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다, 엎치락 뒤치락 해결기미 안보여

한국농아인협회 31일 성명서 통해 에바다재단 지지 입장표명

등록 2003.06.01 09:48수정 2003.06.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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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래군 이사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끌러나오고 있다.

박래군 이사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끌러나오고 있다. ⓒ 이철용

31일 오후 경기지방경찰청 이승재 청장이 에바다농아원에 방문했다. 이 청장이 입회한 가운데 평택경찰서, 경기도경, 에바다 복지회 김칠준 이사 등 관계자들의 면담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계속적으로 양측의 대립된 관계를 해소하는 절충안이 경찰로부터 제시되었다. 그 내용은 재단측에서는 '김용한 원장과 관계직원 2명, 구 재단측은 박미영과 1명의 직원'만 남기고 그 외의 사람들은 모두 농아원을 비우는 것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제안은 경찰과 구 재단측에서 이미 협의한 내용이라고 밝히고 이사진이 이 의사를 받아들인다면 합의서를 작성하고 31일중 특별한 물리력이 동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단측 "구재단 제시안 전격수용"

재단측은 비공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문제해결을 위해 한 걸음 더 물러서 구 재단측의 요청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오후 6시 30분까지 약속을 이행할 것을 경찰에 통보한뒤 합의문을 김칠준 변호사가 문서화 해서 양측이 서명하기로 했다.

재단측은 구재단 측의 요청을 모두 수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7년간의 긴 싸움이 끝난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래도 에바다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일말의 의구심만을 안은채 그래도 이번은 구재단 측에서 요청한 모든 사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김칠준 이사가 문서를 작성하는 중에 경기도경 관계자가 구재단 측의 요청으로 기숙사로 불려가 김 이사는 문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6시 10분경 경기도경 관계자는 복지회 사무실로 돌아와 "기숙사에서 원생들이 심각할 정도로 흥분해 있어서 진정시키는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같다고 했다.


그 와중에 농아들의 몇몇 가족들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농아들을 집으로 데려가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경찰에 의하면 이러한 일들로 인해 더욱 농아들이 격앙된 상태라고 했다.

구재단측 협의안 수정제안,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
경찰, "구재단측 협의안 번복 이해할 수 없다"



촉박한 시간을 감안해서 약속이행 시간을 오후 7시로 늦추고 합의문서를 수정해서 경기도경 관계자가 박경인 이사를 통해 합의문을 전달했다. 문서를 받은 구재단측은 문서검토를 위해 한시간의 여유를 달라고 했다.

8시 10분경 구재단측은 경찰에 새로운 안을 다시 제시했다. "이사의 수를 5:5 동수로 구성한다"는 등의 새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이러한 가운데 재단측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결과 더 이상의 양보는 있을 수 없으며 경찰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진입의사를 밝혔다.

a "경찰이 해결하지 않으면 스스로 해결한다"며 기숙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경찰이 해결하지 않으면 스스로 해결한다"며 기숙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이철용

오후 9시 30분 복지회측은 약속대로 기숙사 진입을 시도했다. 기습적인 진입시도와 경찰의 방어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전경병력들은 일순간 기숙사 문으로 달려드는 재단측의 인사를 밖으로 격리시키는 과정에서 큰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박래군 이사가 제지하는 경찰에 의해 땅바닥에 깔리고 팔이 꺾인채 제압을 당하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재단측 진입시도, 격렬한 몸싸움

a 박래군 이사가 제지하는 경찰들에 의해 땅바닦에 깔렸다.

박래군 이사가 제지하는 경찰들에 의해 땅바닦에 깔렸다. ⓒ 이철용

이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사복경찰들이 투입되어고 일순간 재단측과 사복경찰간에 욕설과 고성, 몸싸움이 벌어졌다. 재단측 인사들이 흥분해서 평택경찰을 성토하자 사복경찰들은 불편한 심기를 "나와봐, XXX, 누구 X이 그렇게 커" 등 욕설과 공포적 분위기로 몰고 갔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에바다학교 권오일 교사는 2층에서 울먹이며 "우리는 경찰과 싸울 의사가 없습니다"라며 에바다에 관한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발언을 했다. 40분간의 진입시도 후 박래군 이사는 "경찰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내일 다시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는 발언 후 진입시도를 중단하고 사무동으로 돌아왔다.

정문 밖에서 함께 집회를 하던 농성단도 밤 10시 20분경 집회를 해산하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적으로 정문앞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밤 농아학생들이 거주하는 해아래집으로 구재단측 농아인들이 침입해 폭력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첩보에 의해 경찰은 병력을 해아래집에 투입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한국농아인협회, 에바다재단 지지 성명서 발표

31일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이하 협회)는 "농학생들의 감수성과 교육환경 개선을 제일과제로 생각하여야 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구재단이 책임을 지고 재단측이 제시한 1) 최성창 전이사장의 에바다 출입금지, 2) 에바다복지회 업무개시 방해 금지 및 관계자의 에바다 출입저지 금지, 3) 업무 수행을 위한 용역업체 출입보장, 4) 가처분 신청자에 대한 시설출입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4가지 사항은 과감하게 수용하여야 하며 이 내용이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성창 전 이사장은 주변인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나 관련단체도 이제는 투쟁일변도 보다는 "농학생들의 교육권이나 농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해 줄것"을 요청했다.

[성 명 서]
농학생들의 감수성과 교육환경 개선을 제일과제로 생각하여야 한다.

지난 1996년 겨울 청각장애학생들이 농성에 의해 시작된 에바다 사태가7년째 접어들고 있다. 그 동안 정권이 두 번이나 바뀌었고, 국민의정부에는 대통령이 직접 해결을 약속하기도 하였지만 에바다사태가 진정될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 등 관계자와 지역 노동자,학생들이 지난 5월 28일 오후 2시 그 동안 굳게 닫혀있던 에바다학교에진입하였다. 진입 과정에서 생긴 불상사와 난무하는 온갖 소문들이일반인들에게 농아인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키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더욱이 성직자로써, 에바다 사태의 책임자로써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일선에 물러났어야 할 최성창 전 이사장이 아직까지 농학생들을 빌미로에바다에 남아 있는 것 또한 농아복지를 짊어지고 가는 단체로서 일반국민들에게 죄스러울 뿐이며, 가슴아픈 일이다.

최성창 전 이사장은 진정 농아인을 사랑한다면 실천하는 모습을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설령 최성창 전 이사장을 농학생들이 부모처럼따르고 있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에바다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는다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준법을 가르치고 바른 도리를 가르치기 위해서라도최성창 전 이사장은 미련을 버리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미덕을 보여야한다. 이러한 미덕을 최성창 전 이사장이 보여주기 위하여서는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로부터 전달받은 1) 최성창 전이사장의 에바다출입금지, 2) 에바다복지회 업무개시 방해 금지 및 관계자의 에바다출입저지 금지, 3) 업무 수행을 위한 용역업체 출입보장, 4) 가처분신청자에 대한 시설출입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4가지 사항은 과감하게수용하여야 하며 이 내용이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성창 전 이사장은주변인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나 관련단체도마찬가지다. 그 동안 장애인단체가 하지 못했던 사회정의와 장애인복지를위하여 싸워왔고, 농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하여 해아래집 운영과 다양한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에 대하여 장애인단체로써 감사할따름이다. 하지만 운영 방식에 있어서 농학생들의 교육권이나 농사회의특수성보다는 투쟁을 제일 목표로 하는 주객이 전도된 싸움을 해왔다는것은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 또한 농아원생들이나 농학생들이 누구의사주에 의해 움직인다는 일관된 선전전 또한 반성하여야 한다. 설령농아인들이 정보가 부족하여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이러한 방식의선전전으로 하여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학생들에게 지울 수 없는 불신과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아인 복지와 농학생들의 교육권을 위하는 길은 수화를 통한 언어소통을한다는 것만이 아닌 농아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루만져 주는데 있다.농아인들이 더디게 가고 잘못 가더라도 농아인들의 자주적인 의사와욕구가 무엇인지 깊이 살펴보아야 하며 이러한 농아인들의 존재를인정하고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때만이진정 농아인을 위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7년이라는 지루한 싸움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 그러고 이 문제가농아인의 복지나 교육권이 아닌 어른들의 이권다툼으로 비쳐지지 않도록농학생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따라서 이제부터는 농학생을 빌미로 이권을 주장하기보다는 싸움의 중심을농학생들의 상처치유와 교육환경 개선을 제일과제로 생각하여야 한다.이를 위하여서 최성창 목사는 하루빨리 깨끗이 물러나는 모습을학생들에게 보여야 하며, 연대회의나 관련 단체도 문제해결이 더디게되더라도 그 동안 보여주었던 투쟁 일변도의 모습을 벗고 농아인들의감수성이나 농학생들의 학습권을 중심에 놓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2003년 5월 31일
사단법인한국농아인협회 /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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