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리고 음악 2

[나의승의 음악이야기⑪]

등록 2003.03.24 16:14수정 2003.04.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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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카이거'의 '투게더'라는 영화를 보면, 바이올린 소년을 너무도 아껴준 선생의 집으로 가는 길목에 언제나 진흙탕의 구간이 존재한다.

a 피터 폴 앤 매리의 라이브 콘서트 음반

피터 폴 앤 매리의 라이브 콘서트 음반 ⓒ 나의승

그래서 그들은 헌 벽돌을 징검다리로 놓고 기우뚱거리며 건너 다녀야 한다. 영화에서는 순탄하지 만은 않을 주인공 소년의 미래를 암시해주는 세트이지만, 역사 속에서 우리는 진창의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해준 위대한 음악들을 간혹 발견해 볼 수도 있다.


미국의 포크(Folk) 음악 중에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이라는 음악이 있다. 답은 없이 아홉 가지의 질문만을 던지고 있는 음악이다.

그 중 귀에 남는 몇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영원히 금지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포탄을 날려야 할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듣게 될까? 얼마나 많은 주검을 보아야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될까? 등이다.

밥 딜런(Bob Dylan)이나 피터 폴 앤 매리(Peter Paul & Mary)의 노래로 익숙하지만, 요즘 같은 때 되새김 해보게 되는 음악이다. 미국에 적어도 인권과 평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모국의 음악이므로, 반드시 들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우리는 말해야 할 것이다. Why Don't You Help Yourself? 전쟁이 끝나면 그들은 조만간에 걸프 전쟁과 911과 지금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을 토로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또 한가지 이야기

폴 사이먼(Paul Simon)의 'Grace Land Live'라는 음반이 있다. 흑인들의 성지 짐바브웨 공연 실황을 담은 거기에는 인상깊은 음악 몇개가 있다. 최근의 영화 'Ten Minuits Trumpet(10분짜리 트럼펫)'에서 테마를 연주한 '휴 마세켈라'는 아프리카 출신의 재즈 연주가다. 짐바브웨 공연에서 노래하고 훌루겔 혼을 연주한 그의 노래 중에 "Bring Him Back Home"이라는 노래는 감동적이다.

a 폴 사이먼의 아프리카, 짐 바브훼의 라이브 공연 음악

폴 사이먼의 아프리카, 짐 바브훼의 라이브 공연 음악 ⓒ 나의승

<<돌려 보내라 넬슨 만델라를, 그의 고향 소웨토로, 우리는 그가 사우스아프리카 거리를 걷는 것을 보고 싶다. 돌려보내라 넬슨 만델라를, 우린 그와 손을 잡고 South Africa 거리를 걷고 싶다. 위니 만델라(그의 부인)와 함께>>


노래의 메시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87년 폴 사이먼이 프로듀스한 그레이스 랜드 공연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는 줄루족의 춤과 음악을 들려주는 '조셉 샤발랄라'와 '레이디 스미스 블랙 맘바조'라는 이름의 10명쯤되는 아프리카 흑인 남성 중창팀도 있다. 87년 이후로 이름이 알려져, 이제는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되어있다.


50년대부터 노래해서, 60년에 세계 순회 공연을 떠났다가, 조국에 돌아가지 못했고, 27년만에 그리웠던 조국의 무대에 섰던 '미리암 마케바'의 '소웨토 블루스'도 있다.

넬슨 만델라는 그후로 석방되었고, 모두들 알고있듯이 사우스아프리카는 민주화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은 지금도 조국사랑의 메시지로 남아 있다.

우리는 어쩌면 조만간에 판문점이나 휴전선 어디쯤에서, 30만명쯤 혹은 100만명쯤 모여서 평화와 사랑을 위한 음악잔치를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며 벅차서 말도 잘 나오지 못할 가슴으로 제발 더 이상 피를 보지 않게 해달라고 울부짖어야 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나를 먼저 죽여달라고 인간방패가 되기를 자원해야 할지도 모른다. Yes Love No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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