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6시 40분경김용운
제가 어렸을 적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 하늘에서 무지개를 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서대문구에 있는 북아현동 달동네에 살고 있었는데 남산이 빤히 마주보이는 동네였습니다.
소나기가 그치면 종종 남산위로 무지개가 걸쳐지곤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 무지개는 남산타워에서 쏜 레이저 광선이 아닐까 무척 궁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지개를 카메라에 담고 나니 얼른 사는 이야기에 글을 올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비록 흐릿하게 나온 무지개 사진이지만 오늘 서울 시내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본 다른 분들이 만약 이 글을 읽는다면‘나도 오늘 무지개를 봤어’하고 반가운 기분으로 그 때를 다시 떠올려 보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하늘에서 어둠이 내리고 무지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사라지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 글을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무슨 기삿거리가 되겠느냐고 되묻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작은 감동이라도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뜻하지 않게 본 서울시내의 무지개는 너무나 반가웠고 푸석한 일상에 작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무지개가 작은 감동으로 다가왔던 분들이 저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