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에 온 가족들 박도
그런데, 이 나마하게 전설을 어린이 교육용으로 발전 전승시켰다. 어린이들 중 울보, 게으름뱅이, 부모를 귀찮게 하는 아이, 텔레비전만 보고 공부하지 않는 아이, 또 행실이 나쁜 며느리는 이 나마하게가 잡아간다는 내용으로 연극을 꾸며서,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이 지방의 전설을 알리고 어린이들에게는 권선징악의 교훈적인 내용을 일러주기 위하여 전승되고 있는 민속 행사였다.
실제로 나마하게 도깨비가 무대에 등장하자 어린아이들은 새파랗게 질려 울부짖었으며, 부모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마하게를 공손히 대접하면서 잘못된 행동을 하던 아이를 자기가 잘 타일러 바르게 살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자 나마하게는 일부러 한번 더 윽박지르듯 겁을 주고는 그 집을 떠나는 것으로 막이 내렸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을 축제화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아 관광수입을 올리는가 하면, 마을의 공동행사로 주민 서로간의 친목과 결속을 다지는 축제였다.
나는 이 축제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이보다 더 좋은 신화, 전설, 설화가 많은데, 이를 현대화시키면 좋은 축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예를 들어 경주지방의 처용전설이라든지, 정읍지방의 정읍사를 현대화시켜 해마다 정례화시키면 좋지 않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늘어놓자, 곁에서 김광회 씨가 듣고는 자기도 지방 민속제에 리포터로 숱하게 다녀봤는데, 참배객이나 관객의 호응도가 없어서 늘 김빠진 맥주가 되었다면서 자기 문화를 아끼고 보전하는 문화의 열기 차이라고 한마디했다. 우리는 너무 우리 것을 천시하고 서양 것만 쫓는 것은 아닌지?
돌아오는 길에 구로타 씨가 지푸라기 두 개를 줬다. 나마하게 도깨비가 입고 있던 옷에서 뽑았다면서, 이것은 일종의 부적으로 머리가 아픈 사람은 머리에 두르고, 다리가 아픈 사람은 다리에 두르면 효험이 있고 건강한 사람도 잘 보존하면 일년 동안 무병장수한다는 이 지방의 민간 속설이 있다고 했다.

▲저녁 밥상 박도
21: 00, 호텔 큰 방에서 늦은 저녁식사가 있었다. 오늘의 메뉴는 오가지방의 향토 요리로 이시야키(石燒)라고 했다. 이 요리는 오가 지방의 삼나무로 만든 통에 물을 붓고 불에 달군 돌을 넣어서 물을 덥혔다. 거기다가 도루묵, 새우, 조개, 해초 등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일본 된장을 푼 다음 또 다시 시뻘겋게 달군 돌(800-900도)을 넣어 익혔다(달군 돌을 세 번이나 넣었다). 옛날 어부가 바닷가에서 냄비가 없을 때 바위 공이에다가 익혀 먹었던 요리법이라고 했다.
요리사가 떠준 이시야키 찌개의 맛을 보자, 담박하고 깊은 맛이 있었다. 그밖에 산해진미도 많았는데, 쌀을 발효시켜 만들었다는 소스의 맛이 독특했다.
한참 맛나게 먹는데 곁에 앉은 김효석 씨가 고추장을 넌지시 건넸다. 그걸 받아 공깃밥에 비벼 먹으니 밥맛이 더 꿀맛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촌놈 한국인, 조센징이었다.
22: 00. 객실로 돌아왔다. 넓은 방을 혼자 쓰니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여기저기 구석구석을 살폈으나 머리카락, 먼지 한 점 없는 완벽한 청결 상태였다. 옷장을 열자 유카다도 두 벌로 170 이하용과 그 이상용으로 한 치 허점도 엿볼 수 없었다.
완벽한 청결에 최상의 서비스를 한 후, 그에 걸맞은 요금을 받겠다는 게 이들의 상술인가 보다.
온천 욕탕에 몸을 담그자 피로에 눈이 절로 감겼다. 곧 객실로 돌아와서 유카다도 속옷도 입지 않은 채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해방감이여!

▲삼나무 장작 불꽃 박도

▲나마하게 공연 박도

▲참배객 속을 헤집고 다니는 나마하게 박도

▲오기지방의 향토 요리인 이시야키를 하기 위해 삼나무 통에다 시뻘건 돌을 넣는다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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