓴 것입니다.”
또 이 단체의 누리집(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설립취지문도 나와 있다.
“지금의 한국문화는 그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구심점이 없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표독한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문화의 큰 맥이 단절되었고 그 뒤 물밀듯이 밀려온 서양문화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해 문화 전체가 중심이 없이 쓸려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은 자신들의 과거 전통에 대해 무지, 혹은 무관심 속에 빠져 있는 듯 합니다. 그 결과 대다수의 국민들이 문화적 패배감 혹은 열등감 속에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단체는 이런 문화 부재 현상의 가장 큰 문제가 전통의 단절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여 전통 문화를 이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새롭게 발전시키기 위해 창립되었습니다.
본 단체에서는 중요한 사업의 하나로서 전통을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서는 전통을 바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 아래 본 단체에 부설되어 있는 “국제한국학회”를 통해 전통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출판이나 강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하려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적인 음악과 춤을 직접 연행하는 공연팀을 운영함으로써 한국 전통예술의 진수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정말 이 시대에 필요적절한 그리고 소중한 노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주는 말이다. 이 표현단은 1998년 3월 14일에 창단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각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이를 각종 통해 발표회와 공연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은 자체행사에 그쳤다 할 정도로 소박하게 치러지곤 했다.
그러나 이 표현단의 원래 취지대로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본격적인 강좌를 이제 시작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강좌가 ‘통합학문적으로 들어보는 한국전통문화강좌 1’ "전통문화가 중요하다--새 세기에 듣는 한국문화와 예술"이 이미 3월 17일부터 시작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전통건축에 예술종합학교 김봉렬 교수, 옛그림에 연세대 오주석 교수, 국악에 숙명여대교수이며, 국악방송 편성팀장인 송혜진 교수, 한복에 배화여대 김소현 교수 등 각 분야에 내로라하는 분들의 귀중한 말씀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 두 번째로는 ‘통합학문적으로 들어보는 한국전통문화강좌 2’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찾아서"이다. 역시 그 내용에는 숙명여대 송혜진 교수의 종묘제례악, "왕이 친히 작곡한 조선의 노래", 이화여대 강우방 교수의 불국사·석굴암, "과학과 신앙의 유례없는 조화", 영산대 김종명 교수의 <고려대장경>과 장경각, "인쇄 문화의 보물 창고" 등 배달겨레라면 꼭 들어야 할 소중한 강좌들이다.
나는 최 이사장의 강의가 아주 쉽고, 재미있으면서 수준이 높아 많은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리라는 의견을 말한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손사래를 젓는다.
“강의가 재미없는 모양입니다. 제 강의에 수강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학생, 젊은이들의 현주소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국학이나 우리의 전통문화는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지요. 한국인은 문화맹(文化盲)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 문화맹들을 위해 많은 좋은 분들과 함께 강좌라는 직접적인 방법을 꾸준히 사용하려 합니다. 다만 이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뜻 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절실합니다.”
나는 최 이사장에게 앞으로의 소망을 묻는다.
“ 지금 한국학의 위상은 미약한 채입니다. 그래서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한국학대학을 세워보는 것이 꿈입니다. 그리고 한국문화 체험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반인들이 체험을 해보지 못하기 때문에 전통문화가 훌륭한지를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큰돈이 들지도 않을텐데 아직은 관심을 갖는 이들이 없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찾다보면 꿈은 이루어 질 것입니다.”
그렇다. 우리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알려내기 위해서는 모르는 사람들을 탓하기에 앞서 그들이 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정말 최 이사장은 우리 전통문화에 꼭 필요한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통문화 체험공간을 몇 개 묶어 관광코스를 개발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서로가 공유하는 흐뭇함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 표현을 해야 한다. 우리 현대인은 표현하는데 서투르다고 한다. 자기 배우자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극도로 아끼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표현을 아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혼자만 알기에는 우리 문화는 정말 위대하다. 이 좋은 문화를 다함께 공유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한국문화표현단”에 우리 모두 큰 박수로 격려하자. 그리고 새봄과 함께 우리의 전통문화에 한 발짝 다가가보는, 잠시라도 황홀한 호흡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 | 통합학문적으로 들어보는 한국전통문화강좌 1 | | | "전통문화가 중요하다--새 세기에 듣는 한국문화와 예술" | | | | 주최: (사) 한국문화표현단·문화일보 일시: 2003년 3월 17일(월)부터 5월 26일까지 매주 월요일(10회) 저녁 7시-9시 장소: 문화일보 본관 홀(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5번 출구) 회비: 10만원
일정
1. 3월 17일: 한국 문화의 통합적 총론, "한국문화·한국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최준식 교수(이화여대, 한국학과) 2. 3월 24일: "우리 건축을 보는 눈" 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학과) 3. 3월 31일: "우리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교수(연세대, 영상대학원) 4. 4월 7일: "능청거리는 우리 춤의 몇 가지 특질에 대해" 김영숙 교수(성균관대, 무용학과) 5. 4월 14일: "한국인의 음악 마음: 국악, 이렇게 들어보세요” 송혜진 교수(숙명여대, 전통문화 예술대학원) 6. 4월 21일: "한국인의 전통음식:가장 이상적인 자연건강식" 정혜경교수(호서대 식품영양학과) 7. 4월 28일: "흙으로 빚어 낸 한국인의 마음 --전통자기의 비밀을 찾아서" 방병선 교수(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8. 5월 12일: "한복에 담긴 선인들의 멋" 김소현 교수(배화여대, 전통복식과) 9. 5월 19일: "영상답사--한국적 이미지를 찾아서" 김영훈 교수(이화여대, 한국학과) 10. 5월 26일: 종강 잔치, 시나위 악단과 함께 하는 종강 모임 해설: 최준식 교수(한국문화표현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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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학문적으로 들어보는 한국전통문화강좌 2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주최: (사)한국문화표현단(국제한국학회) 후원: 한국관광공사 일시: 3월 14일부터 5월 16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12시 장소: 한국관광공사 상영관(지하 1층)(영풍문고 앞 광교) 회비: 10만원
일정 1. 3월 14일 : 序說,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우리 문화유산 열두 가지" 최준식 교수(이화여대, 한국학과) 2. 3월 21일 : 종묘 강의 및 답사, "죽은 자를 위한, 살아 있는 건축" 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종묘앞 집결) 3. 3월 28일 : 종묘제례악, "왕이 친히 작곡한 조선의 노래" 송혜진 교수(숙명여대, 전통문화 예술대학원) 4. 4월 4일 : 창덕궁,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우리 궁궐" 조재모 박사(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연구원) 5. 4월 11일 : 창덕궁 답사 / 조재모 박사 6. 4월 18일 : 수원 화성, "효심으로 짓고 민본사상으로 완성한 도시 문화재" 양윤식 박사(문화재 연구소, 경기도 문화재 전문위원) 7. 4월 25일 : 화성 답사 양윤식 박사 8. 5월 2일 : 불국사·석굴암, "과학과 신앙의 유례없는 조화" 강우방교수(이화여대 미술사학과) 9. 5월 9일 : 『고려대장경』과 장경각, "인쇄 문화의 보물 창고" 김종명 교수(영산대, 문화관광학과) 10. 5월 16일 : 경주, "한민족의 영원한 고향" 그리고 결론 최준식 교수
/ 한국문화표현단 | | | | |
덧붙이는 글 | ※ 한국문화표현단
http://www.edu-koart.net/main.htm
133-022
서울시 성동구 하왕 2동 959-13 잔갈빌딩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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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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