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 한달만에 해고 기자 복직통보

'지역신문개혁모임', 5월 중순 토론회 개최하고 개혁 지속

등록 2003.05.03 16:32수정 2003.05.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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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남일보사(사장 임원식)는 경영상 구조조정이라는 이유로 해고했던 김민영, 임미희 부장에 대해 복직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김민영 부장 등은 오는 6일부터 정식 출근을 할 예정이다.

전남일보가 김 부장 등을 해고한 것은 지난 3월 31일. 이후 김 부장은 "보복성 해고"라며 부당해고 철회와 임원식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왔다.

또 지난달 7일부터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임원들이 가칭 '지역신문개혁모임'을 제안하며 전남일보 사옥 앞에서 2주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전개해 지역신문 개혁운동으로 번졌다. 복직 통보는 이러한 투쟁의 성과물이다.

이번 복직 결정은 전남일보사 국장단이 1인 시위 등으로 파장이 일고있는 것을 우려해 임원식 사장에게 복직을 건의하고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남일보측의 이번 복직통보는 의외의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남일보사측은 해고 사유로 "경영상 구조조정 차원이었다"고 주장해 왔고 "지방노동위원회에 당사자들이 구제신청을 해둔 상태니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민영 부장 "회사 스스로 부당해고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면서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복직투쟁과 시민사회의 1인 시위 등에 굴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고부장으로 복직하게 된 것이지만 사측에 논설실이나 편집국으로 보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며 "지금까지 소극적 비판자였지만 복직하게 되면 내부 투쟁을 지속해 가면서 자정 역할을 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신문개혁모임, "지속적인 지방신문개혁운동 펼칠 것"

복직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온 김민영 부장(왼쪽). 지역신문개혁모임의 릴레이 1인 시위, 지난달 30일 1인시위에 나선 정찬영 교수(오른쪽).
복직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온 김민영 부장(왼쪽). 지역신문개혁모임의 릴레이 1인 시위, 지난달 30일 1인시위에 나선 정찬영 교수(오른쪽).오마이뉴스 강성관
김 부장의 복직결정에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여왔던 '지역신문개혁모임'은 "전남일보가 뒤늦게나마 부당해고를 철회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며 "이번 사건은 전남일보를 비롯한 지역신문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데 주목하고 개혁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1인 시위에 참여했던 정찬영(조선이공대 교수) 참여자치21 지방자치위원장은 "복직결정은 다행스럽고 환영할 일이지만 어떻게 한 달만에 해고와 복직을 반복할 수 있느냐"며 "해고와 복직과정은 우리 지역신문의 행태가 어떤지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1인 시위를 벌인 것은 한 명의 복직을 위한 것이 아닌 만큼 지방신문 개혁 요구를 담아내는 운동을 계속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신문개혁모임'의 실무 역할을 하고 있는 참여자치21 박광우 사무처장은 "전남일보측의 복직 결정을 얻어낸 것을 토대로 더욱 다양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지역신문개혁모임을 광범위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대책위 등 기구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신문개혁모임'은 오는 5월 중순 경 '지방신문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지방신문 개혁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토론회는 전·현직 지방일간지 기자들이 참석해 지역 신문사들의 병폐적 운영 행태 등에 대한 '증언' 중심으로 이뤄진다.

한편 '지역신문개혁모임' 제안자는 류한호(광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문병훈 광주전남민언련 부의장, 박동명 광주전남민언련 의장, 조삼수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장, 오미란 참여자치21 운영위원장 등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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