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회공업협회 정환진 회장(한일시멘트 사장)은 "시멘트 업체들이 과거와 같은 카르텔은 없다"고 강조했다.오마이뉴스 공희정
시멘트 업계가 그동안 가격을 너무 올리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한국양회공업협회 정환진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응수했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 이후 2년에 한번씩 가격을 올렸지만 과거에 정부에 의해 가격을 통제받았던 시절에 비해 아직도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최근 <오마이뉴스>에 의해 보도된 시멘트업계의 카르텔 보도에 대해서도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카르텔이란 말은 과거 70, 80년대에나 있었던 말”이라며 “90년대 들어서는 철저히 시장경제의 경쟁체제이며, 업계의 특수성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일부 업체들의 시멘트 공급 담합에 대해서도, “협회가 주도해 특정업체에 시멘트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업체마다 일시적인 재고 부족과 유진에 대한 평가에 따라 공급량이 조절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시멘트 업체에 대한 담합 여부 조사에 들어가자, 그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회장직도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토로하면서 “우리(한일시멘트)는 유진과 거래도 없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정 회장과의 인터뷰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일시멘트 본사에서 1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인터뷰 전문.
- 최근 일부 시멘트업체와 레미콘 업체 사이에 갈등이 업계차원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 우선 일부 시멘트 업체들이 슬래그분말을 제조업체의 대주주인 유진레미콘에 시멘트 공급을 일제히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각 사가 자체 판단이나 수급차원에서 유진레미콘에 시멘트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협회가 주도하거나 공동으로 특정업체에 시멘트 공급을 중단하는 등의 행위는 있을 수 없다. 일부사의 경우 통상적인 성수기 일시 재고 부족과 유진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관련 향후 부실이 우려되어 공급에 신중을 기한 점은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 게다가 한일시멘트의 경우 유진과 거래한 사실이 없으며 따라서 7개회사 운운은 사실과 다르다.
또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간 갈등이라 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진의 사장이 레미콘연합회장이라는 직분을 이용해 전체 레미콘업계 뜻으로 호도하고 있다. 그리고 동종 레미콘업계에서도 유진레미콘은 대형 레미콘 3사중 하나로서 값싼 분말 슬래그를 수입하여 중소업체에 공급하면서 폭리를 취해왔으며, 상대적인 원가우위를 바탕으로 수많은 중소 레미콘업체들을 위협해 온 장본인이다."
"유진 고사작전 한 적 없다"
- 업계에선 고로슬래그 분말 등 대체재 개발로 시멘트업계가 큰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기득권 수호 차원에서 공급량을 무기로 '유진 고사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멘트 대체재의 등장이 시멘트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가절감이 된다고 슬래그 분말의 무분별하고 일률적으로, 20-30%씩 투입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혼화제의 사용은 콘크리트 중성화를 촉진해 철근 부식, 균열을 일으켜 결국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멘트 업계의 이익을 위한 표면적인 명분이 아니냐 반문할 수도 있는데 사고는 예방이지, 사고 발생 후 대처는 그 희생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우리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결국 실질적인 피해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소비자라는 것이다. 또, 유진 기초소재가 99년부터 공장을 지어 2000년부터 가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사작전을 폈다면 공장을 지을 때부터 하지 왜 시멘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