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착" 산사기행을 시작하는 마음 가짐으로 간작히려 한다. 스님이 시대의 모든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법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임윤수
돈을 벌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돈은 벌되 돈에 대한 '집착'으로 벌지는 말라는 것일 게다. 돈 그 자체에 마음이 머물면 많이 벌게 될 땐 즐겁겠지만, 돈을 벌지 못하면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돈에 대한 집착을 놓으면, 많이 벌어야 한다는 집착을 놓았기에 적게 벌어도 여여(如如)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많은 돈을 벌었어도 다른 이를 위해 베풀 때 아깝다는 마음없이 베풀 수 있게 될 것이다. 돈에 대해 집착이 없으니 돈에 머물지 않는 참 마음의 베품이 되는 것이다.
방하착은 사랑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되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그 사람을 위해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이 떠나가더라도 그 사람이 잘 된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랑이 아닌 '집착'이라면, 나와 함께 해서 괴롭더라도 붙잡고 싶어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갔다는 이유로 그를 증오하고 괴롭히며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오늘날의 현실은 바로 방하착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집착'일 뿐이다.
'내 여자','내 남자'라고 하는 것도 다른 '아상'일 뿐이다. 상대방이 '내 것'이라는 생각, 나 좋은 대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만들어낸 '아집'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맑고 순수하게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렇듯 집착을 놓아버리는 일이야말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욕망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다.
방하착…
놓고 가는 이는 아름답다. 언제나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 어디에도 걸림이 없으며, 그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기에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항상 如如하다. 일을 하며 '내가 한다'는 생각이 끼어 들면 위험하다. 그렇기에 그 마음 '내가 한다'고 하는 그 아상, 아집을 놓고 하라는 것이다.
'방하착'엔 내가 한다는 마음이 없기에 설령 괴로운 경계가 닥치더라도 괴로움의 주체가 없기에 하나도 괴로울 게 없다. 내가 괴로워야 하는데 아상을 놓았으니 괴롭지 않은 것이다. 아니 괴로울 것이 없는 것이다. 다만 '괴로움'이란 현상만 있을 뿐 내가 괴롭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나를 놓고 나면 이렇게 자유롭다.
방하착!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석주 큰스님의 법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마음, 방하착 마음으로 산사기행을 시작한다. 둘러멘 걸망에 탁발을 하듯 모아온 산사 이야기를 하나 하나 풀어놓을 때 '방하착' 의 마음으로 보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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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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