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흰우유는 우리의 피눈물이다"

[인터뷰] 류중수 낙농진흥회 집유농가 대책위원회 위원장

등록 2003.06.04 15:05수정 2003.06.09 08:55
0
원고료로 응원
고흥군청 앞 낙농진회 회원들의 철야 천막농성장
고흥군청 앞 낙농진회 회원들의 철야 천막농성장김성철
3일 밤 10시, 고흥군청 정문 앞에서 '낙농산업발전종합대책안 폐기'를 주장하며 천막농성시위 20일째를 맞고있는 고흥낙우회 회원들이 전날 대전시 유성에서 낙농인 비상대책회의을 마치고 돌아온, 류중수 낙농진흥회 집유농가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낙농진흥회의 투쟁성과를 듣고 향후에 있을 투쟁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류중수 대책위원장은 "어제 농림부에서 온 차관보와 이재용 과장을 면담했지만 현재 농림부가 발표한 폐업 및 감축 방향에 대한 변화라든지 협상의지가 전혀 없었다"면서 농림부를 신랄하게 성토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낙농진흥회 회원들이 납유를 거부하면서, 길거리에 폐기한 원유량이 1000t에 이른다. 경제적 손실을 따지면 40억원에 이른다. 낙농진흥회 회원들의 납유거부 4일째를 맞아 롯데우유가 정상조업에 차질이 생겼고, 다른 업체들도 원유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앞으로 몇일 더 지속되면 3∼4개 원유가공업체들이 도산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해 류중수 대책위원장은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원유납부를 시작한다" 면서 "농림부와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우리 전 회원들의 생존권을 내걸고, 여의도 의사당 앞에다가 젖소를 폐기하는 등 강경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류중수 위원장.
류중수 위원장.김성철
다음은 류중수(50·고흥) 낙농진흥회 집유농가 대책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내용.

- 낙농진흥회 집유농가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게 된 계기는.
"저희 낙농진흥회 회원들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해 할 낙농육우협회가 오히려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면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27일 전북 고창에서 낙농진흥회 소속 낙농가만으로 구성된 대책 위원회를 발족했다."

- 대책위원회의 구성은.
"위원장 1명, 부위원장 4명이고 각 도별로 200 농가당 1명으로 하는 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 낙농진흥회 이사들이 제 역할을 다 한다고 보나.
"낙농진흥회 이사는 정부 및 진흥회 3명, 농협중앙회 추천 3명, 낙농육우협회 추천 3명, 한국유가공협회 추천 4명, 낙농관련학회 인사 1명, 소비자단체 인사 1명으로 총 16명이지만 현재 우리 낙농인을 대표할 이사는 없다."

원유생산계약서
원유생산계약서김성철
- 낙농진흥회와 맺은 원유생산계약서는 유효한가.
"원유생산계약서 제2조 1항에 보면 '본 계약의 기간은 계간일로부터 3년간으로 하고 계약기간 종료 3개월 전까지 본 계약의 종료의사를 서면으로 상대방에게 표시하지 않는 한 계약은 동일한 조건으로 자동적으로 3년씩 연장되는 것으로 본다'고 했으니 앞으로 6년은 유효하다."


- 낙농진흥회를 탈퇴하는 회원들이 늘어난다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탈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번 서울우유 소속 낙농가 3500명이 낙농진흥회를 탈퇴하면서부터 전남북 낙농진흥회 회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 이렇게 되면 낙농진흥회를 믿고 따랐던 회원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그렇다. 오히려 비회원들은 우리 낙농진흥회 회원들이 도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자기들에게 이익이 돌아온다."

- 통계를 보면 국내 원유생산량이 소비량이 많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 우유가공 업체들이 국내 원유로만 우유 및 유가공 제품을 만든다면 절대 부족한 양이다. 대기업 원유가공 수입업자들이 국내보다 비싼 원유를 수입해 들어오면서 국내 원유시장을 교란했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ℓ당 200원 이하의 원유는 없다. 한마디로 생수값보다 못하다."

폐기통에서 발효된 원유
폐기통에서 발효된 원유김성철
- 이런 불합리한 원유유통 시장을 바로 못 잡나.
"현재로는 불가능하다. 대기업 유가공 수입업자들과 K대학 학맥으로 구축된 인사들이 결탁되었기 때문에 부패사슬을 쉽게 끊을 수 없다."

- 농림부 장관에게 요구사항이 있다면.
"과거에는 함께 노동운동도 했다. 올챙이 시절을 돌이켜 보면서 낙농인의 울음과 아픔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길바닥에 버린 우유는 우리 눈에서 나오는 하얀 피눈물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이미 자정이 넘어섰다. 류중수 대책위원장은 "오늘 새벽에 국회의사당을 방문하러 서울에 가야한다"면서 급히 귀가했다.

낙농산업발전종합대책안

◈ 과잉생산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04년 계획생산(Quota)제 도입(진흥회)

○ 수요에 맞는 쿼터를 설정하고, 쿼터초과량은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여 2006년부터는 국제 경쟁가격 적용
○ 계획생산제 실시에 따른 농가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년에는 예상 잉여 30만톤 중 15만톤에 대해 폐업, 감산 지원 실시
○ 前 단계로 증산농가에 대한 잉여원유의 차등가격 인하

◈ 국산 조사료 활용, 친환경낙농 중심으로 낙농산업구조를 개편

○ 친환경축산직불제를 도입, 쿼터제 실시에 따른 소득 감소를 보전하고, 경쟁력 있는 낙농가를 중심으로 집중 육성
○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을 통해 국산 조사료 사용 확대
○ 체세포 하위등급 패널티 강화, 깨끗한 목장 만들기 등 우유품질 고급화 노력 강화

◈ 감축
○ 금년 예상 잉여량 1일 810톤(년간 30만톤)중 411톤(년간 15만톤) 감축
0 금년도 예상생산량 2,507톤/일, 잉여량 810톤, 감축목표량 411톤, 감축후생산량 2,096톤, 유업체 공급량 1,696톤
○ 금년(2003년) 감축목표량(일평균 411톤) 감축달성을 위해 농가별로 목표를 부여
0 목표부여기준 : 2001.7~2002.6월의 일평균 생산량에서 농가별 균등비율(18.4%)로 감산목표를 부여
○ 농가별 감축목표 안내방법 및 내용
- 집유조합(집유유업체)을 통하여 낙농가에게 감축목표 개별통지
- 감축목표량, 잠정잉여량, 농가별 (잠정)쿼터량을 동시에 안내

※폐업(감산)신청 안내 및 접수와 병행하여 추진

※감축목표량 : 2003.5.31.까지 낙농가가 감축하여야 할 목표량이며 낙농가가 이 목표량 이상의 감축물량을 신청에 의하여 감축할 경우에는 지원금(폐업지원금의 50%수준)이 지급되고, 신청하지 않고 강제목표가 부여된 후 감축하면 낮은 지원금(폐업지원금의 35%수준)이 지급되며, 감축목표량의 일부만 감축하거나, 감축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표 미달성 물량에 대하여 가공비 포함 유대를 환산한 분유로 지급

※당초 2003년도 생산전망(915천톤)대비 16%감축후 765천톤을 목표로 삼았으나, 기준년도(2001.7~2002.6)의 변경으로 목표유량(765천톤)rk지 감축하기 위해서는 18.4%의 감축율을 적용해야 함

※목표량부여 방법 : 3002.5.1 현재 집유일원화 참여농가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안내하고 폐업(감축)신청을 접수한 후 나머지, 목표유량을 가지고 미신청 낙농가에게 강제부여. / 농림부 발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4. 4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5. 5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