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차밭 가는 길

대한다원을 돌아보며

등록 2003.04.27 09:56수정 2003.05.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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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다원 녹차밭 정경
대한다원 녹차밭 정경김성철


주말(26일) 정오, 아내와 함께 고흥에서 승용차로 출발, 예당 득량을 거쳐 율포에 도착했다. 오후 1시경, 율포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식당에 들려 '녹돈삼겹살'로 외식을 마치고 '대한다원'으로 향했다.


보성군 회천면 율포에서 보성읍 쪽으로 18번 국도를 따라 황성산 봇재에 오르다보면 좌측에 '다향각' 전망대가 있다. 팔각정으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한 폭의 풍경화가 펼쳐진 듯 하다.

산 비탈진 경사면에 녹차단지를 조성, 끝없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차밭 이랑을 보면 '곡선의 미학'에 매료당하지 않을 수없다. 봇재를 넘어 '대한다원'에 이르기까지 진입로는 삼나무 숲으로 가꿔졌는데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마태복음 12장 28절의 성경말씀이 떠오른다.

봇재에서 바라본 녹차밭
봇재에서 바라본 녹차밭김성철

세상의 온갖 근심 걱정 우환 모두 떨쳐버리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고 정토세상이다"(틱낫한 스님 설법) 라는 생각을 갖고 삼나무 숲을 천천히 명상하고 걸어가다 보면 천국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삼나무 숲을 300m 가량 지나, 이 짙푸른 동산에 들어서면 갈등 미움 원한 전쟁이 없는 평화의 세상이 전개된다.

차밭 이랑을 거닐면서 연하고 보드라운 찻잎을 메만 지면서 찻잎과 대화를 나눈다.

"사람도 갓 태어날 때는 연약하고 부드러웠는데, 죽으면 나무장작처럼 단단해지는 것을 보면, 죽음은 굳음이요 삶은 부드러움이다"(도덕경 76장)


대한다원 삼나무 숲길
대한다원 삼나무 숲길김성철

보드라운 찻잎을 만져보면서 삶을 확인하고, 이여 젊은 부부가 등에 업고 온 어린애 곁에 다가가서 보드라운 볼을 만져보니 삶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다원' 산중턱에 이르자 이들 부부가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줬더니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 강종원(32세. 부산성분도병원 근무) 부부는 딸 채은. 영은이를 업고 "오늘이 결혼 5주년 기념일이다"면서 "이 곳은 TV광고에서만 보고 처음 오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곳입니다. 친구 동료들에게도 자랑삼아 얘기하고 또 오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석양이 질 무렵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산중턱을 내려와 '대한다원' 찻집에 들려, 곡우(20일)전에 어린 새순으로 만든 '우전차'와 요즈음 시기에 만든 '곡우차'를 시음하면서 그윽한 맛과 향을 느꼈다.

오래된 대한다업주식회사 출입문 간판
오래된 대한다업주식회사 출입문 간판김성철

오는 5월 10일에 있을 '김원중과 함께하는 푸른음악회' 협조를 구하기 위해 관리사무소에 들렸다. 이번에 3회 째를 맞는 '푸른음악회'는 5년 전 '맑은차 문화운동'을 전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푸른음악회'는 가수 김원중, 성악가 성찬경 교수, 풍물패 하늘땅, 소리타래(대구지역 민중노래패)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현재 '보성차밭' 다음 카페(www.cafe.daum.net/tea4u) 운영자인 임운재(43세. 녹색대학 자연의학과 1년재학)는 '맑은차 문화운동'에 대해 "차의 성분과 효능을 높이기 위해 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차를 기르며, 다도(茶道) 예법을 가르킨다' 고 전했다.

새로 돋아난 녹차잎
새로 돋아난 녹차잎김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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