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휘부 방송위원 '대통령 모독' 발언 파문 확산

등록 2003.05.14 15:02수정 2003.05.1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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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기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는 양휘부 방송위원.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2002년 대선기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는 양휘부 방송위원.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한나라당 추천 몫으로 방송위원에 선임된 양휘부 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언론특보가 지난 10일 방송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 노무현 대통령에게 "청와대 주인이 바뀐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발언한 것(<오마이뉴스> 13일 보도)과 관련, 민주당은 양 위원의 방송위원직 사퇴와 한나라당 대표의 사과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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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호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정치적 중립성과 공공성을 유지해야 할 신분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포기한 발언"이라며 "특히 대통령을 모독한 발언을 한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방송위원으로서 무자격자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또 양휘부 위원의 즉각적인 사퇴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면서 "이런 무자격자를 추천한 한나라당도 이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하며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 앞에 공개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문 대변인은 "본인이나 한나라당은 심지어 이런 어처구니없는 대통령 모독발언을 농담 삼아 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으나 이는 본질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이는 대통령과 국민을 또한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휘부 방송위원이 14일 배용수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통해 "대통령을 모독할 의사도 없었고, 실제 하지도 않았다. 혹시나 모독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어 "한마디 하라고 해서 `미국 방문을 앞둔 대통령과 토론할 입장도 아니고 농담 한마디 하겠다. 이 자리에 주인이 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 묘한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 위원의 이같은 해명방식에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은 "양 위원이 한나라당의 부대변인을 통해 해명한 것은 명백히 방송위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정치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석호 대변인도 "양씨가 방송위원 회의 끝난 직후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가 기자회견을 한 것이나, 대변인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토록 한 점을 비춰볼 때 양씨는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포기한 사람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측은 양휘부 방송위원이 지난 10일 방송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노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저는 대통령과 논쟁을 하고 싶은데 자리가 자리이고, (미국방문 등) 큰일을 앞두고 있으므로 하지 않겠다. 오늘 (대통령과)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착잡한 심정이었다. (청와대) 주인이 바뀐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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