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성지 핵폐기장 건설은 세계 종교인들에 대한 모독”

WCRP, 벤들리 사무총장 통해 노 대통령 등에게 서한

등록 2003.07.12 15:48수정 2003.07.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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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RP(세계종교평화회의) 사무총장인 윌리엄 벤들리 박사는 11일 UN에서 종교 성지가 있는 전남 영광에 핵폐기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세계종교인의 거센 저항을 받을 것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벤들리 총장은 지난 7월 1일 영광에 위치한 원불교 영산성지에 핵폐기장 유치위원들의 집단 난입난동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어 “원불교 영산성지는 국제종교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 등 원불교인들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종교인들에게도 중요한 곳”이라 밝히고 “이곳에 핵폐기장을 건설하려는 것은 세계의 모든 종교인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 계획의 취소를 요구했다.

이어 벤들리 총장은 WCRP 종교지도자들을 대표해 "핵폐기물에 의해 제기된 이번 사안에 대해 한국정부는 지속가능한 무공해 에너지의 개발을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벤들리 총장은 성명발표 후 11일 아래 서한을 노무현 대통령,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 정동락 한수원 사장, 박태영 전남도지사, 김봉열 영광군수, 강필구 영광군의회 의장에게 보냈다.

전남 영광은 마라난타 존자에 의한 우리나라 불교 최초 도래지가 위치해 있으며, 원불교의 근원성지인 영산성지, 염산면의 기독교인 순교지 등 각 종교성지가 위치한 곳이다. 그러나 지난 2월 13일 산업자원부가 고창, 월성, 영덕과 함께 핵폐기장 후보지로 발표하여 각 종교를 필두로 거센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1일엔 핵폐기장 영광 유치위원회 소속 5백여명이 반핵운동의 최대 걸림돌을 원불교로 보고 원불교 영산성지에 집단 난입하여 난동을 부린 바 있다.

WCRP는 UN 산하 경제·사회 평의회에 가맹된 가장 큰 국제종교조직이다.

WCRP의 이번 항의 성명은 실질적인 국제 종교계의 의견을 대변한 것으로 한국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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