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김민수
거반 8개월만에 찾은 서울,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제일 먼저 올라간 곳은 옥상이었다. 역시, 우리 어머님이셨다.
옥상에는 갖가지 꽃들과 채소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포도나무까지 심겨져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포도나무 뿐만 아니라 귤나무까지 주렁주렁 열매가 맺혀있다는 사실이었고, 옥상에 심긴 토란이 나의 작은 텃밭에 자라고 있는 것들보다도 더 실하게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비결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성에 있을 것이다. 흙조차 밟기 힘든 도시에서 흙을 그리워하며, 녹색을 그리워하며 그 소중함을 늘 간직하시고자 하시는 그 마음에 옥상에 심기운 모든 것들이 감동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