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사랑해요 이라크 친구들

20일 '이라크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캠페인에 온 국민 동참 호소

등록 2003.04.21 18:49수정 2003.04.2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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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어린이의약품지원본 등은 지난 20일 오후 3시 남산 백범광장에서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평화의 행진, 사랑해요! 이라크 친구들' 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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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평화의 행진, 사랑해요! 이라크 친구들' 행사 참가자들은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전달하는 캠페인에 온 국민의 동참을 호소하기 위하고 미국의 폭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어린이들의 아픔을 어린이들의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나눔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는 "전쟁을 끝내려고 반대했던 목소리가 크고 간절했음에도 미국은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다"며 "미국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이라크의 그 마을을 구했습니까?"라고 했다.

최일도 목사는 "세계양심들은 반전평화를 외치며 온몸을 방패삼아 이라크 전쟁을 막아보려 했지만 일어났고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끝났다"며 "우리가 평화롭게 살기 위해 자기 이기심을 버리는 사람만이 전쟁을 일으키는 물질주의에서 벗어나 생명중심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a 한 어린이가 '평화의 리본'에 이라크 어린이에게 전하는 말을 적고 있다.

한 어린이가 '평화의 리본'에 이라크 어린이에게 전하는 말을 적고 있다. ⓒ 박신용철

최 목사는 "가장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것은 우리가 사물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라크 국민들이여! 그대들과 함께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려고 어린이들과 함께 한다"고 전했다.

이라크 어린이들의 상황과 바그다드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의료지원팀 활동을 설명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장연주씨는 "사실 10년 전인 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 전쟁 사이인 10년간에는 미국의 이라크 경제제재로 전쟁상황 못지 않은 상태였다"며 "그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이라크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18세미만의 어린이, 청소년들이었다"고 말했다.

장연주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이라크 어린이 상황은 5세미만의 어린이들 중 25%가 만성적 영양실조로 사망했고 영아사망율이 년간 천명당 107명 사망, 5세 어린이 사망률은 천명당 131명으로 지난 80년대에 비해 두 배 가량 급증했다. 또한 이라크 어린이들은 91년 걸프전 이전에는 1년에 3.8번 설사를 했는데 걸프전 이후인 1996년에는 1명당 1년에 설사를 15번이나 하고 죽어갔다


장연주씨는 "이라크 어린이들의 가장 큰 사망원인은 지난 10년간 미국의 이라크 경제제재와 미군이 걸프전에서 사용한 열화우라늄탄으로 하천이 오염되었고 이를 복구할 시설도 못 갖춰 위생시설 미비로 인해 설사, 호흡기감염으로 사망해갔다"면서 "설사와 호흡기증후군은 위생만 잘 해주면 치료가 되는 데 이런 설사와 호흡기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이라크 어린이 사망률의 70%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 반전시위를 벌이는 이라크 어린이-(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 이라크 어린이 사진전 중에서-

반전시위를 벌이는 이라크 어린이-(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 이라크 어린이 사진전 중에서- ⓒ 박신용철

장씨는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예방을 구실로 미군이 사용한 열화우라늄탄은 방사능 핵폐기물을 연로로 사용한다"면서 "우라늄탄에 있는 핵폐기물이 사방으로 날아가 의사도 방사능에 감염되었고 신생아도 배에 암 덩어리를 갖고 태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라크 젊은이들은 결혼해서 아이 낳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어린이에게 의약품을'이라는 캠페인은 지난 2월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 캠페인'이 계기가 되어 한겨레신문사와 함께 모금활동을 진행했으며 4월 12일 의사 2명이 전신마취제, 국부마취제를 가지고 이라크로 향했으며 모금액 5천만원은 인근 국가에서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a '노래도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인천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아름나라' 친구들의 수화공연이 있었다.

'노래도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인천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아름나라' 친구들의 수화공연이 있었다. ⓒ 박신용철

'이라크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캠페인을 통해 모아진 성금은 1차로 2500명 분량의 마취제가 지난 4월 16일 이라크 바그다드 사망정형외과에 전달됐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평화의 행진 사랑해요! 이라크 어린이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장연주씨는 "비도 오고 고생하는데 오늘 모인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힘이 없어 전쟁을 막지 못했지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난 뒤에 오늘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어른으로 성장해 주세요. 그리고 엄마 아빠가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참석시켰는지 생각해보세요"라고 주문했다.

이어서 '사랑해요 이라크 어린이들' 행사는 '노래도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인천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아름나라' 친구들의 수화공연이 있었다.

a 비가 오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 박신용철

아름나라 친구들은 '부메랑이 되어'라는 공연을 선보이기 전에 "이라크 전쟁에서 이긴 부시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전장에서 이라크 어린이들을 죽인 대가로 얻은 석유로 살림이 좀 좋아지셨습니까? 지금은 미국이 힘이 세서 전세계가 눈치를 보지만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부시대통령과 미국 국민들도 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지원하는 캠페인에 전국민 동참을 호소한 조계종 총무부장 성관 스님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보면서 많은 명분을 내세웠지만 마음속의 깨진 마음이 만든 결과물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며 "전쟁으로 상처받은 이라크 어린이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성관 스님은 "이라크는 91년 걸프전이후 10여 년간 미국의 경제제재로 이라크 어린이 200만명이 죽고 500만 명이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으며 12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면서 "전쟁은 아이들의 몸을 상하게 마며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전했다.

a '사랑해요! 이라크 어린이들' 행사를 마친뒤 참가자들은 이슬람 사원까지 행진을 했다.

'사랑해요! 이라크 어린이들' 행사를 마친뒤 참가자들은 이슬람 사원까지 행진을 했다. ⓒ 박신용철

성관스님은 또 "이라크 어린이들은 이제 꿈을 꾸지 못한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꿈을 꾸지 못하는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가?"라고 되묻고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나눠야 할 것은 식량과 의약품만이 아니라 그들과 같이 우리도 간절히 평화를 원하고 있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내 딪는 발걸음이 온 인류의 평화와 상생을 일구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며 '이라크 어린이에게 의약품을' 캠페인에 온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나누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김문기 학생은 이라크 친구들에게 우정의 편지를 전했다.

"보고 싶은 이라크 친구들에게

신문, 뉴스에서 너희들을 보며 안타까웠어.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랬는데 전쟁이 일어나 너무 가슴이 아파 …(중략)…왜 이라크와 다른 나라가 서로 미워하며 싸워야 할까? 왜 어른들의 싸움 때문에 죄없는 너희들이 아픔을 겪어야 할까? 너희들이 또다시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며 살게 될 게 슬퍼. …(중략)…지금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외치고 너희들을 돕고자 해.

얘들아, 우리는 너희를 사랑해! "


'사랑해요! 이라크 친구들' 행사는 KNCC 어린이성가대 친구들의 '작은 세상'이란 노래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으며 행사가 끝난 후 어린이들과 행사참가자들은 비를 맞으며 남산 백범광장을 출발해 3.5㎞ 떨어진 이슬람 사원까지 평화 대행진을 진행했다.

a 행사 참가자들이 이슬람 사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행사 참가자들이 이슬람 사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박신용철

이슬람 사원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이슬람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무슬림들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외국어대에서 이라크어를 가르친다는 모나 교수는 "이라크를 자유화시킨다는데 이라크 사람들을 죽이는 것인가?"라며 미국의 이라크 침략의 부당성을 강하게 토로했다.

a 한국 어린이들이 직접 쓴 편지와 그림을 이라크 어린이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한국 어린이들이 직접 쓴 편지와 그림을 이라크 어린이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 박신용철

무슬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 이기범 사무총장은 "이라크에서 힘들어하는 어린이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왔다"며 "전쟁은 끝났지만 이라크 어린이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이기범 사무총장은 "이라크 어린이들이 들고 아픔을 같이 나누고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와 지구에 평화가 깃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묵상을 함께 했다.

무슬림들과 대화를 마친 후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한국 어린이들이 직접 쓰고 그린 편지와 그림을 모나 교수에게 전달했고, 평화를 염원하는 'PEACE'판을 이슬람 사원에 전달했다.

a 마지막으로 이슬람 사원에서 '사랑해요! 이라크 친구들'을 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슬람 사원에서 '사랑해요! 이라크 친구들'을 외치고 있다. ⓒ 박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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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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