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피해 달려 간 함덕 해수욕장

백사장과 푸른 잔디에서 꿈과 낭만을...

등록 2003.07.19 22:41수정 2003.07.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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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우봉이 보이는 함덕해수욕장

서우봉이 보이는 함덕해수욕장 ⓒ 김강임

7만여평의 모래사장이 둔덕을 이룬 함덕해수욕장은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들의 고향이다. 바다 속 수심이 얇아서 일까? 마음놓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느님도 너무 하신다. 왜 이렇게 비만 내리게 하시는지…."


여름 피서는 뭐니뭐니해도 해수욕장이 최고인 것 같다. 그러나 연일 내리는 장맛비는 여름사냥을 떠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그래도 오늘(19일)은 하느님께서 햇빛을 많이 주셨다. 집안 가재도구를 비롯해 햇빛을 잡아놓고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장마에 몸을 말리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숨가쁘게 달려간 곳. 그곳이 바로 함덕해수욕장이다.

a 백사장에서 추억을 만드는 많은 사람들

백사장에서 추억을 만드는 많은 사람들 ⓒ 김강임

하루 5만여명의 피서객을 수용할 수 있는 함덕해수욕장은 제주도내에서 백사장이 가장 긴 해수욕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함덕해수욕장은 입자가 고른 모래와 맑은 물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다.

해수욕장의 입구에 다다르자 아직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바람이 불어서인지 파도가 일었다. 서우봉이 보이는 백사장에는 장마를 피해 성급히 달려온 사람들이 여름햇빛을 붙잡고 있었다. 마치 조금만 더 햇빛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a 모래성을 쌓아보자

모래성을 쌓아보자 ⓒ 김강임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개구쟁이 아이들의 것이다. 여기서만큼은 온몸에 모래를 뒤집어써도 야단맞을 일이 없다. 잰걸음으로 달려가 바다 속에 몸을 던지면 되니까 말이다. 엄마의 잔소리. 학교 생활의 닫혀진 공간도 이곳에서는 잊을 수 있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라는 노래를 부르며 모래밭에 집을 짓고 있는 아이들. 어느새 파도는 심술을 부리듯 애써 지은 모래집을 부숴 버린다. 지금 그들이 짓고 있는 집은 어떤 집일까? 높은 빌딩과 고층 아파트가 아니었으면 한다.

a 파라솔.튜브도 인기

파라솔.튜브도 인기 ⓒ 김강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엄마 아빠도 한시름을 잊은 듯. 오늘만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온몸을 모래 속에 파묻고 아이 옆에 누워 있는 아빠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a 바라만 보아도 설레이는 여름바다

바라만 보아도 설레이는 여름바다 ⓒ 김강임

튜브에 몸을 싣고 바다여행을 즐기는 이도 있다. 아직은 바닷속으로 들어가기가 겁이 나는지 백사장 주위만 맴돌고 있는 사람들. 파라솔 탁자에 앉아서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바다를 감상하는 사람들. 모두가 남국의 정취에 흠뻑 젖어 있다.

a 짜릿한 손맛을 느껴보자

짜릿한 손맛을 느껴보자 ⓒ 김강임

함덕해수욕장 갯바위에는 강태공들의 모여들었다. 손맛을 즐기려는 강태공들은 마치 바다 속에서 진주를 캐 듯 꿈에 부풀어 있다.

바다 끝에는 수평선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말했던가. 바다 끝에는 다시 육지가 시작된다고. 바다를 가로질러 첨벙첨벙 달려가면 금방 갈 수 있는 곳. 그곳엔 꿈에도 그리는 고향이 있다. 잠시 내가 너무 멀리 떠나왔음을 느낀다. 그리고 가슴속에 고향하늘을 그려본다.

a 바다끝에는 육지가 있다.

바다끝에는 육지가 있다. ⓒ 김강임

항상 떠나고 싶지만 쉬이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늘 바다는 환상이다. 그러나 백사장을 거닐어 보고,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면 환상도 곧 현실이 된다.

바다에도 길이 있다. 그 길을 바다와 통하고 그 길을 걸어가면 가슴 속에 묻어둔 추억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해수욕장은 해수욕을 즐기는 묘미도 있지만, 바다를 실컷 호주머니 속에 담아갈 수 있어 좋다.

a 해수욕장을 지키는 돌하르방

해수욕장을 지키는 돌하르방 ⓒ 김강임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은 아마 바람의 고향은 아닐는지. 항상 바람은 그 바다 끝 수평선에서 불어오지 않았던가.

행여 많은 사람들이 볼까봐 수줍어 피어있는 이름 모를 들꽃. 해수욕장에서 만나는 자연은 그저 감동만을 줄뿐이다.

a 야생화도 파도소리를 들어요

야생화도 파도소리를 들어요 ⓒ 김강임

파도를 벗삼아 바다 곁으로 바싹 다가가 있는 야생화도 있다. 끈질긴 생명력에 잠시 고개가 숙여진다.

함덕 해수욕장은 해변을 끼고 도는 산책로와 소나무 사이에 파란 잔디가 펼쳐져 있다. 또한 야영지가 갖추어져 있고 현대식 탈의장과 샤워장. 주차장은 물론 주변에 많은 민박지가 형성 돼 있다.

a 푸른 잔디에 누워보면

푸른 잔디에 누워보면 ⓒ 김강임

함덕 해수욕장은 제주공항- 12번 국도- 조천- 함덕- 함덕해수욕장으로 제주공항에서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주변 관광지로는 삼양해수욕장과 김녕해수욕장. 비자림. 만장굴. 산굼부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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