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삶 꿈꾸는 공동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모임. 민들레의료생협

등록 2003.07.26 13:30수정 2003.07.2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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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학교 수업 모습
민들레학교 수업 모습민들레의료생협
어느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를 꿈꾼다. 그래서 동화책은 언제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았던가. 그리곤 이내 동화책의 결말에 만족해하곤 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더불어 살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였다. 대전민들레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민들레의료생협)이 바로 그곳. 민들레의료생협은 건강한 사람, 아픈 사람, 의료인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건강한 공동체다.

“쉽게 말해서 일종의 건강 모임입니다. 누구나 활동하고 있는 친목 모임처럼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건강, 가족의 건강, 더 나아가 지역 사회의 건강한 삶을 이루어 내는 것이죠.”

생활 속에서 건강에 대한 요소를 찾으면 폭이 넓고 밀착 돼 있는데 비해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모임이 거의 없다는 것이 민들레 의원 나준식(36) 원장의 설명이다.

민들레의료생협은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지난해 4월부터 병원 진료를 시작했다. 지역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출자해 병원을 세우고, 운영하고, 이용을 하고 있는 것. 그야 말로 지역주민들이 조직의 이름으로 운영해 나가는 ‘우리 병원’이다.

“주민들이 모여서 병원을 세우고, 운영한다는 것이 실현되리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의료기관을 그런 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바로 의료생협의 핵심이죠.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권한이 같으며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민들레의료생협이 지역공동체를 표방하는 이유는 지역주민들의 진료행위 외에도 다양한 행사와 부대사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민들레학교는 주민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이 학교는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을 예방하고 사상체질로 보는 생활 속의 건강법,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차, 체조, 명상 수련회 강의까지. 주민 스스로 건강을 지켜나가기 위한 의학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이나 사회 소외계층의 방문 진료를 하고 있으며 매주 거리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거나, 큰 돈이 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민들레 의료생협은 자발적 관심사에 맞게 노래, 바둑 등 자체적으로 취미 소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500여명에 조합원 이용률 25% 정도에 불과하지만, 지역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생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건강 반 모임을 꾸려나가기 위해 건강 도우미 교육을 하고 있어요. 병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한 다음에 그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죠. 이웃과 함께 스스로 건강을 지켜나갈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기여도 하게 됩니다.”

홈페이지 : www.mindlle.org
문의 : (042)638-9042

대전 법동 민들레 의원 나준식 원장

▲ 진료중인 나준식 원장

“보람이요? 매 순간 느낍니다. 특히 병원을 찾아주고 진료를 받은 환자가 병원에 신뢰감을 갖고 조합에 참여할 때 정말 뿌듯하죠.”

민들레 의원 나준식 원장은 다른 의사들에 비해 진료 외에 하는 일이 많다. 조합원들끼리 민주적으로 병원을 운영 하다보니 일주일에 열리는 회의만도 3~4차례. 문서 정리, 조직 관리, 경영에 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인도주의실천의료협의회, 지역 품앗이 한밭레츠, 대안 초등학교 준비모임 등의 활동도 그의 주요업무 중 하나.

이런 그를 보고 함께 일하는 박현숙(22), 이선순(29), 박미앙(39), 문연란(43) 간호사는 “의사 같지 않은 의사”라고 이야기한다. 외모에서부터 행동까지 의사 같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어떤 목적보다는 사람들을 챙기는 마음이 크기에 지역 사회의 모든 일에 관심이 많으세요. 의사들이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권위적인데 비해 원장님은 그런 모습이 없으세요. 환자나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고, 환자들을 대할 때도 성심성의껏 진심으로 대해주죠.”

그렇기에 나준식 원장의 진료 방법은 특별하다.

병원 주변에 영구 임대 아파트가 많다보니 사연도 많고 어려운 환자가 대부분. 그는 그런 환자를 단순히 진료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구구절절한 사연에까지 귀를 기울이는 의사다.

때로는 법률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직접 법조인을 연결 해주는 등 마음의 병까지 치료해 주고 있다.

민들레 홀씨 되어 바람타고 날아가듯, 민들레 의원 나준식 원장의 사랑과 노력이 지역민들에게 희망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 권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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