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혁은 계속돼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국회연설> 경제분야

등록 2003.04.02 11:19수정 2003.04.0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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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일 국회연설을 통해 "경제는 원칙과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경제분야 연설 전문이다... <편집자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가 어렵습니다. 국민 여러분, 힘을 모읍시다. 우리가 합심하면 우리는 이 어려움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큰 어려움도 이겨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와 참여정부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극복해내겠습니다.

어렵다고 단기부양책을 쓰지는 않겠습니다.

89년 말 '노태우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주식시장에 쏟아 부었습니다.

이로 인해 집 값, 전세 값이 폭등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서울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마저도 감당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의 체질도 나빠져 버렸습니다.


93년 '문민정부'는 신경제 100일 계획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또다시 돈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5년 후 우리 경제는 IMF 위기라는 파탄을 맞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민의 정부'는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경제의 체질이 훨씬 더 튼튼해졌습니다.


기업의 재무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되었고, 상호지급보증의 고리도 끊어졌습니다. 더 이상 청와대나 실력자의 전화를 받고 대출해 주는 은행도 없어졌고, 정부도 은행장 인사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습니다.

바뀐 체질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는 지난해까지 중국 다음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불경기로 아우성쳤던 2001년조차도 3.1%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무역수지 흑자 행진도 계속되었습니다.

경제의 건강성도 높아졌습니다. SK글로벌 회계 부정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큰 충격 없이 극복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원칙과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세계경제의 침체와 이라크전쟁이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도 어려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가계부채의 부실로 인한 금융불안과, 소비위축으로 인한 수요부족이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가 2001년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개혁의 고삐를 늦추고 심지어 부동산 경기를 부추기고 무분별한 가계대출의 확대를 방치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부는 이미 대책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은 안정돼 가고 있습니다. SK 글로벌 사건이 큰 충격을 주었지만, 금융기관과 정부가 협력하여 대처한 결과, 금융시장은 안정돼 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 있을 지 모르는 금융시장의 위기에 대비하여 정부는 제2, 제3의 방어벽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 동안 우리 경제는 많은 개혁을 이루어왔습니다. 그러나 SK글로벌 사건에서 보았듯이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투명성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이제는 이중장부의 시대가 아닙니다. 시장이 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도 없습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를 조기에 도입하고 기업회계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해야 합니다.

지배구조의 개선도 필요합니다. 불합리한 지배구조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렵습니다. 불합리한 지배구조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렵습니다. 비효율적인 투자를 유발하고 종국에는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사외이사제도의 내실화를 기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공정거래 관행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시장지배력이 남용되거나 약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당내부거래를 지속적으로 시정해 나가겠습니다.

참여정부는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현실과 제도에 괴리가 있을 때는 현실을 제도에 맞춰가야 합니다. 이러한 개혁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다만, 몰아치기 수사나 특정 기업에 대한 표적수사는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경제계와 학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렵하고, 향후 3년 정도의 계획을 세워서 시장개혁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보통의 기업이 성의 있게 노력하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SK 글로벌 사건과 같이 시장에서 드러난 위법사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가겠습니다.

저의 임기 말에는 선진국 수준의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겠습니다.

현재 40위인 투명성지수(TI)를 아시아 최고 수준인 20위권으로 올려놓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합니다. 투자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시장이 넓어져야 합니다.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우리 상품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져야 합니다.

그것은 기술혁신입니다. 이제 제2의 과학기술입국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같은 신념으로 산업기술과 원천기술·기반기술은 물론, 기초과학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이를 토대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을 이뤄내겠습니다.

기술개발의 주체는 곧 사람입니다. 인재양성이 기술개발의 핵심입니다.

과학기술 연구인력은 물론, 산업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기능인력 양성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산학연 연계체제를 더욱 내실 있게 갖춰가겠습니다. 그래서 과학과 기술이 그 자체에 머물지 않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노사문화도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불신과 대결의 노사관계를 가지고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노사문화를 가꾸어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노동조합도 파업과 투쟁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대화와 타협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화와 타협을 위해서는 노사간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신뢰의 첫 번째 조건은 경영의 투명성입니다.

정부도 노력하겠습니다. 공권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조정해 나가겠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맨 먼저 서민들의 고통을 받게 됩니다.

집 값·전세 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습니다. 이 문제만큼은 대통령인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사교육비 문제도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또 어느 대학을 나와도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개혁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저는 앞서, 시장개혁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시장개혁만으로 시장은 개혁되지 않습니다.

시장은 우리의 삶 속에 있습니다. 시장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져야 시장이 달라집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문화가 먼저 정착되어야 합니다.

반칙과 뒷거래가 성공하고 특혜와 이권이 통하는 사회에서는 시장이 바로 설 수 없습니다.

저는 국정원리로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분권과 자율, 대화와 타협을 말씀드려왔습니다. 이러한 가치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릴 때 비로소 진정한 시장개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건강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와 정치가 개혁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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